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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과거도 미래도 과학이 힘이다.

FERRIMAN 2009. 4. 2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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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과거도 미래도 과학이 힘이다

1960년 한국 1인당 국민소득은 79달러로 현재 세계 최빈국인 소말리아보다 7배나 낮은 수준이었다. 48년 후인 2008년 우리나라는 세계 10개국만이 이룩한 수출 4000억달러를 돌파하고 세계 13위권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였다. 그뿐 아니라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철강, 조선산업 등은 세계 5위권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모두가 놀랄 만한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최빈국의 어려움 속에서도 무모할 만큼 과학기술 발전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다.

전쟁으로 국토가 황폐해지고 가진 자원이라고는 사람밖에 없었던 시절에 정부는 산업기술 개발을 위한 KIST와 과학기술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KAIST를 설립하였다. 외국에서 활약하던 인재들을 파격적인 대우로 불러들였다. 그렇게 연구개발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짧은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최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러한 정책이 오늘날 경제대국에 오를 수 있는 기틀을 닦았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여러 면에서 침체를 면하지 못하고 있으며 산업적으로는 후속 제품과 기술 개발 방향타를 잃고 있는 형국이다.

국부 창출에 관한 세계은행 보고서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이 보고서는 국부 창출 중 80%가 신뢰, 법질서, 지식능력 등 무형적인 자본에 의한 것이라고 하였다. 과학기술 지식은 창의력이 높은 무형적 자본의 핵심이다. 이제 우리나라는 과거 '모방과 추격의 과학기술개발 전략'에서 벗어나 기초ㆍ원천 기술을 근간으로 한 '창조적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도약해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창조적 상상력'이야말로 지식의 원천이라고 하였다. 어떻게 보느냐, 무엇을 보고자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세상과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미래를 만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힘은 상상력이며 상상의 세계를 구현하는 힘이 바로 과학기술이다. 과학기술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는 21세기에 다시금 한강의 기적을 가능하게 할 우리 자산이다.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변화될 세계 경제 질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2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까지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기초원천 분야에 국가 연구개발 예산 50%를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기초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수 인력을 양성하고 유지하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내 이공계 기피 현상을 타파하고, 이공계 인력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여 국내 우수한 인력을 과학기술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4월 17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회의에서 강조했듯이 외국 우수 연구인력이 한국에 와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도 시급하다.

경제 성장 견인차 노릇을 담당하였던 과학기술 분야는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 이후를 준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다. 선진국들도 이를 간파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면서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제 모두가 지속적인 국가적 발전 방향이나 방법은 모두 알고 있다. 그리고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고 현실화하려는 노력에 따라 다가올 미래가 결정된다는 것은 더 잘 알고 있다.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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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1 17:24:0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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