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기업 재생의 길>
현재 우리 중소제조기업이 처한 어려움은 국내적으로는 인력불균형, 노사관계 미흡, 비효율적 지원정책 등이 목을 조이고 있다. 국외적 요인으로는 선진국의 첨단산업의 진입장벽, 일본 제조업의 부활, 중국 전통산업의 급부상, RoHS, REACH 등 국제 환경규제의 심화, 원자재 납품단가 상승 등이 중첩되어 난제가 쌓여가고 있다. 그간 이런 상황에서 정책적 수단을 강구하지 않은 바는 아니라고 보지만, 중소기업에 대해 부족한 면을 채워주어야 할 대상으로만 보는 관점에서의 정책은 이제 실효성을 가지기 어렵다. 최근 기업의 경영혁신의 이슈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 네트워크화(Networking), 협업생산(Collaboration)이다. 이러한 환경변화에서 제조기업은 무엇을, 어떻게 대처해 가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변화를 해야 할 시점에서 ‘환골탈태(換骨奪胎)’하겠다는 각오의 말을 자주 한다. ‘환골’은 몸을 유지하는 골격이 되는 뼈(하드웨어)를 바꾸는 일이다. 무릇 무언가를 바꿀 때는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고 까지 하지 않았던가. 뼈를 바꾸고도 유지될는지 걱정부터 앞설 수도 있다. 그러나 단언컨대 개혁, 혁신을 할 때는 근본적인 골간을 바꾸어야 성공할 수가 있다. ‘탈태’는 영양분을 공급해 성장시키고 생존이 가능하게 하는 내장(소프트웨어)을 바꾸는 일이다. 즉, 기업경영환경에서 낭비요인을 제거하고 효율성을 높여 제대로 된 신진대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이다. 시스템의 효율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될 때 제조현장의 개혁, 혁신은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를 선진국과 후발국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라고 한탄한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일본을 밀쳐내고 중국을 제치는 여러 사례를 볼 수 있다. 그중 진해 마천공단에 있는 어느 주물부품 생산기업은 ‘환골탈태’의 대혁신을 단행하여 3년만에 영업이익을 두배로 늘리고 불량률은 5분의 1로 줄이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환골’에 해당하는 제조현장 IT화, ‘탈태’에 해당하는 6시그마의 도입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철저한 사전진단과 준비를 하고, 지속적이고도 야심찬 추진이 성공의 열쇠였다.
노동비용 상승, 기술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중소기업들도 ‘IT화(디지털화)’를 통하여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및 판로확대를 추진 할 수 있게 된다. 정보기술을 기업활동에 접목하는 산업의 IT화가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통산업과 IT기술의 접목은 우리경제의 중요한 당면과제이며 이에 성공할 경우 산업고도화를 이뤄 우리 경제와 수출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산업공동화의 가속화가 초래될 것이다. 전통산업의 IT화가 촉진되면 디지털공정인프라 발전이 더욱 촉진되는 상승효과로 인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도정보화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
모든 기업에게 생산성향상과 원가절감은 영원한 과제이다. 그러나 제조원가의 70% 이상이 제품개발 과정에서 결정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기업들의 원가절감 노력은 후단계에 집중되어 있다. 성공적인 원가절감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6시그마가 유용한 수단이 된다. 6시그마는 고객의 관점에서 사고하여 결함 발생 가능성을 설계단계서부터 제거함으로서 프로세스 질의 획기적 향상과 함께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고 고객이 만족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기업의 수익성을 극대화 시키는 전사적 경영혁신 활동이며 성장전략이다. 이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우선 6시그마가 생산부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사차원의 총체적 혁신활동임을 인지하고, 계층별 체계적 시스템을 통하여 6시그마를 추진해야 한다. 나아가 기업별 특성에 맞게 추진방식과 분석도구를 맞춤화할 필요가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임직원들의 6시그마 체질화를 통해서 바람직한 혁신문화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미래의 환경변화는 예측하기 어렵고 우리 중소기업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전개되지도 않을 것이다. 미국은 80~90년대 제조업위기를 생산디지털화 등 기술리더십을 통해 극복하였고,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을 도요타시스템(TPS) 확립·전파라는 제조혁신을 통해 극복하였다. 우리 또한 새로운 틀로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의 실효성 제고와 국가적 제조공정혁신전략을 통해 획기적인 제조업 선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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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기술연구원 중소기업지원본부장 이덕근(dklee@kitech.re.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