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세상

[수원시 평생학습관 웹진 와] 미국의 시니어 정책-8

FERRIMAN 2017. 7. 27. 11:32

고령화에 대응하는 사회혁신의 사례, 앙코르닷오알지

2017.04.28 19:34:32 부제목: [기획연재] 미국의 시니어정책 ⑧ 필자명: 정건화 필자소개: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로 사회혁신을 통한 지역사회 발전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시민사회-행정(지방정부)-대학 간 협력을 위한 크고 작은 실험들에 참여하고 있고 최근에는 고령화와 베이비 부머의 은퇴 후 삶과 사회공헌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한반도 경제론』, 『노무현 시대의 좌절』, 『한국사회의 쟁점과 전망』, 『북한의 노동』 등 다수의 공저가 있다.

2016년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앙코르 2016(Encore 2016)’ 컨퍼런스에 참여했다. 이 컨퍼런스는 앙코르닷오알지(Encore. org)가 개최하는 전국적 규모의 행사로서 베이비붐 세대의 사회공헌을 지지하고 실행하며 협력하고 후원하는 사람들의 잔치였다.

앙코르닷오알지는 미국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삶과 노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다양한 캠페인과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민간비영리조직이다. 새로운 관점이란 ‘은퇴 후의 삶’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 것으로,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후 생활이 '인생의 새로운 단계(a new life stage)' 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앙코르닷오알지는 ‘소셜 임팩트(social impact)에 초점을 맞춘 사회혁신(가)조직’으로 스스로를 규정하며, 수많은 모델들의 보고(wealth of models)인 미국 전역, 그리고 해외 여러 나라의 앙코르 네트워크를 움직이는 엔진이자 촉매자로 위치 하려 한다. 구체적으로는 '은퇴를 고려하거나 이미 은퇴한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능력을 지닌 시니어들이 개인적 차원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와 보람을 느끼고, 동시에 바람직한 사회적 영향력를 만들어 내는 활동 (앙코르 사업, 앙코르 커리어)'을 지원하며, 이러한 활동을 '하나의 시민운동적 흐름으로 성장시키고 자리를 잡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공모사업과 시상, 언론홍보와 연구조사, 사례의 축적과 기록, 출판, 컨퍼런스와 모임 개최, 네트워킹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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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2016' 컨퍼런스 웹사이트

앙코르 2016 컨퍼런스

컨퍼런스는 2월 9일 아침 참가자들을 위한 일종의 오리엔테이션 모임인 앙코르 네트워크 리더십(Encore Network Leadership)을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공식 개막행사가 시작되기 전이지만 이미 동시다발로 여러 곳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사전행사(pre-Conference)가 일정표를 가득 채웠다. 전국에서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참석하는 행사이므로, 함께 모여 정보와 생각을 나누고 필요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최대한 효율적으로 시간을 배정하고 가능한 많은 것을 하려는 주최 측의 의도와 노력이 반영된 일정이었다.

행사장에 들어선 나를 맞아준 60대 초중반 여성은 네트워크 사업을 책임진 벳시 월리(Betsy Werley, Director of Network Expansion)였다. 컨퍼런스 참가를 앞두고 수차례 오간 메일을 통해 그녀의 성실함, 부지런함 그리고 꼼꼼함이 인상적이었는데 직접 만나보니 차분한 목소리와 참석자 모두를 배려하는 태도, 몸에 배인 친절함이 돋보이는 사람이었다. 변호사이자 임원으로 26년간 거대 금융기업(JPMorgan Chase & Co)에서 일하다 2005년 비영리부문으로 옮겨온 그녀는 법률가보다는 따스한 인품의 지역활동가같았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일인 네트워크 사업을 맡기에 적임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와 함께 1시간 남짓 진행된 오리엔테이션은 앙코르닷오알지라는 단체에 대한 소개의 시간이었다. 벳시의 차분한 설명은 단체의 역사, 비전과 목표 등으로 구성된 프리젠테이션 자료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참석자들의 관심과 집중을 이끌어냈다. 그녀는 과거 참가자들을 호명해서 그들의 당시 참석 동기와 소감, 이후 활동에 대해서 소개하도록 함으로써 이번 참석이 마지막 참석이 되지 않도록 동기부여를 해주었다. 또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고 현장에서 참석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낯선 모임에서 개방적이고 열린 관계망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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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6 앙코르 컨퍼런스

컨퍼런스에서는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은 느낌이었고, 돌아온 후에도 한동안 앙코르닷오알지의 설립자이자 CEO인 마크 프리드만(Marc Freedman)의 강연 마지막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마음에 남아있었다.

