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디스플레이 강국](4부)도전과 응전③AM OLED·플렉시블 디스플레이 |
전자신문 200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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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와 플렉시블디스플레이는 LCD와 PDP를 대체할 차세대 제품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았다. LCD·PDP 시장에서 자웅을 겨루는 한국·일본·대만의 전선도 이곳으로 이동했다. 국내 업체들은 핵심 소재·고부가 장비 등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차세대 제품 개발에 매진한다. 최근에는 국내 업체들이 시제품 수준을 넘어 AM OLED의 상용화에 속속 성공하면서 결실을 얻고 있다. 특허 선점, 소재·장비 연구의 활성화가 뒤따른다면 차세대 시장 패권을 향한 우리의 꿈도 한발 앞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AM OLED, 속속 양산체제 돌입=삼성SDI가 신호탄을 쏘았다. 이 회사는 작년 10월, 세계 최초로 AM OLED 양산에 돌입했다. 월 150만개의 2인치 제품 생산 능력을 갖춘 삼성SDI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일본 교세라의 휴대폰과 아이리버의 PMP 등에 시제품을 공급, 성능을 인정받았다. 올해 안에 생산 능력도 월 300만개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12월에는 31인치 AM OLED도 개발에도 성공했다.
특히 저온 다결정 실리콘(LTPS) 방식을 이용해 세계 최대형 제품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LTPS 방식은 비정질 실리콘(a-Si) 방식에 비해 전력 소모가 적고, 수명이 길며 안정성이 높지만 대형화가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았다. 삼성SDI는 대형 제품 개발에 필수적인 파인메탈마스크(FMM) 증착과 배선 공정, 픽셀 회로 기술도 자체 개발해 양산 준비를 끝마쳤다.
유의진 삼성SDI 상무는 “소형 AM OLED는 TV용 대형 제품에서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LG필립스LCD도 곧바로 따라왔다. 최근 LG전자가 출시한 AM OLED폰(모델명:LG-SH150A)에 제품을 공급한 것. 시제품 수준을 벗어나 AM OLED폰이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갔다는 선언이다.
AM OLED의 특징인 빠른 반응 속도(LCD의 1000배 이상)와 26만컬러의 풍부한 색감으로 자연색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특히 40만원대의 가격으로 출시돼 대중화의 걸림돌인 가격 장벽도 일부 제거했다는 평가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 고도화 가속=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분야에도 국내 업체의 활약이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일본 FPD 전시회에서 14.3인치 컬러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0.3㎜ 두께에 불과한 이 제품은 플라스틱 기판의 변형 없이 컬러 화면 구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LG필립스LCD도 올 1월 미국 CES에서 14.3인치 컬러 플렉시블 전자종이를 선보였다. 세계 최고 수준 해상도(1280×800)를 실현했다. 1670만가지의 색상 표현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플렉시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은 예측하기보다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며 “기술 혁신이 뒷받침된다면 현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를 2012년께 50%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은 전세계 AM OLED 및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2010년부터 급속하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5년 6억달러 수준에서 2010년 50억달러, 2015년 220억달러를 거쳐 2020년에는 340억달러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가 미래 주역
◇아이컴포넌트
대기업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기술력과 노력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 개화를 기다리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중소기업이 눈에 띈다.
아이컴포넌트(대표 김양국)는 지난 2000년 창업 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플라스틱 기판 개발에 매진해왔다. 플라스틱은 유리 못지않은 화질을 보이면서 유연하게 휘는 소재로 각광받는다.
이 회사는 세계적 화학 기업인 BASF와 폴리에테르설폰(PES)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이를 이용한 기판 개발에 주력해왔다. 플라스틱의 단점인 신뢰성과 내구성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소재로 PES를 활용하는 것이다.
아이컴포넌트는 정부의 프런티어디스플레이사업에도 기판 개발을 맡았다. 필름·코팅 등 8년간 축적된 연구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대를 여는 데 앞장선다.
김인선 상무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국산 기판을 사용하게 된다면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며 “반드시 상용화에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지금까지 뛰어왔으며 실력과 자신감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젯
유니젯(대표 김석순)은 반도체 코팅과 디스플레이의 컬러 필터, 폴리머 LED패널 등에 활용가능한 산업용 잉크젯 장비업체다. 인쇄 기술을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사용할 경우 기존의 포토리소그래피 기법과 달리 높은 청정도를 요구하는 진공 공정이 필요 없다. 30% 이상 제조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노즐 하나마다 카메라가 자동인식, 보정을 해주면서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다. 일본 샤프가 이러한 기술을 LCD 공정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젯은 지난 2002년 설립 이래 70대 정도의 잉크젯 장비를 판매해왔다. 미국·중국·일본의 기업과 연구소 등에 수출도 해왔다. 이달 일본에서 열린 ‘나노테크 2008’에도 현지 업체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김석순 사장은 “지금까지는 실제 필드에 사용될 잉크젯 장비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기구들을 생산해왔다”면서 “앞으로는 세트사들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석준형 삼성전자 부사장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원천 기술
부족, 부품·소재의 높은 대외 의존도 꼬리표를 반드시 떼어내야 합니다. ‘십년지대계’를 세운다는 목표로 업계 공동의 연구개발에 나서야 합니다.”
석준형 삼성전자 부사장은 AM OLED·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분야에도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은 기초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이미 갖췄다”며 “경쟁국보다 빠르게 기술과 생산성을 얼마나 높이는지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글라스 및 플라스틱 기판과 유기재료 확보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플라스틱 기판을 만드는 저온 및 프린팅 공정 개발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과제”라며 “화질뿐 아니라 더 얇은 제품에 내장형 터치스크린패널(TSP)을 적용하는 등 디자인 혁신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국산 소재·장비업계의 경쟁력 강화도 강조했다.
그는 “올해 디지털 노광기와 같은 고부가가치 장비 국산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디스플레이산업협회를 중심으로 업계 공동의 디스플레이 연구소 설립 등 상생 협력이 가시화했다”고 말했다. 업체 간 수직계열화 타파와 패널 상호구매 등을 통해 국내 산업 구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상생 협력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석 부사장은 “앞으로 시청자가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감성화질이 중요한 경쟁 요소”라며 “TV 크기의 초대형화와 3D 구현 기술이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중요한 연구과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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