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입력 2011.02.11 00:18 / 수정 2011.02.11 07:36
설 특집 TV프로그램이었던 ‘세시봉 콘서트’는 특히 중년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젊은 시절의 추억에 흠뻑 빠지게 하는 감동과 더불어 이 시대의 중년으로서 피할 수 없는 고단한 현실에 대한 위로도 함께했으리라 본다. 그러나 위로는 단편적 감동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다. 오늘날 중년의 핵심은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720만 명을 말하며, 그들은 은퇴대란의 중심에 있다. 게다가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베이비부머의 부모 중 70%는 생활비 도움이 필요하고, 자녀의 결혼 준비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베이비부머도 90%에 달했다. 본인의 노후 대비는 물론 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의 삼중고를 겪고 있는 세대인 셈이다. 이것은 이들이 무너지면 이들의 부모세대와 자녀들의 고통도 함께 이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단지 720만 명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앞으로 9년간 해마다 약8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가 직장을 떠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재취업이나 창업 프로그램을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곳은 중기청 산하 소상공인진흥원이 유일하다. 정부와 기업은 더 이상 ‘나 몰라라’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중년인 그들에게 국가가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들을 보호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 때문만이 아니다. 새롭게 증명된 그들의 능력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뇌과학 실험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욕타임스의 의학 전문기자인 바버라 스트로치는 수십 명의 신경과학자와 심리학자들이 10년에서 길게는 40년간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우리 생애 최고의 뇌는 ‘중년의 뇌’라고 발표했다. 그녀는 중년의 나이에 대한 재규정을 넘어, 중년의 뇌를 흔히들 ‘퇴행하는 뇌’로 인식하는 20세기식 통념을 확실하게 뒤집어 보였다. 그중에서도 여성 심리학자 셰리 윌리스가 40년간 해온 수명 연구가 눈길을 끌었다. 미국 시애틀의 20~90세 다양한 직업 남녀 6000명을 체계적으로 추적해온 이 연구의 결과를 보면, 참가자들은 ‘인지능력 검사’에서 다른 어떤 나이대보다도 40~65세 중년에 최고의 수행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뇌 스캐너를 이용해 늙어가는 인간들을 실시간 관찰한 연구자들은 뇌세포가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다량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뇌는 중년에도 계속 성장할 뿐만 아니라 최신 과학은 중년 뇌가 20대 뇌보다 더 뛰어나다는 수많은 증거를 쏟아내고 있다. 몇 해 전에 뉴욕을 출발한 여객기가 엔진 속으로 날아든 거위 떼를 피하려 허드슨 강에 불시착했던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제트 여객기도 멀쩡했고 150명의 승객도 전원 생존했다. 그 노련한 조종사는 57세였고 전 승무원과 구조를 도운 예인선은 물론 여객선의 선장들도 모두 중년이라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현명한 중년 뇌의 존재를 극명하게 입증한 예였다.
자, 이제 우리에게도 최소한 720만 명의 중년 핵심세대가 소중한 자산으로 느껴지지 않는가. 정부는 앞으로 이 사안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혜안을 가진 정부라면 퇴장당하는 중년을 구제하는 차원이 아닌, 이 똑똑한 뇌를 갖고 있는 중년을 활용할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이 복지대책과 관련해 “대한민국 정부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복지를 향상시키고 있다”고 전한 것에 그 해결책도 포함되길 기대한다. 그러면 100억원이 넘는 국민의 혈세를 들여 무용지물 홍보관들을 만든 지자체의 행태는 간과할 일이 아니다. 복지예산 탓하기 전에 세금 낭비부터 잡아야 한다.
‘단 한번 미소에 터져버린 내 영혼, 사랑이야~사랑이야~’. 국가 지도자라면 국민에게 이런 꿈같은 지지를 받고 싶지 않을까? 먼 브라질 얘기만이 아니다. 며칠 전 청와대가 자체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 지지율은 높은데 바닥 민심은 왜 안 좋은가를 놓고 분석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제 지지율 숫자는 머릿수가 아니라 심장박동수를 세야 할 것이다. 특히 새로운 희망이 될 중년의 심장박동수를 말이다.
