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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직군별 정년

FERRIMAN 2008. 6. 4. 09:41
 
  매경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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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로! 고개드는 정년연장 요구

현대重ㆍ미포조선ㆍ기아차…올해 임단협 이슈로 부상
금융노조도 `관철` 의욕

일부 대기업 노조들이 올해 임금ㆍ단체협상을 앞두고 정년을 60세까지 늘릴 것을 요구하고 나서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조선업계 최초로 정년을 60세로 높이는 방안을 사측에 제안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들이 정년 연장에 합의할 경우 다른 조선업체에도 연쇄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는 직원 평균연령이 불혹을 훌쩍 넘긴 대표적인 '고령화 업종'이다. 이 때문에 근로자들이 정년 연장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 2006년 임단협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이 정년을 58세로 1년씩 늘렸고, 한진중공업과 STX조선 등도 지난해 각각 57세, 58세로 1년씩 정년 연장에 합의했다.

이 같은 노조 요구에 대해 사측은 생산성 저하와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한 사측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퇴직자 3분의 1 이상을 재고용했고 대우조선해양도 170여 명이 재취업해 사실상 정년 연장효과를 거뒀다"며 "현실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없는 정년 연장은 힘들며 재취업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기아차 노조가 현행 58세인 정년을 2년 연장할 것을 사측에 요구하는 등 산업계에 '정년' 이슈가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은행권 등 37개 금융기관이 소속된 금융산업노동조합도 현행 58세인 정년을 60세로 늘리는 방안을 올해 산별 협상에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금산노조 관계자는 "현행 정년도 희망퇴직 등으로 인해 보장이 안 되고 있다"며 "조합원 조사에서 체감 정년이 53.8세인 것으로 나타난 만큼 60세로 정년을 연장해 실질적인 고용 보장효과를 높이겠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공무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업계가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말 국회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을 통해 6급 이하 중앙공무원 정년을 2013년까지 60세로 늘려 5급 이상 공무원과 일치시키기로 했다. 당장 내년부터 정년이 58세로 연장된다.

이에 비해 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00인 이상 사업장의 평균 정년은 56.95세에 그친다. 일반 회사원 정년은 2001년부터 7년 동안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56~57세 벨트'에 묶여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기업들에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의무 규정은 아니다.

이에 비해 주요 선진국들은 정년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분위기다. 미국은 연령 차별금지를 법제화해 사실상 정년제를 없앴고, 프랑스는 연금 수급연령 이하로 정년을 설정하는 것을 금지했다.

고령층 고용이 가장 활발한 일본은 10년 전 이미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한 데 이어 2013년까지 65세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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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4 04:05:0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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