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과학자들의 70% 이상이 ‘어렸을 적 과학박물관에서의 경험 덕분에 과학 분야로 진학을 결심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미래 과학인재를 키우는 데 있어 국립과천과학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이종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과학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국립과천과학관의 개관 첫돌을 기념해 13일 과천과학관 어울림홀에서 열린 ‘국립과천과학관 개관 1주년 기념공청회’에서다.
|
▲ 기조연설 중인 이종걸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 6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개관 첫돌 축하
오전 9시부터 거행된 기념식은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이 유공자들을 시상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이정민(KBS아나운서), 김지훈(영화감독), 박준형(개그맨) 등 3명에게 ‘국립과천과학관 홍보대사’ 위촉장을 수여했다. 함께 위촉된 안철수 KAIST 석좌교수는 개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기념식에는 김중현 교과부 차관, 이종걸 민주당 의원, 정윤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등 주요인사가 참석했고 600여명이 시민과 학생들이 함께했다.
|
▲ 국립과천과학관 홍보대사로 위촉된 이민정 아나운서, 김지훈 영화감독, 박준형 개그맨 (왼쪽 두번째부터) | ‘신기한 과학마술쇼’와 함께한 잠시의 휴식이 끝나고, 이종걸 위원장의 기조연설로 ‘국립과천과학관 개관 1주년 기념공청회’가 시작되었다.
이 위원장은 전문가의 영역이라 여겨지던 과학이 이제는 일상적인 차원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강조하며, 때문에 국립과천과학관은 앞으로 “첫째로 기초과학 체험을 통한 과학분야 인재양성의 공간, 둘째로 일반 대중이 과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 셋째로 다양한 학문의 융합 및 문화 창출의 공간 등 3개의 목표를 향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말하는 ‘과학관의 미래’
이어 과학관의 발전 방향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김찬종 서울대 교수가 ‘선진국 운영사례를 통해 본 과학관 발전방향’이라는 제목으로 첫 발표를 열었다.
김 교수는 “외국의 과학관들은 과학에 대한 흥미와 창의성을 촉진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며, ‘가족’이라는 테마를 이용해서 동물들의 사진을 가족사진처럼 액자에 넣어 꾸민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표유류 전시관의 예를 들었다. 아울러 “외국 과학관은 전임인력의 인건비 비중이 50%에 달하지만, 과천과학관은 20%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예산 지원과 전문인력 활용을 당부했다.
이어 박방주 중앙일보 과학전문기자가 ‘언론에서 바라본 과학관의 발전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박 기자는 “세계에서 오로지 한국의 과천과학관에만 있는 특색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메이저 언론에 노출된 과학관 관련 기사가 1년에 10건도 되지 않는다”며, 미디어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를 부탁했다.
김은희 학부모 대표는 ‘학부모로서 과학관에 거는 기대’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학부모들도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체험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
▲ '국립과천과학관 개관 1주년 기념공청회' 발표자들 | 발표 이후에는 유준희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패널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이현자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은 우리나라 학생들의 과학과목 성취도는 높지만 흥미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지적하고,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흥미와 호기심을 고취시키는 등 과천과학관이 ‘학교밖 교육’의 중심기관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한문정 숙명여고 교사는 “대표적인 비형식 과학교육기관인 과천과학관은 학교교육과 학교밖 교육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칭찬한 후, 과학관 주관으로 학생과 교사들을 위한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준비해달라고 건의했다.
이정구 과천과학관 자연사팀장은 “방문자들을 기쁘게 해주는 공간이 되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며, 재방문 비율이 높아지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아울러 “인력 관련 예산을 늘려 전시의 품질을 높이도록 많은 성원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과학관에서 봉사활동 중이 왕회정 서울대생은 ‘전시물에 대한 설명이 좀 더 쉬워야 가이드가 부족해도 관람객 전체가 알찬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청회 말미에 무대로 올라온 이상희 국립과천과학관장은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오늘의 소중한 의견을 모아 ‘국립과천과학관 선진화 추진(안)’을 수립·추진하여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과학관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
▲ 휴식 시간에 진행된 '신기학 과학마술' | 오후에는 과학관의 역할 되짚는 공동학술대회 열려
오후에는 앤씨홀과 큐씨1·2홀 등 3개 장소에서 동시에 학술대회가 열렸다. 주제는 <‘대중의 과학 이해’와 현대사회에서 과학관의 역할>로서 국립과천과학관, 한국과학기술학회, 한국과학사학회 등이 공동주최했다.
1부에서는 일본과학미래관(Miraikan)의 나카시마 요시카즈 부관장이 ‘일본 과학미래관의 도전’을 주제로 발표했다. 나카시마 부관장은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것은 곧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라며, 과학관은 미래사회를 체험할 수 있는 지혜의 장소임을 강조했다.
2부는 ‘과학관과 과학교육’, ‘한국 과학관의 역사’, ‘과학관과 시민대중’을 주제로 3개 장소에서 각각의 세션이 진행되었다.
이 중 큐씨2홀에서 열린 ‘과학관과 시민대중’ 세션에서는 조숙경 한국과학창의재단 홍보실장이 ‘서구에서 과학관의 역사와 현황’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어 임소연 서울대 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생이 ‘대한민국에 성인용 과학관을 허하라’라는 주제로, 남경욱 국립과천과학관 과학기술사팀 연구사가 ‘과학기술사료관 설립의 의미와 역할’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발표했다.
조 실장은 발표에 앞서 “90년대에는 과학박물관에 대한 연구가 논문주제로 부적합하다는 평을 듣곤 했는데, 이제는 공동학술대회까지 열릴 정도로 과학관에 대한 관심이 커져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이어 제3부는 ‘과학전시기법의 변천’, ‘근현대사회와 과학기술’, ‘과학기술과 위험’을 주제로 동시 세션이 진행되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풍성하게 진행된 ‘국립과천과학관 개관 1주년 기념행사’는 첫돌을 맞은 국립과천과학관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을 확인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과천과학관이 ‘과학교육’과 ‘과학대중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과천과학관은 무료로 개방되어 기념행사 전후로 많은 시민들이 여유있는 모습으로 과학관을 둘러볼 수 있었다. 앞으로 11월 내내 ‘무선모형 자동차 경주대회’, ‘슈퍼 울트라 초특급 탐험대’ 뮤지컬 공연 등 알찬 행사들이 예정되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