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지키기

중앙일보] 관절관리

FERRIMAN 2008. 11. 4. 11:11

기사 입력시간 : 2008-11-03 오후 3:49:58
연골판 치료술 <하> 운동하다 삐끗 … 병원 꼭 가봐야
중앙일보·연세사랑병원 ‘관절사랑’캠페인 공동기획
연골·인대 손상 방치 땐 퇴행성관절염 위험
조기 치료 놓치면 인공관절로 갈 수도 있어
 늙고 병든 다리로 어찌 힘겨운 삶을 지탱할 수 있을까. ‘건각(健脚)은 젊음의 상징이다. 하지만 무쇠 같은 다리도 때론 힘없이 무너진다. 뼈와 뼈를 이어주는 관절은 의외로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요즘 레저 인구가 급증하면서 병든 건각들이 부쩍 늘었다. 가장 큰 원인은 스포츠 손상이다. 문제는 젊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 하지만 연골이나 인대 손상을 방치하면 일찌감치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한다. 조기 검사, 조기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중앙일보 건강팀과 연세사랑병원이 함께 펼치는 ‘관절 사랑 캠페인’ 세 번째 주제는 ‘연골판 치료술’이다.

 ◆왜 조기 검사인가=고교 시절부터 농구를 즐겨온 이성제(27)씨. 언제부터인지 무릎이 시큰거려 걷기조차 힘들다. 검사 결과는 무릎연골 손상. 기억을 더듬어보니 착지를 하다 심하게 다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며칠 쉰 뒤 부기와 통증이 가라앉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조금 찢어진 연골이 점점 깊게 파여 관절 사이의 완충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간단하게 연골을 꿰매주면 될 치료가 이젠 연골판을 갈아껴야 할 상황까지 간 것이다.

연세사랑병원이 2005년부터 2년간 병원을 방문한 7만1000여 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 환자의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의 경우 15.7%에서 2006년 15.7%, 2007년 25.3%로 급증한 것이다.

다행인 것은 조기 치료를 통해 자기관절을 평생 보존할 수 있는 기술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는 것. 고용곤 원장은 “과거엔 연골이 재생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해 초기 관절염이나 연골손상을 입었을 때 물리치료 또는 약물치료·연골주사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포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나와 원래의 자기 관절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흉터 없이 회복이 빠른 관절 내시경=관절내시경은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관을 관절 안에 넣어 직접 들여다보며 시술하는 장비다. 진단을 하면서 치료를 병행할 수 있어 관절질환의 조기진단·치료에 널리 이용된다. 피부에 구멍을 뚫는 정도의 최소 절개로 흉터가 보이질 않고,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엔 관절내시경이 더욱 작아져 어깨·팔꿈치·손목·발목·발가락 관절까지 치료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무릎관절의 반월상연골판 파열, 전·후방 십자인대파열, 연골 손상, 어깨관절의 회전근개파열, 오십견 및 굳은 어깨관절, 습관성 어깨탈구, 족부관절의 발목 연골손상 등에 많이 이용된다.

X선 사진에선 나타나지 않지만 통증이 지속되거나 무릎에 물이 자주 차는 사람, 또 양반 자세를 했을 때 무릎 안쪽에 통증이 있거나 어긋난 느낌이 있는 사람은 한번쯤 검사를 받아 원인을 찾는 것이 좋다.

◆손상된 연골 크기 따라 연골재생술도 달라=젊은 나이에 생긴 연골손상이 관절염으로 발전한 경우 인공관절을 하기에는 일러 통증을 참으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해주는 치료가 연골재생술이다.

연골재생술은 연골 손상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손상 부위가 1㎠ 이하면 ‘미세천공술’을 시행한다. 연골 아래쪽 뼈에 작은 구멍을 뚫은 뒤 그곳에서 나온 혈액 성분을 연골로 분화시켜 손상된 부위를 덮는다. 하지만 내구성은 약해 정상 연골 강도의 60% 정도 수준.

연골 손상 부위가 2㎠ 이하인 경우엔 체중 부하를 받지 않는 건강한 연골을 떼어내 손상된 연골에 붙여주는 ‘자가골 연골 이식술’을 시행한다. 뼈와 연골을 함께 채취해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전통적인 연골이식이다.

만약 손상 부위가 2㎠ 이상이면 자기 연골세포를 채취, 배양한 뒤 주입하는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을 활용한다. 자신의 연골이므로 거부 반응이 없고, 재생되면 영구적이다.

시술시간도 1시간에서 20분으로 줄었고, 성공률도 높아졌다. 고 원장은 “시술한 190명 중 65명에게 진단 내시경 검사를 한 결과 95% 이상에서 생착률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통증 없애고, 관절 퇴행 예방하는 연골판 이식술=처음 연골판이 손상되면 관절내시경으로 손상된 연골판을 봉합하거나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하지만 손상 범위가 커 통증이 심하고, 뼈 연골까지 손상된 경우, 또 선천적으로 연골판이 없어 관절끼리 부딪치는 경우엔 연골판이식술이 최선의 방법이다.

특수 처리된 생체 반월상연골판을 관절내시경으로 관절에 이식해 뼈와 뼈의 마찰을 줄인다. 수술 후 3~4일이면 퇴원이 가능하며, 수술 난이도가 있어 몇몇 대학병원 및 관절전문병원에서 시술할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이 최근 1년간 반월상 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한 80명을 3개월간 추적 조사한 결과 90% 이상에서 이식한 반월상 연골판이 무릎 관절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이식환자의 90%에서 통증 완화 효과가 있었다.

정리=고종관 기자



연골세포치료제 어떻게 시술되나

① 연골조직 채취: 전문의약품인 콘드론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연골세포이식술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자기유래 연골세포이식술이 결정되면 연골세포 배양을 위한 간단한 연골조직 채취과정에 들어간다. 관절경을 이용해 무게 부하가 없는 부위에서 극소량의 연골조직을 채취한다.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② 연골세포 분리·배양: 환자의 무릎에서 채취한 소량의 연골조직은 약 10만 개의 세포로 분리되며, 이렇게 분리된 세포는 약 1000배 이상 증식해 콘드론을 만든다. 이 세포치료제는 청정 시스템에서 약 4주간 배양되며, 개인맞춤형 의약품에 대한 13가지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과한다.

③ 콘드론 생산 및 운송:콘드론 한 바이알에는 배양된 자기유래 연골세포가 0.4ml, 약 1200만 개가 들어 있다. 연골세포를 증식·배양한 치료제이므로 운송 시 적정 온도 유지가 중요하다. 특수 박스와 특수 운송차량을 이용해 이식수술 당일에 맞춰 병원으로 운송한다.

④ 콘드론 주입:무릎을 4㎝ 정도 절개하고 관절경으로 손상된 연골 부위를 잘 다듬은 뒤 세포치료제 콘드론을 주입한다. 환자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거부 반응이 없고, 이식 후에도 생착이 잘 된다. 시술 다음 날 걸을 수 있으며, 6∼10개월 지나면 달리기나 자전거타기 등 강도 높은 운동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