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여름방학 때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자기소개서 설명회. [중앙포토]
Q. 올해 대학입시를 치르는 고3 학생입니다. 수시모집에 지원하고 싶은데 아직 자기소개서(자소서) 준비를 못했습니다. 이번 여름방학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자소서를 잘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이모군·18·서울 노원구)
A. 올해 수시모집은 9월 11일 시작합니다. 일정상 자소서 작성은 8월까지 끝내야 합니다. 학생부는 내신성적 등 기재사항이 이미 결정돼 있기 때문에 본인 의지로 바꾸기 힘듭니다. 하지만 자소서는 남은 기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수시모집 합격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소서를 잘 쓸 수 있을까요. 자소서는 3개의 공통 문항과 1개의 대학별 자율 문항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공통 문항은 크게 학습 경험과 교내 활동, 나눔·협력 등 경험 세 가지로 나뉩니다.
각 질문의 초점에 맞춰 답변하되 여기엔 꼭 해야 할 것 세 가지와 해선 안 될 세 가지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3필(必) 3불(不) 원칙’이라 부릅니다. 먼저 자소서에는 자신만의 구체적인 경험이 녹아나야 합니다. 학급 임원을 했다면 그 경험을 통해 뭘 느꼈고 어떤 성장이 가능했는지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해당 전공에 지원한 이유가 뚜렷해야 합니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단순히 흥미가 있다. 관련 독서를 많이 했다는 식의 답변으론 전공 적합성을 드러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나눔 활동 질문에서도 전공 관심도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평소 건축에 관심이 많았는데 양로원에 갔더니 창문 틈새가 벌어져 비가 샜다, 실리콘을 쏴서 보수해 드렸 다’는 식으로 기술이 가능합니다. 단순히 ‘어르신들의 어깨를 주물러 드렸다’는 내용보다 훨씬 의미 있습니다.
세 번째는 학생부에 자세한 설명을 붙인다고 생각하며 쓰는 겁니다.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은 "학생부가 사실의 뼈대라면 자소서는 뼈대에 살을 붙이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경험이 갖고 있는 의미, 자신에게 미친 영향,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동기가 잘 드러나도록 쓰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절대 해선 안 될 세 가지도 있습니다. 먼저 남의 것을 베껴 쓰거나 과장해서 ‘자소설’을 쓰는 일입니다. 두 번째로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어른스러운 문체를 쓰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았거나 부모나 교사가 대필해 준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언을 구할 순 있지만 고쳐 쓰는 것은 꼭 본인이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수상 실적 등 단순 경험 나열식의 글쓰기도 피해야 합니다. 김혜남 교사는 "한두 가지 경험을 쓰더라도 성장과 깨달음 등의 의미가 담겨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방학 기간을 활용해 친구들과 서로 발표해 가며 스터디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말로 표현해 보면서 자소서를 딱딱한 문어체가 아니라 읽기 쉬운 구어체로 쓰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윤석만 기자 s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