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GPS·마우스 … 발상지는 펜타곤
50돌 맞는 연구기획국서 기초기술 만들어 민간 연구 중 잠재력 보이면 과감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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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아이디어의 산실인 DARPA가 미국 공군과 함께 2002년 개발한 날개길이 30㎝의 초소형 첩보 비행기<사진左>. 보스턴 다이내믹스사와 함께 지난해 개발한 로봇 ‘리틀 도그’. 네 발을 이용해 바위 지형을 기어오를 수 있다<사진中>. 팔을 잃은 군인이 재활하도록 하기 위해 현재 개발 중인 의수. 사람의 신경계에 직결돼 진짜 팔처럼 쓸 수 있다<사진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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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곤(미국 국방부)의 아이디어 공장인 고등연구기획국(DARPA)이 10일(현지시간) 창립 50주년을 맞는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DARPA는 군사용 신기술 개발이 주 업무이지만, 그 밖에도 우주·산업·생활 등 다방면에 걸친 혁신적 아이디어의 산실이다. 특히 인터넷과 위치정보시스템(GPS), 컴퓨터용 마우스 등 각종 첨단기술의 기초를 쌓아 인류의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고 있다.
미·소 냉전 시절 미사일 공격을 받더라도 군의 명령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컴퓨터를 연결했던 ARPANET은 이후 인터넷의 기반 기술이 됐다. GPS 역시 정밀 유도무기를 제작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다.
DARPA는 1957년 옛 소련이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데 자극받은 아이젠하워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다음해 설립됐다. 전폭적인 국가 지원을 받아 최초의 달착륙 우주선 아폴로 11호를 실어나른 ‘새턴’ 로켓 개발에 참여했다.
미국이 최강의 군사력을 가지게 된 이유 중 하나인 스텔스 기술(레이더 탐지 회피 기술) 탄생에도 기여했다.
2004년부터는 무인자동차 경주인 ‘그랜드 챌린지(Grand Challenge)’ 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모하비 사막을 가로지르는 227.2㎞ 구간을 무인자동차로 완주하는 이 대회는 세계 최고의 무인자동차 대회로 자리 잡았다. 이 대회에서 DARPA가 확보한 무인주행 기술은 미군 차량에 적용돼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 실전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현재 연구 과제 가운데는 양방향 동시통역장치와 첨단 의수가 인류의 생활을 풍요롭게 할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통역장치는 미군이 세계 어디서든 원활한 작전을 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의수는 작전 중 팔을 잃은 군인의 재활을 돕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DARPA의 직원은 240여 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120명은 연구를 보조하고 관리하는 인력이다. 이는 DARPA가 자체 연구실을 운영하기보다는 기업이나 대학에서 실시하는 연구 가운데 잠재력이 있는 것을 찾아내 지원하기 때문이다.
DARPA의 앤서니 테터 국장은 “아무런 입증 자료가 없어도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만 놓고 판단하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가장 큰 연구 형태”라고 밝혔다. 실패 가능성이 크고 상업성이 없더라도 의미 있는 기술이라면 과감히 지원하는 DARPA가 상상을 현실로 바꿔 놓고 있는 것이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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