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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와 결단력이 100년기업 만들었다 | |||||||||||||||||||
◆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 장수기업 성공 DNA ① 글로벌 초우량 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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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초일류 장수기업들은 경쟁업체들과 구별되는 뚜렷한 그들만의 'DNA'를 갖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 장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이들이 보유한 '우성 유전자'를 복제하듯 수용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액센추어는 최근 전 세계 6000개 기업 가운데 지속적으로 경쟁기업보다 높은 성과를 나타낸 우량기업 500곳을 분석했다. 이들 '고성과 기업(High Performance Company)'은 최근 7년간 총주주수익률(TSR)이 평균 20% 증가했다. S&P500 기업 평균의 5배에 달하는 성과다.
액센추어는 고성과 기업 가운데 50년 이상 역사를 지닌 초우량 장수기업을 별도 분석해 이들이 지닌 '성공 DNA'를 추출했다. ◆ DNA 1…레드오션이라면 주력도 포기 = 세계 최대 복합기업 GE는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했다가 적기에 물러서는 전략적 특징이 뚜렷하다. GE는 수십 년간 지속해온 사업 포트폴리오마저 과감히 바꿔가며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 왔다. '기술재→소비재ㆍ전력→산업재ㆍ항공→환경ㆍ에너지ㆍ금융' 등으로 회사의 얼굴을 바꿔온 셈이다. 성과는 놀라웠다. 2005년 기준으로 GE는 25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5.5배, 순이익은 12배 증가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GE는 내년까지 아예 소비자산업 부문을 분사 또는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전, 조명 등이 포함된 소비자산업 부문을 떼어내게 되면 GE인더스트리 그룹은 산업용 전문기업으로 완전히 재편돼 창업주 토머스 에디슨의 색깔을 사실상 잃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경영진 판단은 냉철했다. 소비자산업 부문은 인원이 5만여 명으로 그룹 전체의 15%를 차지하는 반면 매출 기여도는 7.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부문을 정리하는 대신 환경ㆍ에너지, 의료 등 미래 성장잠재력이 높은 사업에 자원을 집중했다. 국내에서는 두산그룹이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두산은 잡화 상점으로 출발해 100년가량 한국 소비재산업의 대표주자였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식음료 사업을 매각하고 중공업과 기계 등으로 사업 재편에 나섰다. 구조조정 원년이던 1996년 두산그룹 총매출은 3조9000억원이었지만 2007년에는 18조6000억원으로 11년 만에 4배 성장했다.
= 월마트는 '생산자-판매자-고객'으로 이어지던 유통업계 모델을 180도 바꿔 고객을 맨 앞에 두는 혁신을 단행한 결과 창립 60여 년 만에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월마트는 우선 물류 시스템 개발에 주력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산지 가격동향을 조사해 지구상에서 가장 저렴한 원료를 확보하고, 인건비가 가장 싼 곳에서 만들어 매장에 즉시 투입했다. 덕분에 '상시 최저가(Every Day Low Price)'가 월마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고, 경쟁업체인 시어스나 K마트가 채산성이 맞지 않다고 소홀히 여기던 소도시까지 진출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카탈로그 통신판매와 쇼핑몰 사업을 통해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던 시어스는 중소도시 저소득층의 늘어나는 소비 욕구를 파악하지 못한 결과 결국 월마트에 1위 자리를 빼앗기고 쇠퇴의 길을 걸어야 했다. 또 다른 경쟁자 K마트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월마트는 1위에 오른 뒤에도 승자의 여유를 부리지 않았다. 소비자들을 지역별로 세분화해 면밀히 분석하는 데 기업 역량을 집중했다. '판매시점관리(POS)'와 시장정보분석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월마트에 납품하는 업체들은 월마트 시스템을 통해 자사 제품의 판매액과 재고 등을 스스로 분석할 수 있고, 단기 매출액까지 예측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각 매장이 위치한 지역 소비자들의 인구통계학적 변수를 파악해 이들의 기호에 맞는 제품을 중점적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월마트는 이처럼 경쟁사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고객만족'을 실현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로 군림했던 GM을 따라잡은 도요타 비결에는 안정된 노사관계가 작용하고 있다. 도요타는 생산성 향상과 국제경쟁력 강화가 고용안정 밑거름이라는 인식 아래 노사가 협력하는 성공 사례를 발굴하고 회사 전체에 전파했다. 도요타도 위기는 있었다. 1950년 초 산별노조 등 상급기관 개입으로 극단적인 노사대립과 파국을 경험했다. 그러나 도요타는 이후 전국자동차산업노조를 탈퇴하고 독립노조로 전환했다. 이는 도요타만의 독특한 노사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도요타는 또 현장직원들을 단순 노동자가 아니라 혁신과 변화의 주역이라고 믿는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간부 직원의 전문기술에 의존하고 있을 때 도요타는 모든 직원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와 권한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문제를 발견하면 현장에 있는 누구든지 생산라인을 멈출 수 있었다. 도요타에서 신기술은 직원들의 광범위한 참가와 직접적인 실험을 통해 완전히 검증된 이후에나 도입할 수 있다. 즉 신기술을 적용하기 전에 도요타는 그것이 현재 프로세스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이는 기술보다 직원들을 높이 평가하겠다는 뜻이다. 이러한 분석 프로세스를 거쳤다면 도요타는 신기술을 빠르게 이행한다. 이러한 수고를 감수하는 과정 때문에 다른 회사가 흔히 경험하는 종업원 저항과 프로세스 혼란 없이 도요타는 신기술을 유연하게 이행할 수 있었다. ◆ DNA 4…인재투자엔 돈 아끼지 않는다 = 글로벌 장수기업들은 노사상생의 문화를 일관되게 구축하면서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경영에서 모든 사람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이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회사의 핵심 간부들이 인재 육성에 직접 관여한다. 우수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려면 기업의 높은 수익률과 성장률이 동반돼야 한다. 듀폰은 "세계적 회사는 인재를 소중히 할 때 만들어진다"는 점을 경영이념으로 못 박고, 기업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5년마다 개인 직무와 역량을 새로 부여하고 있다. 소위 '직원 존중'의 핵심 가치화다. P&G 역시 직원들을 최고 자산으로 인정하면서 철저한 내부승진제도를 통해 일체감을 높이고 있다. HP는 직원들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야 최고 결과를 낳는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60년대부터 직원들이 맡은 일에 최대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자율목표관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근로자 불만이나 문제점을 현장에서 해결하는가 하면 노사가 언제든지 의사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놓고 있다. 듀폰의 '고충처리프로그램'과 HP의 '오픈 도어 시스템', 코닝의 정례적인 설문조사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기획취재팀=이성원 차장 / 박정철 차장 / 신헌철 기자 / 액센추어 / 삼성경제연구소 강현정ㆍ임태윤 수석연구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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