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과 경제

[매일경제] 하이브리드카 도요타 벽 넘는다

FERRIMAN 2008. 10. 29. 10:21

기사 입력시간 : 2008-10-28 오후 6:50:46
“하이브리드카 도요타 벽 넘는다”
현대차, 차세대 친환경 비전 발표 … “전자제어 기술 우리가 앞서”
현대·기아자동차는 28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차세대 친환경 기술 비전을 발표했다. 강한 전자파를 쏘아 전자회로의 오작동 여부를 점검하는 전파무향실에서 제네시스를 시험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첨단 기술의 산실인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

28일 이곳의 하이브리드 개발실에는 내년에 출시할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 완성 모델과 주요 부품들이 죽 놓여 있었다. 이 차는 액화석유가스(LPG) 연료의 1.6L 엔진에 대형 모터가 힘을 더해 주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단가를 낮추려고 90% 이상 주요 부품은 국산화했다. 하이브리드카의 핵심인 배터리는 LG화학과 공동 개발했다. 기존 배터리보다 무게는 절반 이하고 폭발 위험성이 거의 없는 리튬-폴리머 방식의 2차 전지다. 구동 모터는 철도 차량으로 잔뼈가 굵은 현대로템의 것이다. 엔진과 모터를 제어하는 전자회로는 독일에서 수입하다가 최근 국산화했다.

이기상(이사) 하이브리드 설계팀장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 엔진차보다 연비가 월등하게 좋다. 21.3㎞/L로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와 맞먹는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가격대를 2000만원 이내로 설정해 내년에 3만대 이상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이사는 또 “LPG 하이브리드차 모델은 연료비를 줄이려는 국내 소비자를 겨냥해 채택했다. 가솔린 하이브리드에 이 기술을 그대로 접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을 연비 좋은 친환경차로 극복하겠다는 생각이다. 우선 2010년 하반기 미국 시장에 쏘나타급 풀(Full)하이브리드를 내놓는다. 미국 시장 연간 50만 대 판매 돌파 시도가 번번이 좌절됐는데 이 벽을 허물 만한 전략차라는 것이다. 풀 하이브리드 기술은 저속 단계에서 모터의 힘으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도요타가 쓰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 차는 6단 자동변속기에 대형 모터 한 개와 2.0∼2.4 L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다. 모터가 두 개인 데다 변속기가 없는 도요타 하이브리드 방식보다 생산이 쉽다. 연비는 기존 쏘나타보다 50% 이상 향상될 것이라고 한다.

양웅철(부사장) 환경기술센터장은 “도요타는 2000년 초 클러치가 엔진과 모터 사이에서 붙었다 떨어졌다 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했다가 전자제어 정확도가 떨어져 다른 방식으로 바꿨다. 우리는 클러치를 연결하는 전자제어 기술에서 앞서 도요타를 능가할 하이브리드카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카에 앞서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친환경차는 차량 정지 때 엔진이 스스로 꺼져 연비를 개선해 주는 ‘스톱 앤드 고(Stop and Go)’ 차량이다. 양 부사장은 “이를 연말 유럽에 수출하는 중소형차에 적용하겠다. 주행 상태에 따라 2∼5%가량의 연비 상승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화성=김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