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산소이장문제

FERRIMAN 2010. 12. 28. 11:22

아우들에게

또 한분의 송계 어른이 애절한 인생을 마감하셨다.

16세에 척박한 동네로 시집오셔서 80세에 세상을 등졌으니,

가난과 싸운 60수년의 세월이 오죽이나 길게 느껴졌을까?

거기다

예측할 수 없이 자행되는 남편의 폭력 앞에서 멍자국 만지며

얼마나 엄청난 자괴심을 느꼈을까?

우발적으로 때리는 아저씨도,  맞고도 저항 한번 제대로 못하는 아주머니도

모두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라는 사실을  최근에사 인지하게 되었고... 

사정 아는 집안 분들은 혼자소리처럼 " 잘 돌아가셨다 " 고 했다.

척산 아주머니는 화장한  유골이 나무상자에 담겨서, 

옥천사 올라가는 길목에 묘지가 만들어졌다.  

 

부산 숙모와 송계 아제, 나, 

세사람이 내년 봄을 예정하고 산소이장에 관해서 재협의가 있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 내년 봄 한식(양력 4월6일 수요일) 전후에 이장한다.

- 정확한 날짜는 부산숙모가 날을 잡아서 다시 알려준다.

- 한식 3일전이 할아버지 기일임으로 날을 받을때 피해야  함.

- 이장하면서 앞으로 가족묘지가 될 수 있도록 주변정돈을 다시 한다.

- 필요한 경비는 나, 부산숙모, 송계삼촌이 분담한다.

- 이장 날짜가 정해지는 시점(대략 D-20)에 분담 금액을 알려주면 송금한다.

- 이 시점에 내가 송계 조부모 산소에 가서 이장함을 고할 예정임.

- 이장하기 전 산신령에게 제를 올리는 행사는 부산에서만 하고 부산숙모가 주관하여 한다.

- 송계 할머니, 부산 숙부 성묘갈 때 주로 이용하는 길은 이씨 집안 소유의 산을

   지나가야 함으로, 통제를 받을 우려가 있음. 따라서 길을 새로 내야 함.

   이 길을 만들때 조그만 주차장도 만들 예정임(송계 삼촌 의견) 

- 우리 산에 모셔져 있는 증조모 산소의 위치가 나빠서  물이 끼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 따라서 이장이 불가피한 실정임. 우리가 보기에 딱하니 송계 아제가 우리 산소 이장할 때 

   큰집에서 같이 참여하도록 권유했으나 관심을 끌여드리지 못했음.

   부산숙모가 다시 권유해 보기로 하고, 경제적인 문제가 있으면 우리가

   일부 지원할 의향도 있으나 큰집에 말을 꺼내기가 곤란하다는 의견이 오고감.

 

이상이 그 자리에서 나눈 대략적인 이야기임.

현도 혼사(2월26일)가 임박하여 송계아제가 불편해 하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아제가 문제 삼지 않은게 다행스럽다. 

조부모 산소를 이장하면서 가족묘지로 자리잡으려면 여러가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생기겠지만 개나리, 철쭉피어 있는 정원 같은 묘지에 집집이 좋은 일 생길때

기념식수하고, 그 나무 자라는 것 보면서 성묘하는 내 후손들의 모습을 머리 속에 그려본다.  

 

또 다음 주 1월 5일(음력 12월3일) 자정이 부산숙부 제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는 아버지 제사 때 얼굴들 보자.

맏형이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