‘장수혁명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입니다. 인생이모작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인생 황금기라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치명적 실수’가 될 것입니다.‘

이후 마크 프리드만은 한국을 방문, 서울 50플러스재단이 개최한 <서울50+국제포럼>(2016년 11월 7일~11월 8일)에 기조강연자(Keynote Speaker)로 참여했다. 벳시 여사는 주한미국대사관과 서울 50플러스재단이 함께 개최한 제3회 앙코르 50+포럼(‘앙코르 탈렌트(EncoreTalent), 숨어 있는 사회적 자본 50+’, 2016년 10월 14일)의 온라인 주제발표자로 참여해 참가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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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0+국제포럼2016

<출처: 서울50+재단, 50+리포트 3호,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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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대사관 용산별관에서 진행중인 앙코르50+포럼 (2016년10월14일)

<출처: 서울50+재단, 50+리포트 3호, 2016.>

이하에서는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앙코르2016 컨퍼런스, 서울에서 열린 <50+국제포럼> 및 <50+포럼>에서 보고 들은 내용, 그리고 컨퍼런스 참가를 준비하면서 검색하고 정리한 내용,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는 자료와 정보들을 중심으로 앙코르닷오알지의 대표적인 활동들을 소개하기로 한다.

앙코르닷오알지와 설립자 마크 프리드만(Marc Freedman)

마크 프리드만은 21세기 가장 중요한 인구학적 사건 중 하나인 고령화 현상을 개인과 사회에 긍정적이고 의미있는 변화의 원천으로 전환시키고자 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장수혁명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오래(long) 살기’가 아니라 ‘어떻게 잘(better) 살 것인가’이며 성공의 핵심은 ‘중장년층이 축적한 지혜와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사회혁신’의 성과에 달려있다고 단언한다.

"10만명 이상 앙코르 커리어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10년의 앙코르 커리어를 갖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것은 교육이나 빈곤퇴치, 환경보호 영역에 100만년의 전문적인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을 의미하며 거기에 또 10만명을 더하면 얼마나 큰 성과가 이루어질 것인가"(Encore Career Survey report)

프리드만은 <서울50+국제포럼>의 기조연설에서도 ‘고령화 사회는 단순히 나이가 든다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시간이 개인에게 주어진다는 의미를 지니므로 혁신적인 개인의 도전정신과 사회 제도적인 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중장년층이 어떤 목적을 갖고 새로운 인생 2막을 열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새롭게 시도’할 것을 요청하면서 앙코르닷오알지의 여러 활동들을 소개했다.

경험봉사단 (Experience Corps)

앙코르닷오알지의 다양한 활동 중에서 특히 크게 성과를 내면서 미국 사회에서 크게 주목받은 것은 경험봉사단(Experience Corps)과 앙코르 펠로우십(Encore Fellowship) 프로그램이다. 특히 경험봉사단 사업의 추진경험은 오늘날 앙코르닷오알지가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다소 낯선 이름인 경험봉사단은 미국의 유명한 평화봉사단(Peace Corps)의 이름을 떠올리게 한다. 평화봉사단은 케네디 대통령 시절인 1961년 시작된 정부주도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서 주로 젊은 대학생들이 3개월의 교육훈련을 받고 2년 동안 해외(주로 개발도상국)에서 활동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1961년부터 2015년까지 약 22만명이 140여개 국가에서 활동을 했다(출처: 위키피디어). 그 외 40만의 회원이 참여하는 정부 주도의 지역사회봉사 프로그램으로 시니어봉사단(Senior Coprs)이 있다.

경험봉사단은 1995년 50대 이상의 자원자들이 빈곤지역이나 학업성취도가 낮은 공립 초등학교 등에서의 학업지도나 멘토링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시작되었다. 현재 미국 내 22개 도시에서 50세 이상 2,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지역사회 비영리조직들과 협력해서 활동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성과에 대한 죤스홉킨스 대학의 연구결과를 보면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시니어들은 어린이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학교와 청소년 단체들 간 협력과 유대강화에 기여하였으며 학교 교장들은 경험봉사단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였다. 또한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시니어들에게는 보람과 만족을 주었으며 이들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험봉사단은 동기부여된 베이비부머들과 어린이를 위한 자원봉사에 관심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세대통합적인 접근을 통한 교육문제 해결에 참여시킨 성공적인 모델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이 프로그램은 1988년 전(前) 보건교육복지부 장관이자 비영리조직 커먼커즈(Common Cause)의 설립자 죤 가드녀(John W. Gardner)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다. 가드너는 미국 고령층을 대상으로 이들이 자신들의 능력과 시간, 경험을 자신들이 사는 지역사회로 쏟아 지역사회의 발전과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지원하는 단체나 기구를 설립했고 그 이름을 경험봉사단(Experience Coprs)이라 불렀다. 이 파일럿 프로그램을 설계한 사람 중 한 명이 마크 프리드만이다. 프리드만은 민간 벤쳐기업과 공공부문 그리고 비영리단체들이 협력해서 참여하는 시니어들의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도록 세심하면서도 혁신적인 전략과 방법을 채택했으며 그에 필요한 연구는 존스 홉킨스 대학이 담당했다.

