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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한국 최초의 우주인, 새로운 역사를 쓰다!

FERRIMAN 2008. 4. 8. 09:54

한국 최초 우주인, 새로운 역사를 쓰다! [기고] 황진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협력부장 2008년 04월 08일(화)

대한민국 우주에 서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인간은 늘 새로운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을 계속해왔다. 그리고 그 꿈들은 불가능을 뛰어넘었다. 인류가 품었던 원대한 꿈 중 하나가 바로 '하늘을 향한 꿈'이었다. 날개를 달고 하늘 끝까지 날아오르고 싶었던 소망은 기구로, 비행기로, 로켓으로, 우주선으로 이어져 왔다. 그리고 4월 8일, 우리나라도 드디어 그 꿈을 이룬다.

2006년 4월, 우주인이 되고 싶은 3만 여명이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에 도전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25일 최종 2명의 우주인으로 이소연 씨와 고산 씨가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됐다. 다음해 3월 7일 가가린 훈련센터 입소, 9월 5일 탑승 및 예비우주인 선정, 우주과학실험장비 개발, 2008년 2월 5일 7종의 우주실험장비 우주로 발사, 그리고 3월 10일 탑승우주인과 예비우주인의 교체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냈다.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그동안 우주인이 되기 위한 혹독했던 모든 교육과 훈련을 마무리하고 한국 최초 우주비행을 준비하기 위해 현재 우주선 발사기지가 있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기지에 머물러 있다.

유인 우주시대를 대비하는 첫 발을 딛다

한국 최초 우주인 탄생은 선진국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유인 우주시대에 대비하는 계기가 됐다. 1990년대 초반 우리별 과학실험위성개발로 시작된 한국의 우주개발은 1999년 아리랑1호 위성개발로 그 전기를 맞았다. 2006년 7월 아리랑2호가 개발돼 발사된 후 저궤도 지구관측위성 분야는 이제 선진국 수준에 올랐다. 그리고 2008년 12월 지구저궤도 위성을 올릴 수 있는 KSLV-Ⅰ발사체가 발사되면,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우주선진국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무인우주개발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선진국들은 우주공간의 무중력환경과 초진공 기술을 이용한 기초과학 실험과 우주상품 생산, 관광 등 새로운 우주산업분야를 개척해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최초 우주인의 우주선 탑승은 한국이 우주기술의 핵심영역인 유인 우주기술 시대로 진입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는 우주인배출사업을 통해 확보한 유인 우주기술을 발판으로 과학기술향상 및 국제적 위상제고, 경제적 고부가가치의 창출이라는 국가경제발전의 의미를 가진다. 또한, 한국 우주인이 성공적으로 과학임무를 순조롭게 진행하면 한국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에서 10번째로 우주에서 과학실험을 수행하는 국가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은 다른 국가와의 문화와 기술적 교류를 통해 우주개발협력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 다른 나라의 우주인과 과학자의 문화적, 기술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도 이번 한국우주인배출사업을 대한민국 우주인과 과학자가 러시아, 미국, 일본 등과 같은 여러 나라의 우주인과 과학자와 함께 수행하면서 다양한 문화와 기술의 교류를 이루었다. 뿐만 아니라 소수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무중력 상태에서 과학실험을 수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4월 8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는 총 10일간의 과학실험의 수행 결과와 경험은 앞으로 러시아, 미국 및 다른 국가와의 우주개발협력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21세기, 우주도 여성 우주인을 원한다!

유인 우주시대는 1961년 4월 12일 최초의 유인 우주선 보스토크1호의 발사 성공에서부터 시작됐다. 인류로서는 처음으로 우주를 비행한 유리 가가린은 ‘지구는 푸른 빛이었다’라는 말을 남기며 전 세계적으로 유인우주개발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여성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지금까지 지구촌을 통틀어 여성 우주인은 49명. 이 중 48명이 국가가 배출한 우주인이고, 민간 관광객은 1명에 불과하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1명, 러시아(옛소련 포함)가 3명, 캐나다 2명에 이어 프랑스와 일본, 영국이 각각 한명의 여성 우주인을 배출했다.

사실 우주는 체력적으로 여성에게 만만한 공간이 아니다. 무중력 공간에서 근육이 무기력해지고 체력소모가 많아 강인한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주선 탑승이 결정된 우주인은 무중력 상태에 대한 적응훈련은 물론, 우주선이 발사될 때 겪는 중력 가속도의 3배에 이르는 힘을 견디는 훈련을 받는다.

