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 대기업도 뛰어든다
“2020년 석유 수준 경제성” 삼성·현대·LG … 속속 진출 발전소·태양전지 공장 세워
대기업들이 고유가 시대의 대안으로 꼽히는 태양광 발전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현재 세계 태양광 발전 시장은 독일·미국·일본 같은 선진국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성장동력 사업인 이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태양광 발전 시장은 2005년 150억 달러에서 2010년에는 361억 달러로 두 배 이상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 태양광 발전량도 2004년 2.6MW에서 지난해에는 44MW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100MW, 2020년에는 4GW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MW는 200~300가구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강희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이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수준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시기는 일본(2010년)·미국(2015년)보다 늦은 2020년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시장을 선점하라”=LG는 태양광 발전을 그룹의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했다. 최근 1200억원을 들여 충남 태안에 14MW급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하고 다음 달부터 상업생산을 한다. 특히 LG그룹은 LG솔라에너지·LG화학·LG전자 등 계열사들이 부품 생산과 발전소 건설 및 관리 등 일관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현대중공업도 20일 충북 음성에 태양전지 등 부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세웠다. 총 340억원이 투입된 이 공장은 연간 30MW를 발전할 수 있는 부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09년까지 2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제2 공장을 건설, 연 매출 1조원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향후 모든 태양광 발전 관련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양제철화학은 태양전지의 핵심 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지난달부터 본격 생산하고 있으며, SKC는 올해 안에 태양전지용 필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내 최대 도시가스 업체인 삼천리도 최근 전남 함평에 2MW급 태양광 발전소를 세웠다.
이처럼 태양광 산업이 각광받자 정관을 고쳐 시장에 진출을 추진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상장사협의회가 최근 12월 결산법인의 정관을 분석한 결과 태양광이나 원자력 발전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회사는 LG전자·한화·GS건설 등 48개나 됐다. 상장사협의회 강성권 팀장은 “세계적인 에너지난에 신재생에너지를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기업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우후죽순 참여 업체 옥석 가려야=정부는 2012년까지 태양광 주택을 10만 가구로 늘리겠다는 목표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지원 예산 4350억원 중 절반인 2117억원을 태양광 분야에 쏟았다. 이 때문에 중소 태양광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주가 띄우기 등 불순한 의도를 갖고 태양광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한다. 심지어 태양광 발전을 빌미로 부동산 투기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값싼 임야를 매입해 태양광 발전을 빌미로 형질을 변경한 뒤 매매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최익재·최현철 기자
◇태양광 발전=태양전지에 빛이 닿으면 전기가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환경오염과 공해가 없으며 유지·관리가 간편한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발전 단가가 아직은 석유나 석탄 등 기존 연료의 10배가량으로 경제성이 떨어지고 있어 정부가 그 차액을 지원하고 있다.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일정치 않은 것도 단점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