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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대학과 기업 마인드"학교기업"

FERRIMAN 2008. 5. 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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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도 미국·중국처럼 기업마인드 배워야

경희대 한방재료가공 年 매출 32억
美ㆍ日과 비교하면 `구멍가게` 수준…정부 규제풀고 학교는 판로개척 시급

◆ 학교기업이 희망이다 / 국내는 아직 걸음마 단계 ◆

우리나라의 학교기업은 걸음마 단계다. 2004년부터 당시 교육인적자원부가 선정해 지원하기 시작해 햇수로 따져도 겨우 4년째다. 5일 한국학교기업협의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8년 사이 설립된 학교기업은 총 249개.

정부는 교육과학기술부를 통해 2004년부터 매해 적게는 100억원에서 많게는 150억원까지 총 68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신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대학과 전문대학은 한 해 3억5000만원에서 4억5000만원을, 고등학교는 2억5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국내 학교기업은 중국 미국 등의 학교기업에 비하면 '구멍가게' 수준. 우수 학교기업 사례로 꼽히는 경희대 한방재료가공 학교기업 2007년 매출액은 32억원에 불과하다. 교과부가 30개 안팎으로 선정한 학교기업에 기대하는 수익도 총 200억원에 불과하다.

학교기업으로 수천억 원의 수익을 거두는 중국 베이징대와 칭화대 얘기는 꿈만 같다. 중국과 미국 학교기업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학교기업 위상 정립 △정부와 대학의 규제 완화 △유통망 확보 등이 가장 시급한 선결 과제로 분석됐다.

◆ '포지셔닝(positioning)'을 확실하게 해야

= '학교'기업과 학교'기업'.

학교기업은 학내 부속 기관인가? 아니면 학교명을 브랜드로 쓰는 기업일까? 이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세계 최대 규모 학교기업을 보유한 칭화대 구빙린(顧秉林) 총장도 "기업과 학교 사이에서 가치관에 혼동을 느낀다"고 말할 정도다.

국내는 교육적인 측면이 우선한다. 학교기업을 총괄하는 교과부는 학교기업을 '학생의 현장 실습을 통한 우수 인력 양성 및 산업체 등의 기술 이전을 촉진하는 동시에 대학의 재정수익 증대에 기여하는' 단체로 본다. '학교'라는 교육 기능을 담당하면서 부수적으로 수익을 창달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학교기업이 중국의 반이라도 따라잡기 위해서는 '기업'적 측면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당장 수익을 내야 기업체로서 존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준석 산업기술재단 이사장은 "학교기업은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수익이 발생해야 하며 수익이 많을 경우 교보재 구입, 신규 프로그램 구성ㆍ진행 등으로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점점 더 확대ㆍ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정부, 규제를 풀어라

= 아직 '학교'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보니 학교기업에 대한 정부와 학교 간섭은 심한 편이다. 대표적인 예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당법)'.

학교는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정부기관과 동일한 규제를 받는다. 이 때문에 국당법에 의거해 5000만원 이상 거래를 할 때는 항상 공개 입찰을 해야 한다.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수의계약을 하면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을 누리지 못해 학교기업은 못내 아쉽다. 사업 제한 종목도 올해 들어서야 102개에서 19개 업종으로 줄었고 학교기업 설치 장소도 학교 교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학교기업은 오로지 학내에만 설치될 수 있어 교지가 좁은 대학은 기술이 있어도 학교기업을 설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 규제가 정당화되는 이유는 지원금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정부는 학교기업 투자에 따른 성과에 예민하다. 결과가 나오지 않는 지원은 '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진행될 3기 예산 편성을 두고 정부와 국회 안팎에서는 투자 대비 산출물을 근거로 삭감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학교기업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3년 안에 탈 적자, 5년 안에 흑자는 우수한 기업"이라며 "이제 길어야 4년째로 접어든 학교기업에 성과물을 재촉하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학교, 과감히 독립시켜라

= 학교기업 조직도를 보면 학교기업 CEO 위에 담당 처장, 부총장, 총장 등이 포진해 있다. 말 그대로 '옥상옥(屋上屋)'이다.

경희대 한방재료가공 학교기업에서 직원들이 상품에 들어갈 원자재를 고르고 있다. 경희대 학교기업은 2007년 한 해 매출 32억원을 거두기도 했다. <김호영기자>
또한 학교기업을 하나의 개체로 분리시키려면 별도로 사업자등록을 시켜야 하는데 대부분 학교기업은 학교에 속해 있다. 이 같은 조치는 학교기업의 태생적인 한계다. 학교 이름을 걸고 하기 때문에 학교기업의 행동 하나하나가 곧바로 학교 명예로 연결되기 때문에 학교로서는 예민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 관리에는 긍정적일지 모르겠지만 경영 효율성 측면에서는 이러한 관행이 학교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학교기업도 기업이다 보니 시장 속에서 다른 경쟁자와 경쟁하는 상황인데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없는 구조는 기업 성장에 치명적인 한계가 된다. 학교가 지나치게 학교기업을 감싸면 자생력을 손상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환경에서 학교기업 구성원은 학교기업을 '기업'이기보다는 실험실로 취급하기 십상이다.

◆ 판로 확보가 성패 관건

= 학교기업은 "상품의 질은 자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학교란 틀 속에 있기 때문에 민간 기업보다 이윤을 한 푼이라도 더 얻으려고 질이 떨어지는 원자재를 쓰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육류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경상대는 '최상급' 원재료를 쓰려고 건강한 한우만을 도축하려 애쓴다. 어린 한우를 대상으로 DNA 검사를 하고 지정된 농가에서 키운다. 소가 자라 성인소가 되면 다시 DNA 검사를 통해 이전에 검사한 한우와 동일한 소인지 확인하고 종합검진을 한 뒤 도축한다.

문제는 '유통'이다. 경희대 한방재료가공 학교기업이 한 TV홈쇼핑 업체에 상품을 판매하려고 했을 때 일이다. 'TV홈쇼핑'이라는 매개를 통해 직거래가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홈쇼핑 MD에서 각종 중간상까지 챙겨야 할 단계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제품을 판다면 60% 이상은 유통 단계에서 가져갔다. 학교기업이 갖는 몫은 제품 판매액 가운데 30%뿐이었다. 다행히 최근 학교기업 자체 판로가 마련됐다. 한국학교기업협의회가 지난 4월 1일 온라인 쇼핑몰인 세몰(www.semall.or.kr)을 연 것이다. 세몰은 하나은행에서 수천만 원 상당 모듈을 설치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학교기업이 세몰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면 제품 판매액 중 83% 정도를 갖게 된다. TV홈쇼핑에 비해 3배 가까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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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6 07:40:4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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