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수건 짜는 대기업…직원들 임금도 제자리
[중앙일보] 입력 2016.08.18 00:01 수정 2016.08.18 00:01
30대 기업이 올 상반기 직원들에게 지급한 인당 평균 보수(3838만원)가 지난해보다 0.4% 상승하는 데 그쳤다. 본지가 매출 상위 30대 기업(지난해 기준)의 반기 보고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소비자 물가상승률(0.9%)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상황을 ‘준(準)디플레이션’으로 규정했다. 그는 “대기업이 임금을 올리지 않으면 직원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이렇게 되면 기업 실적이 악화돼 다시 임금을 올릴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결국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침체하는 디플레이션에 준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우려했다.
조사대상 30개 기업의 불과 1년 전(2014년 대비 2015년) 연봉 상승률은 5.9%였다. 1년 만에 임금 상승세가 0.4%로 크게 고꾸라진 것이다. 상반기 구조조정 태풍에 휘말렸던 조선업종의 보수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연봉의 절반 대비 올해 상반기 보수 하락폭은 대우조선해양(-650만원), 현대중공업(-648만원), 삼성중공업(-250만원) 순이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데 계급장은 무의미했다. 등기임원 연봉도 같은 기간 거의 오르지 않았다. 30개 기업 등기임원의 상반기 1인당 평균 보수 지급액은 5억686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억6728만원)과 거의 비슷했다. 지난해 13.4%나 임금을 확 깎았던 30대 기업 등기 임원들은 여전히 지난해 수준의 돈을 받고 있었다.
현대건설은 등기이사에게 1인당 1억2500만원을 지급해 30대 그룹 중 최고경영진에게 지급한 평균 보수가 가장 적었다. 포스코(2억600만원)·대우건설(2억9500만원) 등 구조조정의 다음 타깃으로 물망에 오른 건설·철강 분야도 등기임원 보수가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경영진의 구조조정 책임론이 불거지기도 했던 조선 ‘빅3’의 경우 직원보다 최고경영자(CEO) 연봉이 더 많이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의 최길선·권오갑 대표는 올해 임금을 전액 반납했고,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달부터 임금 전액을 반납하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해 9월부터 기본급의 20%를 반납하고 있다.
반면 등기이사에게 가장 후한 기업은 LG유플러스였다. 상반기에만 1인당 평균 19억9800만원을 지급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18억5500만원) 보다 등기이사에게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한 건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총 보수지급액(39억9600만원)에 이상철 LG유플러스 고문의 퇴직금(17억7400만원)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 연봉은 더 낮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기업들도 보수에 퇴직금이 포함돼 있다.
유병규 한국산업연구원장은 “임금은 대기업의 생산성을 반영하는 지표라는 측면에서, 대기업조차 임금이 안 오른다는 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약화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내수 활력이 약화하고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여기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상반기 대기업 인력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연말 정규직 기준 53만4825명을 고용했던 30대 기업은 올해 6월 말 52만6952명으로 근로자가 줄었다(-1.5%). LG전자(-4676명)·삼성전자(-2172명) 등 전자 업종이 정규직을 많이 감축했다. 조선업종 역시 정규직이 감소했다. 조선업 불황 속에 명예 퇴직자가 늘어난 탓이다. 삼성중공업이 1362명이나 인력을 줄였고, 현대중공업(-820명)과 대우조선해양(-318명)도 인력이 감소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상반기 30대 기업 중 정규직이 가장 많이 증가(945명)한 기업으로 꼽혔다.
한편 상반기 직원 평균 보수 1위는 SK텔레콤(6700만원)이 차지했다. 연봉으로 따지면 평균 1억3400만원 정도를 받는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지난해에도 삼성전자와 함께 30대 그룹에서 가장 많은 연봉(1억100만원)을 직원에게 지급한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4766만원) 대비 올 상반기(6608만원) 직원 월급을 가장 많이 올려준 기업은 에쓰오일이었다. 에쓰오일은 2015년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직원 임금을 38.6%나 올려준 반면, 같은 기간 등기이사의 인당 평균 보수는 오히려 절반 가량으로 깎았다(-51.9%).
유통업계 대기업은 전반적으로 보수가 적었다. 이마트(1500만원)·롯데쇼핑(1778만원) 등 국내 양대 유통업체가 상반기에 직원들에게 지급한 금액은 다른 30대 기업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문희철 기자
![기사 이미지](http://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608/17/htm_20160817235747114978.jpg)
자료:금융감독원·중앙일보 설문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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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중앙일보 설문 조사
임금 상승률 1년새 5.9 → 0.4%로
등기임원 연봉도 오르지 않아
소비 위축 → 성장 둔화 ‘준디플레’
전자·조선 등 인력도 많이 줄어
반면 등기이사에게 가장 후한 기업은 LG유플러스였다. 상반기에만 1인당 평균 19억9800만원을 지급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18억5500만원) 보다 등기이사에게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한 건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총 보수지급액(39억9600만원)에 이상철 LG유플러스 고문의 퇴직금(17억7400만원)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 연봉은 더 낮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기업들도 보수에 퇴직금이 포함돼 있다.
유병규 한국산업연구원장은 “임금은 대기업의 생산성을 반영하는 지표라는 측면에서, 대기업조차 임금이 안 오른다는 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약화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내수 활력이 약화하고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여기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상반기 대기업 인력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연말 정규직 기준 53만4825명을 고용했던 30대 기업은 올해 6월 말 52만6952명으로 근로자가 줄었다(-1.5%). LG전자(-4676명)·삼성전자(-2172명) 등 전자 업종이 정규직을 많이 감축했다. 조선업종 역시 정규직이 감소했다. 조선업 불황 속에 명예 퇴직자가 늘어난 탓이다. 삼성중공업이 1362명이나 인력을 줄였고, 현대중공업(-820명)과 대우조선해양(-318명)도 인력이 감소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상반기 30대 기업 중 정규직이 가장 많이 증가(945명)한 기업으로 꼽혔다.
한편 상반기 직원 평균 보수 1위는 SK텔레콤(6700만원)이 차지했다. 연봉으로 따지면 평균 1억3400만원 정도를 받는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은 지난해에도 삼성전자와 함께 30대 그룹에서 가장 많은 연봉(1억100만원)을 직원에게 지급한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4766만원) 대비 올 상반기(6608만원) 직원 월급을 가장 많이 올려준 기업은 에쓰오일이었다. 에쓰오일은 2015년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직원 임금을 38.6%나 올려준 반면, 같은 기간 등기이사의 인당 평균 보수는 오히려 절반 가량으로 깎았다(-51.9%).
유통업계 대기업은 전반적으로 보수가 적었다. 이마트(1500만원)·롯데쇼핑(1778만원) 등 국내 양대 유통업체가 상반기에 직원들에게 지급한 금액은 다른 30대 기업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문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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