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품질은 덴소의 품질입니다
세계 1위 차부품업체 … 새 사장 가토의 경영 철학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흔히 ‘덴소 인사이드’라고 불린다. PC에 들어가는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인텔 인사이드’라고 표시하듯 도요타의 뛰어난 품질과 성능 뒤에는 덴소 부품이 있다는 의미다. 도요타의 에어컨과 공조 시스템·내비게이션 등 차량 가격 대비 20∼30%가 덴소 제품이다.
지난달 26일 아이치(愛知)현 카리야(刈谷)시 덴소 본사에서 만난 가토 노부아키(加藤宣明·59·사진) 사장은 “자동차의 전자화는 하이브리드·연료전지차 등 첨단 친환경차일수록 더욱 가속화한다”며 “친환경 기술뿐 아니라 사고를 미리 방지하는 안전기술의 발전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사장에 취임했다.
덴소는 지난해 4조669억 엔(약 46조원)의 매출로 독일 보슈를 제치고 처음으로 세계 자동차 부품업계 1위에 올랐다. 영업이익도 3487억 엔(약 3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토 사장은 1971년 게이오대학 상학부를 졸업하고 덴소에 입사, 37년간 한길을 걸어 왔다. 2005년 유럽 공장 사장을 거쳐 2007년 전무로 승진, 덴소의 니시오(西尾) 공장을 맡았다.
-경영 목표는.
“덴소는 자동차업체가 주문하는 대로 생산하기보다는 필요한 부품을 먼저 개발해 제안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성공했다. 신차 개발에서 자동차업체의 동반자가 된 것이다. 이런 강점을 더욱 강화하고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해외공장의 기술과 품질을 일본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
-덴소는 생산라인에 설치하는 로봇을 자체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검사 로봇의 수준은 세계 최고라던데.
“자동차 부품은 품질이 생명이다. 사람이 한 부분을 검사하는 데 0.8초 걸리지만 로봇은 더 정확하면서도 0.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2005년 검사 로봇을 조립라인 대부분에 설치했다. 로봇을 자체 제작하는 게 덴소의 경쟁력이다.”
-도요타에만 안주하지 않는 독립성이 오늘날의 덴소 경쟁력 비결이라는데.
“도요타는 우리 매출의 49%를 차지하는 가장 큰 고객일 뿐이다. 도요타 이외에 혼다·닛산과 미국 빅3(GM·포드·크라이슬러)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도요타의 경영 간섭은 있을 수 없다.” (그는 덴소그룹이라는 표현을 썼다. 덴소에는 200여 자회사에 임직원 11만 명이 근무하고 있다. 도요타는 덴소 지분의 22%를 갖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의 규모가 중요한가.
“신기술로 자동차업체를 리드하려면 규모가 커야 한다.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가 뒤따라야 할 뿐 아니라 2, 3차 부품업체의 기술을 선도해야 한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노조 문제가 골칫거리다. 덴소는 어떤가.
“49년 도요타에서 분사할 때 전체 종업원의 3분의 1인 500여 명을 해고했다. 이후 정상화하면서 전원 복직시켰고 이런 점이 건강한 노사관계의 기반이 됐다. 이후 덴소에는 파업이 없었다. 노사는 회사의 성공을 위해 달리는 동반자 같은 관계다.”
-덴소의 사장 임명 방식은 어떤가.
”후카야 코이치(深谷紘一) 전임 사장(현 부회장)이 올 4월 말 사장 내정을 통보했다. 도요타의 간섭은 없었다. 사장은 조직에 끊임없는 도전 과제를 부여하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나도 그런 후임을 길러 내겠다.”
카리야(나고야)〓김태진 기자
◇덴소=14개 도요타그룹 계열사 중에 도요타자동차 다음으로 큰 계열사다. 49년 도요타 부품사업부에서 닛폰덴소(日本電裝)라는 이름으로 분사했다. 끊임없이 품질향상에 힘을 기울이면서 2000년에는 도요타의 매출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