1962년 소련은 취미로 낙하산을 즐기던 방직공장 직원 발렌티나 테레시코바를 최초 여성 우주인으로 선발했는데 지구 귀환 때 6km 상공에서 낙하산으로 탈출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녀는 1963년 6월 지구를 71시간 48바퀴를 도는 강인한 체력과 인내심을 보여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당시 미국 남자 우주 비행사의 기록을 합친 것보다 긴 시간이었다.

미국 최초의 여성 우주항공기 조종사는 1995년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에 탔던 아일린 콜린스다. 그녀는 1997년 6월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를 지휘한 최초의 여성 선장이라는 이색적인 기록도 갖고 있다. 동양 최초의 여성 우주인은 일본의 '무카이 치아키'로 1994년 우주에 다녀왔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새로운 우주 활용의 길을 걷다!

우리나라는 한국 최초 여성 우주인인 이소연 씨의 탄생으로 세계에서 475번째 우주인을 배출한 국가가 됐다. 여성 우주인으로서는 세계에서 50번째이고 아시아에서는 2번째다. 여성은 우주에서 긴요한 팀워크와 참을성이 뛰어나다고 조사됐다. 그런 장점을 살려 이소연 씨도 반드시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는 8일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올라간 뒤 19일에 귀환한다. 귀환 캡슐에는 미국인 여성 우주인 페기 윗슨이 탑승할 예정이어서 귀환 우주인 셋 중 두 명이 여성이라는 기록도 남기게 된다. 2006년 12월, 우주인 후보로 선발된 이소연 씨는 ‘우주미인’이 되고 싶은 마음을 선발 직전 5분 스피치에서 깜찍하게 녹여낸 적이 있다. 여성 특유의 재치와 발랄은 우주에서도 충분히 통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귀환 후 대한민국 ‘우주미인’으로 불릴 이소연 씨에게 축하의 박수를 미리 보내본다.

우주인 배출은 우리나라에게 있어 우주개발의 새로운 이정표를 여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세계의 유인 우주계획을 보면, 러시아는 올 초 2023년에서 2025년까지 화성에 우주인을 착륙시키겠다고 밝혔다. 1961년 11월 옛 소련이 처음으로 무인 화성 탐사선을 발사한 이후 60여 년만의 도전이다. 미국은 2037년까지 유인 탐사선을, 중국은 2009년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기로 하는 등 화성 탐사 경쟁도 본격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왜 러시아를 비롯한 미국과 중국 그리고 선진국들은 막대한 지출을 하면서 유인 우주계획을 추진하는 것일까? 그것은 유인 우주기술이 우주기술 수준은 물론 국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 유인 우주기술은 지구의 자원감소, 환경파괴 그리고 인구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바라보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정치, 군사 그리고 경제와 과학기술을 진일보 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하기 때문이다.

유인 우주기술은 무인 인공위성에 비해 기술의 난이도가 한 단계 높을 뿐만 아니라 전자, 소프트웨어, IT, 생명 등의 새로운 첨단 분야와 아울러 정밀기계, 화공과 공조 등의 재래 산업이 많이 포함돼 전반적인 파급효과가 타 우주산업에 비해 매우 크다. 따라서 여러 분야의 과학기술 인력이 필요하므로 고용효과 측면에서도 그 중요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무인 위성개발에서 얻어진 기존의 우주기술을 한 단계 향상시키고, 우주 미세중력을 이용한 산업은 물론 우주관광 및 홍보 산업 등의 새로운 21세기형 우주산업을 국내에서 일으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탄생을 통해 앞으로 국제공동 우주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우주인의 배출은 당사국인 러시아는 물론 일본, 미국 등과 긴밀한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번 한국 우주인 배출은 유인 달 탐사 2020년, 화성탐사 2030년 등 대규모의 국제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한 시험무대인 셈이다.

이렇듯 한국 우주인배출은 단순한 한 가지의 기술개발 차원이 아니라 한국이 우주선진국으로 우주를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기를 맞았으며, 향후 유인 우주개발과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황진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협력부장 | ecos@mail.ksf.or.kr

저작권자 2008.04.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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