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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우리가 모르는 태양 이야기(하)

FERRIMAN 2008. 10. 31. 08:47

5천℃ 태양 바깥이 2백만℃인 이유 우리가 모르는 태양 이야기(하) 2008년 10월 30일(목)

21세기 과학난제 태양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어디일까? 당연히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핵이다. 태양의 핵은 1천500만도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높은 온도와 높은 압력 덕분에 태양의 핵에서는 매초마다 4백만 톤의 물질이 에너지로 바뀌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난다.

그런 다음 핵융합이 탄생한 태양 에너지는 여러 층을 통과해 바깥으로 나온다. 따라서 바깥으로 갈수록 온도는 떨어지는데, 태양의 표면온도는 고작 5천도 정도밖에 안 된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평상시 눈에 보이는 둥글고 노란 태양이라면 여기가 태양의 끝이 맞다. 하지만 태양의 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태양의 표면은 광구(photosphere)라고 한다. 그리고 광구 밖으로 태양의 대기라 할 수 있는 채층(chromosphere)과 코로나(corona)가 있다. 채층은 특별한 필터를 쓰거나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일어날 때 보인다. 그리고 코로나는 개기일식일 때만 보인다.

태양의 끝은 없는 셈

▲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일어날 때, 코로나를 볼 수 있다. 코로나는 밝기가 달의 절반 정도밖에 안된다. 하지만 온도는 무려 2백만도나 된다. 
여기에서 재미없게 태양의 구조를 구구절절 늘어놓는 이유는 바로 코로나 때문이다. 코로나는 2015년 미우주항공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보낼 우주선이 별도로 중요하게 탐색할 곳이다. 왜 코로나가 관심을 끄는 것일까?

사실 코로나 때문에 태양의 경계는 어디까지이다, 라고 얘기하기가 어렵다. 코로나는 태양 표면인 광구로부터 1천300만 킬로미터 정도 퍼져 있다. 하지만 태양 자기장의 영향으로 크기와 모양이 계속 변하여 어디까지가 코로나다 하고 말하기 어렵다. 크게 확장할 때 코로나의 범위는 태양계의 바깥 부위인 천왕성까지 닿을 정도다. 코로나는 우리 눈에 보이는 태양보다 훨씬 먼 곳까지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하지만 코로나에 대한 최대 관심거리는 온도이다. 태양 표면은 고작 5천도 밖에 안 되는데, 코로나는 무려 2백만 도나 된다. 전구처럼 에너지와 빛을 내는 물질은 가장 안쪽이 뜨겁고 밖으로 갈수록 온도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 물리학의 법칙이다.

하지만 태양의 바깥은 예외다. 바깥으로 갈수록 뜨거워져 채층은 1만도 정도이고 코로나는 그보다 훨씬 온도가 높다. 어떻게 코로나는 태양의 표면보다 무려 400배나 뜨거운 걸까? 이 점은 태양에 관한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다.

이 사실은 1930년대 후반에 발견되었다. 천문학자들이 태양의 코로나를 분광기로 관찰했다. 그러자 철, 칼슘, 니켈과 같은 원소가 높은 이온화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 원소가 이온화 상태라는 얘기는 온도가 최소 1백만도 이상이라는 의미이다.

열역학 제2법칙에 어긋나는 코로나

그렇다면 무엇이 코로나를 그토록 뜨겁게 달구는 것일까? 표면보다 훨씬 뜨거운 코로나에 대해 직접적으로 열이 전달되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고온에서 저온으로 열에너지가 흐른다는 열역학 제2법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분명 코로나를 데우는 건 태양이니까.

천체물리학자들은 그동안 코로나의 비정상적인 온도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이론을 내놓았다. 그리고 그동안의 관측을 통해 많은 이론은 사라져갔다. 그런 가운데 최근 두 가지 이론이 유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나는 ‘파동 가열’(wave heating)이라는 이론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재결합’(magnetic reconnection)이라는 이론이다.

파동 가열 이론은 단순히 말하면 파동으로 코로나에 에너지를 전달한다는 내용이다. 파동을 통해 태양 내부에서 코로나로 에너지가 전달된다는 것이다. 이는 줄의 한쪽 끝을 잡고 위 아래로 흔들어주면 파동이 생겨나 줄을 따라 에너지가 반대쪽 끝으로 전달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자기 재결합 이론은 태양 자기장이 태양 코로나 속에서 전류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유도된 전류는 갑작스럽게 사라지며, 전기 에너지는 코로나의 열 및 파 에너지로 전환된다. 이러한 과정을 ‘재결합’이라고 한다. 이는 플라스마 속에서의 자기장의 고유한 특징 때문이다. 여하튼 자기 재결합 이론은 태양의 표면 자기장이 핵심이다.

코로나에 처음으로 진입할 솔라 프로브

▲ 코로나에 처음으로 진입할 예정인 NASA의 솔라 프로브. 태양을 향하는 쪽에 열 방패막이 있다. 
이렇게 어려운 이론을 세웠다 해도 중요한 건 관측이 뒷받침되어야 이론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머리 속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코로나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코로나 가까이 가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태양 가까이 접근해 연구한다는 생각은 이미 1958년에 나왔다. 하지만 코로나의 뜨거운 열기를 실제로 이겨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 일이 이제야 추진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NASA가 추진 중인 솔라 프로브 플러스(Solar Probe Plus)의 경우, 우주선이 실제로 코로나 안으로 진입할 계획이다. 성공한다면 솔라 프로브 위성은 최초로 태양에 진입한 우주선이 된다.

미니 버스 크기의 솔라 프로브 우주선은 코로나의 뜨거운 열기를 이겨내기 위해 태양으로 향하는 부분에 열 방패막을 단다. 원형의 열 방패막은 지름이 2.7미터이고 두께가 15센티미터로 탄소로 만들어진다. 관측 장비는 모두 열 방패막 뒤쪽에 숨어 있게 된다.

열 방패막이 태양의 뜨거울 열기를 잘 막아주어 관측 장비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코로나의 비정상적인 열기에 대한 비밀은 조만간 풀릴 전망이다. 한편 ESA 역시 NASA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먼 곳에서 코로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할 예정이다. 2015년이 되면 코로나의 미스터리는 풀릴 전망이다.

박미용 기자 | pmiyong@gmail.com

저작권자 2008.10.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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