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3년 뒤진 韓 드론..'수소' 드론으로 역전
안정준 기자 입력 2019.09.17. 16:53 수정 2019.09.17. 16:56한국의 드론 개발 역사는 30년가량 됐다. 군수용 무인항공기에서 시작한 개발 역량이 상업·산업 부문에서의 수요확대와 맞물려 민수용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추후 민수용 드론 개척이 드론시장 성장을 위한 핵심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업계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드론시장 규모는 약 3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2016년 대비 2.3배 가량 성장한 규모다. 드론 종주국으로 통하는 미국 시장규모가 같은 기간 2.6배 불어난 것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성장속도다.
아직 미국에 비해 한국 드론 기술력이 3년 가량 뒤처져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지만, 한국이 드론 개발에 착수한 기간은 짧지 않다.
한국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군용 부문에서 드론 개발이 시작됐다. 한국항공우주(KAI)가 가장 빨리 개발에 손을 댔다. KAI는 국내 최초로 육군에 실전배치해 운용 중인 RQ-101(송골매) 군단급 무인기 개발과 양산을 1991~2000년 진행했다. 2017년부터는 수직이착륙무인기(VTOL) 기술시범기 개발에 착수해 오는 9월 중 비행시험에 나설 예정이다.
대한항공도 1990년대 후반부터 무인기개발에 집중 투자해 군용 무인기와 무인헬기 등을 개발 중이다. 사단 정찰용 무인기는 2015년부터 양산 중이고,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틸트로터 무인기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드론 기술력은 드론 요격 시스템까지 진화한다. 한화시스템은 드론에 고출력 레이저를 쏴 작동불능 상태로 만드는 요격 시스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군수 부문에서 축적된 기술력은 민수용 드론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드론 기술의 핵심인 배터리 부문에서의 진화가 주목된다. 두산은 드론용 수소연료전지 상용화에 성공했는데, 이를 탑재한 드론은 기존 리튬이온 드론보다 4배 이상 긴 2시간을 비행할 수 있다. 메타비스타는 기체상태 보다 에너지밀도가 높은 액체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 드론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드론시장 규모를 키울 핵심은 결국 민수용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차산업 시대 개막과 함께 건설과 물류, 교통, 에너지, 농업 등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해서다. 당장 두산의 연료전지가 적용된 드론은 긴 비행시간을 바탕으로 발전소 설비관리, 산불 모니터링, 장거리 긴급 물품 운반 등에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막 성장하기 시작한 국내 민수용 드론시장이 중국에 잠식당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내 민수용 드론시장의 상당 부분을 세계 최대 드론업체인 중국 DJI가 장악했다는 말도 나온다.
A 방산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으로 지정된 드론에 대기업이 진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군수용과 달리 민수용의 경우 대규모 자본을 업은 중국 등 기업과 경쟁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드론 제작사는 200여개가 난립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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