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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혜와 땀

FERRIMAN 2008. 10. 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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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지혜와 땀

'머리가 있는 자는 지혜를 내자. 지혜가 없는 자는 땀을 내자. 지혜도 땀도 나오지 않는 자는 조용히 물러나자.'

이 문구는 필자 지인이 경영하는 한 기업의 사훈이다.

사회에 진출하는 제자들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회는 여러분에게 지혜나 땀 중 최소한 하나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해주고 있다.

그러나 요즈음 제자들이 사회에 지혜로든, 땀으로든 기여하려고 해도 그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 대내외 경제 불황으로 인하여 취업 기회가 매우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07년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이 8.8%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나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치 12.1%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위로(?)를 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에서 제자들이 취직하지 못해 취업 재수를 하면서 심적인 고통을 겪는 것을 보면 취업에 대한 실제 체감은 통계와 차이가 많은 것 같다.

요즈음 졸업 후 취직하기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이 11개월이나 된다고 한다. 졸업 후 거의 1년은 '백수' 상태인 셈이다. 졸업한 대학생들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채용 공고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한편으로는 많은 대학생이 졸업 후 이런 백수 상태를 피하기 위하여 졸업을 한두 학기 남기고 휴학을 하고 학원을 다니거나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기도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기업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 확대로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대학생들이 자기 능력을 발휘해볼 기회가 대폭 늘어났으면 좋겠다. 고비용과 장시간을 들여 양성한 고급인력이 사회에 기여할 기회가 없어 능력이 사장되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한편 대학 졸업생들도 유명 대기업에만 취직을 고집하는 점은 다시 한 번 고려해 봐야 한다. 눈높이를 낮춰 내가 선택한 회사가 지금은 비록 유명하지도 크지도 않더라도, 내 지혜와 땀으로 훌륭하게 만들어 보겠다는 야심찬 도전정신으로 기업을 선택해보는 것이 더 보람 있지 않을까.

하루빨리 제자들이 사회에 진출해 지혜든, 땀이든 사회에 내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기를 바란다.

[홍원표 중앙대 대외협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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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6 04:05:0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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