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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재취업 성공하려면 이렇게 하라

FERRIMAN 2008. 12. 11. 19:13

 

  매경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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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나 실직했어" 부끄러워도 적극 알려라

갑작스런 퇴직… 새 직장 잡으려면 "눈높이 낮추고 6개월내 기회 잡아야"

중소기업 간부로 재직하던 중 자금 사정 악화로 타업체와 합병되면서 회사를 그만두게 된 이 모씨(41).

직장생활 12년 동안 성실히 일했다고 자부해온 그는 "내가 아니라 회사 때문에 퇴직하게 됐다"며 불만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퇴직 후 여러 문제들이 현실로 닥치자 돌파구를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씨는 재취업을 위한 영어공부에 매진했고, 새벽 수영까지 하면서 체력도 키웠다. 지인들에게 실직하게 된 사정도 널리 알렸다. 처음에는 말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잠깐의 창피함이 일자리를 가져다준다면 못 할 것도 없다는 생각에서 전화기를 들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이씨의 성실한 직장생활과 업무능력을 알고 있던 거래처 사장에게서 구직 제의를 받았고 5개월여 만에 실직을 마감했다.

최근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퇴직 찬바람을 맞고 있다. 한국전력이 2만여 명의 직원 중 10% 이상을 줄이기로 하는 등 공기업 감원 태풍이 시작됐고 국민은행, 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금융권도 명예퇴직을 시행한다.

취업전문가들은 퇴직을 통보받은 이들에게 과거 직장생활은 빨리 잊으라고 조언한다. 불만, 불안감으로 허송세월하지 말고 철저한 계획을 세워 새로 출발하라는 것이다.

황선길 잡코리아 컨설팅사업본부장은 먼저 눈높이를 낮추라고 말한다. 그는 "전 직장과 비교해 급여나 기업규모가 작아지는 것뿐 아니라 낮아진 업무역할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며 "퇴직자들은 새 직장에서 역할이 줄더라도 일단 재취업한 뒤 점차 역량을 보여주면 된다"고 밝혔다.

올 초 두 번째 재취업에 성공했다는 장 모씨(58)도 "직종이나 근무형태, 보수 등에 대해 유연해져야 한다"며 "기회가 생기면 깊이 생각하지 말고 일단 눈높이를 거기에 맞춘 뒤 추후 점프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성실하게 노력해야 하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입사 후 10년 만에 희망퇴직한 뒤 1년 후 직장을 구한 석 모씨(38)는 취업사이트에서 적합한 회사를 스크랩한 뒤 그 업체들을 철저히 분석했다. 회사를 찾아가 인사담당자에게 직접 이력서를 전달했고, 면접 시 파워포인트로 개인 PR자료와 기업분석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하기도 했다.

황 본부장은 "기업도 채용사이트를 검색하기 때문에 일목요연한 구직자 경력에 눈길이 간다"며 "취업 포털사이트에 잘 정리된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올려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퇴직자들이 기본적인 재취업 수단을 적극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컨대 노동부 고용사이트인 워크넷에 등록하고, 고용지원센터에서 실직자 직업훈련을 받는 것이다. 커리어케어의 오은주 컨설턴트는 "퇴직자들이 취업할지, 창업을 할지 적성을 판단해야 하는데 고용지원센터나 워크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요즘엔 위험부담이 큰 창업보다는 재취업을 원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퇴직자들의 재취업을 돕는 기관으로 노사 공동 재취업지원센터를 들 수 있다. 고용보험 납부실적이 있는 재직경력 1년 이상자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면 누구나 가능하다. 온ㆍ오프라인에서 회원으로 가입하면 3일 내에 개별 컨설턴트가 정해져 취업상담과 함께 이력서 작성, 면접 전략 등 다양한 교육을 들을 수 있다.

양균석 팀장은 "혼자 노력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센터에서 취업정보를 얻고, 전문가 상담과 교육을 통해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인크루트의 신상훈 대표 컨설턴트는 "대기업들이 시행하는 전직지원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며 "자체적인 전직지원프로그램이 없다면 경총 아웃플레이스먼트(퇴직준비컨설팅)센터를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가능하면 퇴직한 지 6개월 내에 재취업을 하는 것이 좋다.

직장 탐색기간이 길어지면 취업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 뿐 아니라 채용하려는 기업들도 역량이 부족하거나 인적 네트워크가 없는 사람으로 취급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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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1 17:04:4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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