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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그래핀의 응용한계와 신소재 개발

FERRIMAN 2011. 2. 9. 10:54


차세대 신소재, 그 주인공은? 그래핀의 응용한계와 신소재 개발 2011년 02월 09일(수)

신소재 개발을 위한 노력은 끊임이 없다.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의 주역 ‘그래핀(graphene)’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거쳐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와중에 또 다른 신소재가 개발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몰리브데나이트(molybdenite)라는 광물을 이용한 전자기 칩이다. 관련 연구진에 따르면, 이는 그래핀보다 우수하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실리콘 반도체의 대안이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핀이 상용화 되지도 않은 시점에 이 전자기 칩이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차세대 소재로 손색이 없을 것 같았던 그래핀이 응용 면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핀을 디지털 반도체로 상용화시키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에는 부적합한 그래핀?

▲ 그래핀(graphene). 흑연에서 한층을 벗겨낸 탄소나노물질로 차세대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Intercalactionrp
현재 그래핀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분야는 바로 디스플레이다.

그 중에서도 그래핀은 투명전극(ITO)의 대체용 소재로써 각광받고 있는데, 투명전극은 광투과율이 높은 전극으로 터치스크린의 핵심부품으로 사용된다.

이는 잘 휘어지고 투명하며 전하 이동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그래핀의 장점을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만약 그래핀의 상용화가 가능하다면, 최근 폭넓게 이용되고 있는 터치 스크린기술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그래핀을 이용한 디지털기기 성능향상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디지털은 간단히 전류의 흐름 여부를 가지고 0과 1 두 가지 신호를 만들어 정보를 전달하는 시스템이기에 전류가 특정한 조건에서만 흐르는 반도체가 필요하다.

이것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 반도체가 가지는 띠 간격(band gap)이다. 이는 절연체에서 전자에 점유된 가장 높은 에너지띠 맨 위부터 가장 낮은 공간 띠 바닥 사이의 에너지 차이를 말한다. 이 간격으로 인해 평소에는 전자가 전달되지 않아 전류가 흐르지 않지만 어떤 조건을 가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전류가 흐르게 된다.

즉, 디지털 반도체로써 이용하려면 이 띠 간격이 존재해야 하는데 그래핀은 이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인위적으로 띠 간격을 만들면 전하이동속도가 느려져 성능이 매우 떨어져 버린다. 이로 인해 그래핀은 현재 아날로그적인 기술에만 상용화할만한 응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리콘과 그래핀의 장점을 가진 신소재

▲ 몰리브데나이트(molybdenite, 휘수연석).  ⓒRobLavinsky
이에 몰리브데나이트를 이용한 신소재의 개발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몰리브데나이트는 우리말로 휘수연석이라고도 부르며 화학성분은 MoS2다. 미국 콜로라도주의 클라이막스나 노르웨이의 텔레마르크 등이 주산지며 자연에 풍부하게 존재해 합금강이나 윤활유 첨가제 등으로 이용된다.

스위스 로잔공대(EPFL) 산하의 나노전자구조연구소(LANES)연구진은 이 몰리브데나이트를 전자기기에 응용하면 그래핀이나 실리콘 반도체보다 좋은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지난 1월 30일자 네이쳐 나노기술 온라인 판에 발표했다.

그래핀이 차세대 신소재로 각광받은 이유는 바로 얇고 투명하며 유연한 구조 때문에 활용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몰리브데나이트도 이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핀처럼 얇은 2차원 물질로 나노기술에 사용될 수 있다. 연구를 진행한 안드라스 키스(Andras Kis)교수는 “몰리브데나이트를 매우 작은 트랜지스터, LED, 태양전지 등에 유용하게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며 그것이 가지는 장점과 특색을 현재 사용 중인 실리콘 반도체 및 그래핀과 비교했다.

우선 실리콘에 비해 적은 부피에서 더 높은 효율을 보일 수 있다. 안드라스 키스 교수는 “2나노미터의 실리콘 시트에서보다 0.65 나노미터의 몰리브데나이트 시트 내에서 전자들이 더 쉽게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3차원 구조를 가지고 있는 실리콘에 의해 더욱 적은 부피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래핀과 마찬가지로 나노 박막기술을 통해 실생활에 더욱 유용하게 이용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핀과 비교했을 때는 역시 앞서 언급한 띠 간격의 존재여부에서 그 차이가 나타난다. 띠 간격의 존재는 디지털 디바이스로서 이용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는 또한 에너지 절약 면에서도 큰 효과를 보인다.

몰리브데나이트를 이용한 트랜지스터는 실리콘을 이용한 기존의 것에 비해 대기(standby)상태에서 무려 10만배나 적은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은 매우 이상적인 띠 간격 때문. 띠 간격을 가지고 있으면 트랜지스터를 켜고 끄는 것을 조절하는데 이용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으며 몰리브데나이트가 가지는 1.8eV의 띠 간격은 이 역할을 해내는데 매우 좋은 조건이다.

기술력은 물론 실리콘 산업과 시장경쟁서도 살아남아야

그렇다고 몰리브데나이트가 차세대 신소재로 완전히 자리매김한 것은 아니다. 이 또한 아직 개발단계에 불과하며 그래핀은 그 나름대로의 장점을 여전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광 투과성이나 강도 등이 그것이다.

또한 신소재를 이용하면서도 그 기술적 방법들은 실리콘 반도체에서의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려는 모습들도 지적을 받고 있다.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방식의 소자들이 개발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혹은 기존의 소재를 적절히 결합해 획기적인 성능 향상을 꾀하는 연구들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여전히 차세대를 이끌 신소재는 무엇이 될지 쉽게 가늠할 수는 없다.

더 높아만지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신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상용화나 이미 높은 시장성을 확보하고 있는 실리콘 산업과의 경쟁 등은 신소재 개발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자 소자 기술의 전환점에 거의 다다른 이 때, 어떤 기술이 실용성과 함께 시장성까지 먼저 정복하느냐가 차세대 신소재를 결정지을 것이다.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1.02.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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