금속과 세라믹 소재 산업의 좌표를 묻다
한국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_임경묵 센터장
인류의 역사 속에 금속은 문명발달의 원천이었으며 힘의 논리를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였다. 금속은 인류가 가공하여 사용할 수 있는 원자재 중 가장 튼튼하고 가공이 쉬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금속을 완전히 대체할 만한 신소재가 없다는 것이 이유이기는 하지만 금속은 역사적으로 시대와 국적, 문명과 인종을 막론하고 귀중한 원자재로 대접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다양한 산업기술에 힘입어 금속은 단순한 합금 수준을 넘어 세라믹과 플라스틱 등 성질이 전혀 다른 소재와 결합하여 서로의 물성을 보완하는 완전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앞으로의 연구와 활약이 기대되는 금속과 세라믹 소재에 관한 산업 전반적인 이야기를 한국희소금속산업기술센터의 임경묵 센터장을 통해 들어 보았다.
섬유 같은 플라스틱? 플라스틱 같은 섬유!
섬유인가? 플라스틱인가? 요즘 부상하고 있는 섬유소재를 보면 언뜻 드는 생각이다. 지금은 섬유의 범주가 전통적인 의미에서 많이 확장된 느낌이 있다. 4차 산업혁명기술을 기반으로 한 화학적 기술의 역할이 두드러져 보인다. 씨실과 날실을 교차하여 만들어지는 옷감의 차원을 넘어 이제는 의료, 항공우주, 자동차, 전기전자, 토목건축 등의 산업용으로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산업용 섬유는 대표적으로 슈퍼섬유와 융복합형 기능성 섬유를 말하는데 슈퍼섬유는 고강도와 고탄성, 초내열, 내화학과 내약품성이 강하며 융복합형 섬유는 다기능 및 고기능성 섬유소재로 갈수록 쓰임새가 많아질 소재이다.
최근 휴대폰·정보통신기기 등의 IT산업, 로봇·의료기기 등의 첨단산업에서 핵심 재료로 쓰이는 희소금속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데 비해 생산지와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어 이를 둘러싼 국제적 경쟁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7%를 차지하고, W, In, Mo, Sb*(텅스텐, 인듐, 몰리브데넘, 안티모니) 의 주요 생산국인 중국은 희소금속의 자원개발에 외국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또 희소금속 소비를 중국 내로 제한하거나, 신소재·하이테크 글로벌 기업을 중국으로 이전하도록 압력을 넣는다든지, 희소금속 수출관세율을 상향하는 방법으로 유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또한 산업용 섬유소재와 신산업(6T_IT, NT, ST, CT, ET, BT)과의 융합은 초고성능화, 디지털화, 네트워크화, 지능화를 실현하여 기술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며 새로운 신기술과의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 IT(정보기술), NT(나노기술), ST(우주항공기술), CT(문화기술), ET(환경기술), BT(생명공학기술) 화학 특유의 고유한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켜 응용기술로 파생되는 과정은 화학·섬유소재 산업의 큰 특징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기술 강국인 일본과 유럽 국가들도 움직임은 비슷하다. 희소금속 확보를 위해 미개발 광산이 많은 제 3세계 자원보유국에서 광산개발 우선권을 차지하기 위해 국가주도의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유럽연합은 2008년 기초자원 이니셔티브(EU Raw MaterialInitiative)를 통해 회원국들의 개별 대응이 아닌 유럽 차원의 공동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희소금속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휴대폰, 소형가전 등 폐전자제품의 자율적 회수체계를 구축하여 폐제품으로부터 희소금속을 추출하고 재활용하는 이른바 도시광산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산-학-연의 협력을 통한 희소금속 대체 재료개발을 통해 주요 희소금속의 대체 재료와 효율적 사용 기술을 개발하는 등 희소금속의 안정적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학기술발달의 산물 세라믹
다행스러운 것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플라스틱(폴리머 소재), 세라믹 등의 좋은 신소재들이 많이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응용소재로서 최근 주목받고 있기도 하거니와 인간 친화적 소재로도 알려진 세라믹 소재에 대해 들어본다. 세라믹 소재를 간단하게 정의하면 열을 가하거나 식히는 일련의 처리과정에 의해 만들어진 고체상태의 무기화합물이다.
일반적으로 세라믹은 에너지, 첨단 전자기기, 환경,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소재이다. 모바일 기기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세라믹 재료의 중요성이 더해지는 가운데 향후에는 연료전지, 리튬이온배터리, 태양전지와 같은 에너지 저장·변환 분야는 물론 3D 프린팅, 자율주행 전기차,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s),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기술들에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세계 세라믹 산업의 규모를 보면 2013년에는 2,680억 달러 수준이었던 시장이 2016년에는 4,550억 달러, 2018년에는 5,300억 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다.
국내 세라믹 산업의 매출액은 2014년 56조 원, 2015년 기준 59조 원으로 해외와 비슷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라믹 기반의 제품 혹은 소재의 해외 수출은 갈수록 늘고 수입은 다소 감소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세계 시장의 약 44%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을 비롯하여 미국, 유럽과 대등한 경쟁 구도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꾸준한 성장을 예고하는 금속 소재산업
그렇다면 국내 금속소재 산업은 어떠한가? 금속산업은 크게 철금속(철강)산업과 비철금속 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는 국가기간산업으로서 과거에는 자동차, 조선, 반도체 산업 등과 함께 정부로부터 집중적인 육성지원 정책의 수혜를 받았다. 특히 국내 금속산업은 1차 가공 산업으로 수출 전략 산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말한 조선, 자동차 산업 등은 모두 금속산업을 기본으로 하며 이들 수요 산업의 원가를 10~20%가량 차지하고 있다.
금속소재 세계시장은 2015년 13,451억 불 규모에서 2018년 15,656억 불로 연평균 5.5% 증가하였으며, 이중 희소금속소재의 경우 2015년 477억불에서 2018년 약 674억불로 연평균 약 13.5%씩 성장하며 금속소재 전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에 비하여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18년 기준 국내의 금속소재 시장은 약 48조 원 규모로 세계시장의 약 3%의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수출의 경우 1차 금속 소재가 2017년 256억 달러에서 2018년 283억 달러로 약 10.6% 증가하였는데 이는 철강재의 단가 상승과 알루미늄 구리 등의 비철금속 수출이 증가하였기 때문으로 본다.
금속과 세라믹의 멋진 콜라보 중소기업에서 활짝!
덧붙여 “중소기업은 4차 산업혁명과 연계가 될 수 있는 틈새시장을 포착하여 고부가가치 산업에 기반을 둔 완제품보다는 소재 산업으로 진출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령, 금속의 산화물 혹은 질화물로 만든 파인 세라믹스의 경우 광 변환 소자나 고효율 가스 터빈, 인공 관절, 광촉매 소재, 디스플레이용 정밀 유리, 첨단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의 초기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중소기업이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하는 일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기간의 매출성장 등 성과 창출을 요구하는 지원 사업도 필요하겠지만, 3년 이상의 중장기 기술개발 프로그램이 반드시 지원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수한 연구 인력의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대학, 연구소 등의 인재들을 기업과 매칭하여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제도도 더 확대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올해 신규 사업으로 기술개발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대학·연구기관의 연구 인프라를 활용하여 기술혁신역량과 기술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산학연협력 신사업 R&D바우처와 중소기업지원 선도연구기관 협력기술개발사업, 산학연 콜라보 R&D사업을 발표하여 중소기업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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