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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치매의 날

FERRIMAN 2008. 9. 18. 09:17

 

  매경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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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은 '치매의 날'.."조기치료 깜빡하지 마세요"]

9월 21일은 세계치매협회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한 '세계 치매의 날'이다. 치매는 이미 심장병, 암, 뇌졸중에 이어 4대 사망 원인 중의 하나로 꼽힐 만큼 고령화 사회에서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이 질환은 정상적인 뇌 기능에 이상이 생겨 각종 신경기능에 장애가 나타나고, 성격에도 변화가 생긴다. 다시 말해 기억력 뿐만 아니라 사람이나 장소, 시간을 아는 능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판단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병적인 현상이다.

이 같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치매의 날을 앞두고 '황혼의 덫'으로 불리는 치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건망증과 치매 = 건망증이 심하다고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이유는 치매 초기에 기억력 상실이 나타나기 때문인데, 깜빡 깜빡하는 것이 치매 초기 증세인지, 단순한 건망증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건망증은 단기기억 장애 또는 뇌의 일시적 검색능력 장애로, 주의집중 훈련 등을 통해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치매는 뇌세포가 줄어드는 것과 별개로 진행되는 증상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단순히 기억력 상실 등의 증세를 보이지만, 방금 한 일도 기억하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갑자기 아이처럼 행동하며 감정조절이 안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를 잊는 것은 건망증이지만, 열쇠를 찾아도 시동을 거는 법까지 생각나지 않으면 치매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 치매의 원인과 증상 = 치매의 원인은 수십 가지가 있지만 크게는 그 원인을 치료하면 나아지는 '가역성 치매'와 치료가 어려운 '비가역성 치매'로 구분된다.

가역성 치매는 뇌졸중(혈관성치매), 우울증, 약물, 알코올 중독, 화학물질에 의한 중독, 갑상선 질환 등과 같은 대사성 장애가 원인이다. 이에 비해 비가역성 치매를 일으키는 질환은 퇴행성 뇌질환이 대표적이며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치매가 전체 치매 환자의 80~90%를 차지한다.

문제는 치매 증상이 환자나 보호자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따라서 치매의 초기 증상을 알아두었다가 조금이라도 의심이 된다면 병원을 찾는 게 치매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음은 대표적인 치매 현상들이다.

▶ 기억장애

가장 보편적 증상인 기억장애는 평소 알고 있던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을 잊어버리는 경우다. 또한 물건을 둔 곳을 못 찾고, 약속을 잊거나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하는 경향이 있다.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최근 기억에 비해 어릴 적 기억이나 오래전에 일어났던 일을 잘 기억하는 것이다.

▶ 언어장애

물건 이름이 금방 떠오르지 않거나 그 물건에 대한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난다.증상에 따라 읽기, 쓰기에도 장애가 나타난다.

▶ 시공간능력 저하

길에 나서면 방향감각이 떨어지거나 심해지면 길을 잃고 헤맨다.

▶ 계산력 저하

물건을 살 때 돈 계산이 틀리거나 돈 관리를 하는데 실수가 잦아진다.

▶ 성격 및 감정변화

평소 꼼꼼하고 예민하던 사람이 갑자기 느긋해 진다거나 말이 많고 사교적인 사람이 말수가 적어지고 혼자 있기를 좋아 한다. 또한 매사에 의욕적이던 사람이 흥미를 잃기도 한다. 이전에는 깔끔하던 사람이 세수나 목욕을 게을리 하는 등의 변화도 치매를 의심해 볼 만 하다.

◇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 = 전문의들은 치매의 여러 가지 원인 중 퇴행성 질환에 따른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거나 적어도 치매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전체 치매의 10~15%를 차지하고 있는 수두증, 뇌 양성종양, 갑상선질환, 신경계 감염, 비타민 부족 등에 의한 치매는 조기 발견 시 완치가 가능하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자주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의 경우도 치매의 진행을 막을 수 있고, 예방도 가능하다.

치료는 치매의 발병 원인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뇌혈관 질환, 퇴행성 변화, 수두증 등을 알아보기 위한 MRI와 신경인지검사로 자세한 문진과 진찰을 통해 치매 정도를 확인하게 된다. 또한 피검사와 X-ray 등 각종 기본적인 검사를 통해 치매가 생긴 원인을 찾는다.

최근에는 나이 때문에 나타나는 생리적인 기억장애와 치매에 의해서 나타나는 기억장애의 중간상태를 말하는 '최소인지장애'를 가진 환자들을 구별할 수 있게 됨으로써 조기 발견시 예방 가능성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한다.

을지병원 신경과 박종무 교수는 "최소인지장애 환자의 절반이 3년 안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늦추거나 막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치아관리도 치매 예방에 중요 = 많은 연구결과를 보면 치아의 씹는 능력은 치매와 깊은 관계가 있다.

일본 도호쿠대학 와타나베 마코토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치아숫자와 치매에 걸릴 확률은 반비례한다. 즉 이가 없으면 치매에 잘 걸린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70세 이상 노인 1천1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건강한 노인은 평균 14.9개의 치아를 보유한 반면, 치매 위험이 있는 노인의 치아는 9.4개에 불과했다.

또 69~75세 노인 195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해 남아있는 뇌조직의 용적과 치아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더니 치아 수가 적은 사람일수록 해마의 용적이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마는 위치나 기억, 학습 메커니즘을 관장하는 뇌의 한 부위로 보통 치매에 걸리면 위축되는 특징이 있다.

통상적으로 뇌는 '씹는 활동'에 의해 자극되는데, 치아가 없어지면 저작활동에 의한 자극이 줄어 뇌 활동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게 치과 전문의의 설명이다.

요요치과 강남점 김태성 원장은 "혈관성 치매의 경우 치주염과 상관성이 크다"면서 "치주염에 의한 치아 손실을 막고 치매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올바른 칫솔질과 함께 연 1~2회 스케일링을 꼭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철저한 건강관리와 긍정적 생각이 치매예방에 좋아 =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요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젊은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게 좋다. 또한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으로 스트레스에 민감하지 않도록 일상생활을 유지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또한 뇌세포의 활성화를 위해 뇌세포를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 활동 등을 하면, 뇌세포가 위축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과 정인과 교수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백질·비타민 등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꾸미고 지나친 음주와 흡연을 삼가야 한다"면서 "또한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봉사활동, 친구들과의 만남 등을 통해 사회활동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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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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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8 06:03:0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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