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르네상스’ 유럽을 가다 ② 벨기에 브뤼셀 ‘리빙 투모로 3’
첨단기술+디자인 ‘미래 삶’ 미리 맛본다 몇년 뒤 실용화될 집·사무실 체험 전시관 세계 전문가들 한해 50만~60만 명 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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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브뤼셀 인근 필보르더에 있는 ‘리빙투모로 3’. ②이곳 ‘미래의 집’ 주방에 기능성을 살린 초현대적 디자인의 의자·조리대·냉장고가 놓여 있다. 의자는 베르너 팬톤이 디자인한 것이다. 주방 끝쪽의 냉장고는 터치스크린형 모니터를 갖췄다. 모니터에는 날씨와 에너지 사용량이 안내된다. 스크린에 직접 손가락으로 글씨를 써서 ‘장보기 목록’을 작성할 수 있다. 조리대에서는 블라인드와 조명·실내온도를 조절 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③어린이방은 조도에 따라 자동적으로 조명이 조절되게 했고, 게임을 위한 음향설비도 마련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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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기에 수도 브뤼셀 인근 필보르더 지역에 있는 ‘리빙 투모로(Living Tomorrow) 3’. 미래형 주거와 사무 공간이 어떻게 변할지를 보여주는 전시관이다. 초현대적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이 결합된 ‘미래살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미래의 집’ ‘미래 사무실’ ‘창조 산업’ 세 가지 주제로 연면적 4500㎡에 높이 2층으로 꾸며져 있다.
5일 이곳에서 안내원 엘리자베스를 만났다. 그는 터치스크린 형태의 냉장고 문에 ‘토마토’라고 직접 쓰고, ‘장보기’ 창에 ‘토마토’가 자동으로 추가되는 과정을 시연해 보였다. 이어 “장 보러 가서 쇼핑 카트에 달린 단말기에서 이 목록을 불러내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냉장고 스크린은 장보기, 이번 주 날씨 외에 상수도·전기·가스를 얼마나 썼는지, 빗물은 얼마나 재활용했는지도 알려 준다.
현관·침실·거실·아이들 방·부엌으로 이루어진 미래의 집에선 인공지능을 갖춘 주방기구, 디지털 게시판, 일광욕도 할 수 있는 샤워실 등을 방문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발을 디디면 자동으로 전등이 켜진다. 화장실에 가면 스크린 기능의 거울에 뉴스·교통 정보 같은 생활정보가 떠 있다. 이어 전동칫솔을 들면 체온·혈압·맥박 등 건강 정보가 표시된다. 건강 상태에 급격한 변화가 있으면 이 사실이 자동으로 병원에 전송된다. 노약자의 경우 정신을 잃거나 균형을 못 잡아 바닥에 쓰러지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병원에 통보한다.
‘미래의 사무실’에 있는 커피머신은 직원의 명찰을 감지하고,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만들어낸다. ‘창조 산업’ 코너에서는 건강·항공·자동차·금융 산업 등에서 정보기술(IT)이 가져올 변화를 엿보게 해준다.
리빙 투모로 3은 듀폰·MS·파나소닉·지멘스·비트라 등 생활·사무 공간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60개 기업이 참여, 2000만 유로(300억원)를 투자했다. 한국 기업은 아직 없다. 엘리자베스는 “리빙 투모로는 ‘환경 보호’ ‘지속 가능한 발전’ ‘혁신’을 추구하며, 결과적으로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위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리빙 투모로는 전시관이면서도 동시에 프로젝트 이름이다. 1995년 브뤼셀의 다른 곳에서 처음 문을 열었고, 약 5년 주기로 전시관과 콘텐트를 바꾸고 있다. 첨단 소재 및 IT 발달 덕분에 ‘미래’는 금세 ‘현재’가 되기 때문이다. 필보르더 전시관은 세 번째로 지난해 3월 개관했고 2012년까지 운영된다. 리빙 투모로 3의 콘텐트 중 80%는 이미 상용화됐고, 20%도 조만간 실생활에 적용된다고 한다.
리빙 투모로는 “연구진과 참여 기업, 그리고 방문객 간의 시너지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현재 인류가 직면하는 문제들을 과학기술로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세계 각지에서 연간 100만 명이 찾고 있으며, 이 중 50∼60%가 관계 전문가다.
리빙 투모로 3을 방문한 권영걸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장은 “디자인의 본질은 최첨단 기술과 융합한 실용성”이라며 “뉴타운 사업에 리빙 투모로처럼 친환경 건축 구조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가미하겠다”고 말했다.
브뤼셀(벨기에)=성시윤 기자
리빙 투모로 3
▶위치=브뤼셀 인근 필보르더
▶개관=2007년 3월 / 2012년까지 운영 / 전 세계 60개 기업이 2000만 유로(300억원) 투자
▶구조=총면적 4500㎡의 2층 건물 / ‘미래의 집’ ‘미래의 사무실’ ‘창조산업’ 등 3개 주제로 구성
▶용도=전시관·카페·세미나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