유재하 UCO마케팅그룹 대표이사
[중앙시평] 중년이 희망이다
유 재 하
UCO마케팅그룹 대표이사
‘당신은 누구시길래 이렇게/내 마음 깊은 거기에 찾아와/어느새 촛불 하나 이렇게/ 밝혀놓으셨나요/어느 별 어느 하늘이 이렇게/당신이 피워놓으신 불처럼/밤이면 밤마다 이렇게/타오를 수 있나요/언젠가 어느 곳에선가 한번은 올 것 같던 순간/가슴속에 항상 혼자 예감하던 그 순간/ 단 한번 미소에 터져버린 내 영혼/ 사랑이야~사랑이야~’ (송창식 노래 ‘사랑이야’ 중)UCO마케팅그룹 대표이사
설 특집 TV프로그램이었던 ‘세시봉 콘서트’는 특히 중년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젊은 시절의 추억에 흠뻑 빠지게 하는 감동과 더불어 이 시대의 중년으로서 피할 수 없는 고단한 현실에 대한 위로도 함께했으리라 본다. 그러나 위로는 단편적 감동으로 해결될 것이 아니다. 오늘날 중년의 핵심은 베이비부머로 불리는 720만 명을 말하며, 그들은 은퇴대란의 중심에 있다. 게다가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베이비부머의 부모 중 70%는 생활비 도움이 필요하고, 자녀의 결혼 준비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베이비부머도 90%에 달했다. 본인의 노후 대비는 물론 부모 부양과 자녀 지원의 삼중고를 겪고 있는 세대인 셈이다. 이것은 이들이 무너지면 이들의 부모세대와 자녀들의 고통도 함께 이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단지 720만 명만의 문제가 아니란 것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앞으로 9년간 해마다 약8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가 직장을 떠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재취업이나 창업 프로그램을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곳은 중기청 산하 소상공인진흥원이 유일하다. 정부와 기업은 더 이상 ‘나 몰라라’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중년인 그들에게 국가가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들을 보호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 때문만이 아니다. 새롭게 증명된 그들의 능력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뇌과학 실험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욕타임스의 의학 전문기자인 바버라 스트로치는 수십 명의 신경과학자와 심리학자들이 10년에서 길게는 40년간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우리 생애 최고의 뇌는 ‘중년의 뇌’라고 발표했다. 그녀는 중년의 나이에 대한 재규정을 넘어, 중년의 뇌를 흔히들 ‘퇴행하는 뇌’로 인식하는 20세기식 통념을 확실하게 뒤집어 보였다. 그중에서도 여성 심리학자 셰리 윌리스가 40년간 해온 수명 연구가 눈길을 끌었다. 미국 시애틀의 20~90세 다양한 직업 남녀 6000명을 체계적으로 추적해온 이 연구의 결과를 보면, 참가자들은 ‘인지능력 검사’에서 다른 어떤 나이대보다도 40~65세 중년에 최고의 수행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뇌 스캐너를 이용해 늙어가는 인간들을 실시간 관찰한 연구자들은 뇌세포가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다량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뇌는 중년에도 계속 성장할 뿐만 아니라 최신 과학은 중년 뇌가 20대 뇌보다 더 뛰어나다는 수많은 증거를 쏟아내고 있다. 몇 해 전에 뉴욕을 출발한 여객기가 엔진 속으로 날아든 거위 떼를 피하려 허드슨 강에 불시착했던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제트 여객기도 멀쩡했고 150명의 승객도 전원 생존했다. 그 노련한 조종사는 57세였고 전 승무원과 구조를 도운 예인선은 물론 여객선의 선장들도 모두 중년이라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현명한 중년 뇌의 존재를 극명하게 입증한 예였다.
자, 이제 우리에게도 최소한 720만 명의 중년 핵심세대가 소중한 자산으로 느껴지지 않는가. 정부는 앞으로 이 사안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혜안을 가진 정부라면 퇴장당하는 중년을 구제하는 차원이 아닌, 이 똑똑한 뇌를 갖고 있는 중년을 활용할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이 복지대책과 관련해 “대한민국 정부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복지를 향상시키고 있다”고 전한 것에 그 해결책도 포함되길 기대한다. 그러면 100억원이 넘는 국민의 혈세를 들여 무용지물 홍보관들을 만든 지자체의 행태는 간과할 일이 아니다. 복지예산 탓하기 전에 세금 낭비부터 잡아야 한다.
‘단 한번 미소에 터져버린 내 영혼, 사랑이야~사랑이야~’. 국가 지도자라면 국민에게 이런 꿈같은 지지를 받고 싶지 않을까? 먼 브라질 얘기만이 아니다. 며칠 전 청와대가 자체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 지지율은 높은데 바닥 민심은 왜 안 좋은가를 놓고 분석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제 지지율 숫자는 머릿수가 아니라 심장박동수를 세야 할 것이다. 특히 새로운 희망이 될 중년의 심장박동수를 말이다.
유재하 UCO마케팅그룹 대표이사
'내가 보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이언스타임즈] 착시예술-창의력 (0) | 2011.02.17 |
---|---|
[전자신문]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산업 규모 (0) | 2011.02.15 |
[매일경제] 직장인의 급료현황 (0) | 2011.01.26 |
늙어 간다는 것 (0) | 2011.01.19 |
[매일경제] 부자의 정의 (0) | 2011.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