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문제는 고령자 스스로가 풀어야 합니다.”
여러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던 70대 고령자들이 갈수록 심각해져가는 고령화 문제를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의료, 언론, 문화, 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의 원로들이 주축이 된 ‘한국 골든에이지 포럼(Korea Golden Age Forum)’이 바로 그것.
2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창립기념식과 세미나를 가지고 본격적인 활동을 천명하고 나서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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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골든에이지포럼’은 2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창립기념식과 세미나를 진행했다. | 골든에이지 포럼은 김일순 공동대표 회장을 비롯해 공동대표에 김용문 전 보건복지부 차관, 이동준 전 성대 철학과 교수, 이성락 가천의대 총장, 김의숙 연세대 명예 교수, 감사에 가톨릭 의료원장을 역임한 김승조 분당차병원 명예원장, 기세채 한국통합의학방송센터 사장, 상임이사에 이광영 대한암협회 부회장, 이사에 김관희 (사)건강증진실천협의회 이사장, 연세대 법대학장을 역임한 박길준 연세대 명예 교수, 전세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 대학원장 등이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고령화 속도는 심각한데, 인식은 초보적”
창립기념식에서 김일순(연세대 명예 교수) 공동대표 회장은 골든에이지 포럼을 결성하게 된 동기에 대해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매우 심각한 상황인데, 이에 대한 인식이 대단히 초보적”이라며 “한국골든에이지포럼은 바로 이와 같은 문제를 고민하고 전문가들은 물론 정책당국자들과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 결성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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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순 공동대표 회장 | 김 회장은 또한 “고령자의 급속한 증가는 인류발전 및 진화과정에서 이상적인 인구구조로 변화해가는 이행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밝은 미래를 위한 일시적인 고통을 받아들여야 하며 비관적이거나 암울한 형상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창립기념식은 이어 강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의 축사 및 김관희 건강증진실천협의회 이사장의 선언문 낭독으로 이어졌다.
“고 연령대는 행복한 연령대”
창립기념식이 끝난 후에는 박길준 이사(전 연세대 법대학장)를 좌장으로 세미나가 진행됐다. 세미나에서는 먼저 이광영 상임이사(대한암협회 부회장)가 “고 연령대는 행복한 연령대”라는 주제의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행복은 절대적이라기보다 상대적이다”고 말문을 연 이 상임이사는 “어린이, 청소년, 젊은이 모두가 노인 못지않은 부담과 갈등이 있다”며 “나이와 행복은 상관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노인만큼 행복한 연령대는 없다. 노인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고, 싫은 사람을 만나거나 싫은 일을 할 필요가 없는 이른바 유유자적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상임이사의 주장. 실제로 미국 사회학지(American Socioology Review) 2008년 4월호는 가장 행복한 미국인은 가장 나이가 든 세대라는 두 편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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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영 상임 이사 | 이 상임이사는 또한 고령자가 더 행복해지기 위해 “노인 연령대는 다른 어떤 연령대보다 스스로 행복하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복감이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이며, 행복도 불행도, 사랑도 미움도 마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 자녀들의 생활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 손자손녀에게 지나치게 빠져들지 말며, △ 건강관리를 잘하고 노후를 미리 준비하며, △ 죽음에 대해 준비하고 있고, △ 가족이나 사회에 부담을 적게 주며 살아야 한다.
노년이 행복과 보람으로 한 단계 격상되려면 그동안의 경험을 후대에 전하고 베푸는 봉사의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 세대의 책임은 ‘잘 늙는 것’만이 아니라 이 경험을 가지고 선하고 행복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라는 것.
이 상임이사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가 장수지역으로 선정한 오끼나와 지역에 대한 ‘늙음이 우리에게 마련한 기쁨’에 대한 조사에서는 △ 소식, △ 온난한 기후, △ 낙천적 마음가짐과 늙는 것을 행복해 하는 마음, △ 가족 간의 교류, △친구와 이웃 간의 교류 등 잘 발달한 공동체적 삶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홍보 및 연구사업 펼칠 예정
행사는 이어서 임유식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조재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그린힐 조혜숙 원장의 지정 토론과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의 ‘즐거운 삶, 즐거운 노년’이라는 특강으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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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연령대는 다른 어떤 연령대보다 스스로 행복하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사진은 ‘제2회 탑골대동제 열혈노인’에서 열정적인 난타 공연을 펼치고 있는 노인들의 모습 ⓒ연합뉴스 | 한국골든에이지포럼은 앞으로 ① 고령자에 대한 이미지를 사회에 기여하는 생산적인 연령대로 개선하기 위한 학술연구 및 대국민 홍보사업, ②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 및 교육홍보, ③ 고령자 스스로의 인식전환을 통한 삶의 방식 전환과 새로운 사회 및 가족관계의 정립을 위한 교육과 계몽 및 이와 관련된 연구사업, ④ 노화로 인한 불편과 고통을 완화해 주는 제품의 개발 및 생산의 장려와 제품 추천, ⑤ 기타 이 법인이 설립목적에 부합된다고 판단되는 사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