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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세계 원자력발전 보유 현황

FERRIMAN 2009. 5. 15. 23:44

기사 입력시간 : 2009-05-15 오전 3:19:06
2020년까지 40기 추가 건설 … 중국 ‘원전 대국’ 꿈꾼다
지난해 전 세계서 착공된 10기 중 6기는 중국 발주
인도·파키스탄서도 붐 … “2030년까지 300기 수요”
전 세계 원자력 발전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중국이 원자력 발전 용량을 크게 늘린다는 계획 아래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시장 확대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사진은 저장(浙江)성 친산(秦山) 원전의 모습. [중앙포토]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주관하는 잡지 ‘중국투자’ 5월호는 “경기 부양을 위해 투입되는 재정 4조 위안(800조원) 가운데 5800억 위안(116조원)이 에너지 인프라 건설에 쓰일 예정인데, 원전에 가장 많은 예산이 책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국제원자력기구(IAEA)·세계원자력협회(WNA)는 2030년까지 최대 300여 기의 신규 원전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700조원에 이르는 시장이다. ‘원전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현재 전체 전력 공급량의 2% 안팎인 원전 비율을 10년 안에 4%까지 끌어올린다는 정책 목표를 세우고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화력 발전 비용이 많아지고, 국제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확대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의 하나로 원전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발 ‘원전 르네상스’=WNA는 3월 보고서에서 “건설되고 있거나 추진 중인 원전 플랜트의 대부분은 아시아 국가에서 발주됐다”며 “아시아가 원전 건설 붐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이 앞장서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계획위가 2007년 발표한 ‘원자력 발전 중장기발전계획’에 따르면 원전의 전력 생산 용량을 현재 9GW(원자로 11기)에서 2020년까지 40GW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외신에 따르면 최대 60GW까지 늘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이를 위해 최대 40기의 원전을 신규 건설할 계획이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은 매년 원자로 3~4기 건설을 발주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원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국가원자능기구의 왕이런(王毅靭) 비서장은 “지난해 세계에서 건설에 들어간 원자로 10기 가운데 6기가 중국에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중국 동부 연해와 내륙에서 원전 5곳이 착공될 예정이라고 국가에너지국(國家能源局)이 전했다. 국가에너지국의 차오수둥(曺述棟) 부국장은 “향후 중국의 원전 투자 규모는 1조 위안이 넘는다” 고 밝혔다.

◆아시아 원전 붐=화력 발전 비율이 70%를 넘는 인도 역시 원전 건설에 발벗고 나섰다. 지난해 국제사회에서 인도에 대한 핵 관련 기술의 수출 규제가 풀리자 인도의 원전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고 있다.현지 언론은 2020년까지 인도가 적어도 원자로 25기를 건설할 것으로 예상했다. 프랑스 원전 설비 업체인 아레바는 2월 인도 측과 원자로 6기 건설 계약을 체결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파키스탄 원전 시장에는 중국이 먼저 깃발을 꽂았다. 인도 타임스는 최근 “중국이 파키스탄 카슈마 원자력 단지에 원자로 2기를 건설 중”이라 고 보도했다.

◆찬반 논쟁 가열=원전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이유는 석유·석탄 등 화력 발전의 대체 카드로 거론되는 신재생에너지로는 대용량의 전력을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 구조가 경제 전반에 끼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는 점도 고려됐다. 전문가들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대안으로 원전을 꼽고 있다. 원자로 1기당 연간 700만t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원전은 사고가 날 경우 대재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안전성’ 문제가 항상 대두된다. 중국 전력 업계 유관기관인 ‘전력발전촉진회’는 “원전은 태풍·지진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 등 기상 이변에 여전히 취약하고, 원자로 냉각을 위해 하천수를 쓰는 원전은 가뭄이 들면 가동하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원전 건설 붐으로 인한 우라늄 가격 상승도 부담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핵에너지기구는 세계의 우라늄 총매장량이 474만3000t(2007년 기준)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수준의 소비만으로도 50년 뒤면 바닥을 드러내는 양이다.


정용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