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조우한 인문·예술이 한 자리에 모였다. 과학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접점을 전시, 공연, 상연 등으로 펼쳐 융합된 과학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장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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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과학과 인문·예술의 만남'이 과천과학관에서 열렸다. |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국립과천과학관이 주관한 '2009 과학과 인문.예술의 만남'이 지난 3일부터 오는 8일까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리고 있다.
'2009 과학과 인문·예술의 만남'은 크게 '보는 과학, 만져보는 과학', '즐기는 과학', '이야기하는 과학' 등 3가지로 구분된다.
전시의 형태가 주를 이루는 '보는 과학, 만져보는 과학'은 연세대 치과대학 메드아트팀이 준비한 '미술에 나타난 인체이미지를 차용한 해부일러스트', 사비나 미술관이 준비한 'New Sci-Art Open Lab.', 서울산업대 과학문화전시디자인연구소와 충북대 의학정보센터가 마련한 '뿌로와 마로의 신종플루 팡팡!', PERFORMATIVE의 'Neighboring Cube / Window+Wall', (주)크리에이션랩알리스의 '과학이 숨쉬는 명화실험실-화가의 비밀', 중앙대 디지털 과학사진팀의 '범죄의 재구성II' 등으로 행사장 전시실에 꾸려졌다.
오늘(5일) 셋째 날을 맞아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즐기는 과학'은 과학과 공연예술이 접목된 융합공연, 퍼포먼스, 디지털영화 등을 통해 과학을 어렵지 않게 유쾌하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의 'Rhythmic Gesture', 극단 청맥의 '관객과 함께하는 과학연극 생명의 나무, 다윈',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의 '작가와 함께하는 디지털대안영화제'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공연된 <과학과 함께하는 과학연극 '생명의 나무, 다윈'>은 극단 청맥이 지난달 25일까지 미마지 아트센터 눈빛극장에 올린 과학연극이다. '생명의 나무, 다윈'은 올해 찰스 다윈 탄생 200주년, 그의 명저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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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행사는 보고, 만지고, 즐기는 과학이 특징이다. |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이 연극은 다윈의 진화론을 놓고 벌어지는 종교적 논란과 사회적 갈등 등 과학이론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을 알기 쉽게 해설하고 있다.
'생명의 나무, 다윈'은 학술대회를 준비하는 대학원생들의 연극연습에서 시작된다. 일반인들에게 찰스 다윈이 말하는 진화의 정확한 의미를 알려주기 위한 단막극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대학원생들이 다윈의 <종의 기원> 출간 시점을 두고 논란을 벌이는 이야기를 연극으로 꾸민 것이다. 다윈이 왜 20년동안 <종의 기원> 출간을 미뤘는지에 대한 각자의 의견들이 드러나고 이에 대한 논란을 풀어가면서 진화론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과학과 인문·예술의 만남'에서 극단 청맥은 이 연극을 30분 내외로 축약해 공연했다. 진화론을 놓고 벌이는 토론과정의 핵심 단면을 잘라 보였다. 인류의 조상을 논하면서 겪게 되는 논쟁이 그 핵심을 이룬다.
원 연극은 다윈의 연구실과 거실, 다윈이 5년간 세계 탐사여행을 하면서 탔던 비글호, 대논쟁이 펼쳐진 옥스퍼드 등을 배경으로 한다. 다윈의 발자취를 따라 진화론의 핵심이 되는 자연변이를 짚어보고, 이론의 성격, 가정, 사회구조적 문제 등을 다각도에서 접근해 진화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2001년 창단한 극단 청맥은 2008년 <어느 핵물리학자의 방문>, 올해 <코펜하겐> 등의 과학연극을 공연해온 정극 극단이다.
이어 열린 '디지털대안영화제'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영화영상 기술의 발전된 모습을 영화제를 통해 설명했다. 새로운 영상기법이 예술과 접목되는 지점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이미지 창출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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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이 융합된 과학의 전시물을 보고 있다. | 프로그램된 영화들에는 지구의 환경오염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거나 무용과 컴퓨터그래픽스 등이 융합된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정지된 그림인 회화를 동영상으로 만들거나, 페인팅 온 글래스 기법을 사용하거나 무용과 영상을 융합된 영상들이 짧은 단만극 형식으로 소개됐다.
연이어 열릴 '이야기하는 과학'은 과학을 과학도구가 아닌 이야기로 풀어보는 시간이다. 주로 강연 등으로 진행되며 창의적인 글쓰기나 과학을 이야기로 만드는 과학스토리텔링이 여기에 포함된다. PERFORMATIVE는 '뉴미디어 아트의 새로운 시도, 아키텍쳐 프로젝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정재승 KAIST교수는 '과학도를 위한 과학글쓰기 특강'을 강연한다. 박상준 오멜라스 대표는 'SF의 계보와 트랜드'를, 하자센터는 '교실로 찾아간 이야기꾼의 과학공연'을 진행한다. 끝으로 SF & 판타지 도서관이 '사이언스 코스모스, 과학의 눈이 본 세계'를 진행해 전체 행사는 막을 내리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