1995년부터 계획을 짜고 스타트업 단계를 거쳐 18개월 기간으로 진행된 파일럿 프로그램은 필라델피아, 포틀랜드 등 5개 지역 12개 학교에서 1996년 초부터 시작되었다. 2년간의 파일럿 프로그램 시행 후 1997-1998년에는 프로그램의 확대를 위한 추가적인 지원이 이루어졌으며(Seniors for Schools initiative라 불림), 기존 프로그램의 핵심이었던 주 15시간 자원봉사자외 더 적은 시간으로 비교적 여유있게 참여하는 무급 자원봉사자의 참여가 추가되었다. 또 유치원-초등학교 3학년까지 저소득층 자녀들의 읽기능력을 개선하는 데로 강조점이 옮겨졌으며 지역도 보스톤, 크리블랜드, 캔사스시티, 리스버그 등으로 확대되었다.

1998년 1월에는 공공 및 민간 벤처들이 앙코르닷오알지의 전신인 ‘시빅벤쳐(Civic Venture)’라 불리는 비영리조직을 출범시켜 특별히 경험봉사단 활동에 집중하면서 미국 사회 전역을 대상으로 50플러스 세대를 위한 새로운 역할을 하도록 지원했다. 특히 앙코어닷오알지로 단체명을 바꾼 후로는 빠르게 지원기금을 마련하면서 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경험봉사단 프로그램을 YMCA 등 학교 밖 지역사회 청소년 프로그램까지 확대하였다. 또한 기존 프로그램을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 등을 포함한 미국 전역으로 확대시켰고 2011년 후반에는 많은 회원과 전국적 지역망을 갖춘 미국은퇴자협회(AARP)와 협력함으로써 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앙코르 펠로우쉽(Encore Fellowship)

앙코르 펠로우십(Encore Fellowship Network)은 중년(mid-life)과 노년(old age) 사이 삶의 앙코르 단계(the "encore” stage of life)로 들어가는 베이비부머들의 다양한 경험과 능력, 시간 등 유무형의 자원을 미래세대를 위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쓰이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2009년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서명되어 발효된 법안인 ‘서브아메리카법’(Edward M. Kennedy Serve America Act)에도 반영되었다. 자원봉사활동을 장려, 지원하는 이 법안에는 55세 이상의 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앙코어 펠로우십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앙코르 펠로우십은 2009년에 실리콘밸리에서 작은 실험적 프로그램인 앙코르 펠로우십 네트워크(Encore Fellowships Network)로 시작되었다. 그 내용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 민간부문 컴퓨터 정보통신 분야 종사자들이 비영리사회단체들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었다. 2009년 당시 10명을 대상으로 실험적으로 시도한 이 프로그램은 2014년 전국 35개 도시, 250명 이상이 급여를 받으며 비영리사회단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했고, 이들 중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회사인 HP(휴렛패커드)사의 은퇴를 앞둔 전문직 종사자들도 다수 포함된다.

앙코르 펠로우십은 민간기업에서 풀타임 고용에 앞서 거치는 인턴십처럼 비영리부분에서 풀타임 커리어를 시작하기 전에 일차적으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비영리부문과 영리부문 간 정보 부족, 소통 부족으로 필요한 인력에 대한 미스매치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이 프로그램은 6-12개월 간 지역의 비영리조직에서 파트타임 혹은 풀타임 유급으로 근무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의 전문분야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재정관리, 정보기술, 인적자원관리, 전략적계획,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등으로 다양했다. 지원자들은 통상 1년 여의 기간 동안 파트타임 1,000시간을 근무하고 2만불의 급여를 받으며 비영리부문에서 사회혁신가(change maker)로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새로운 전문성을 습득하게 된다.

앙코르 펠로우십은 서류심사와 인터뷰를 거쳐 선발되고 이후 역할과 담당 분야가 정해지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자격을 갖춘 신청자들에게는 펠로우십 기회를 기다리는 동안 앙코르닷오알지의 임원봉사단(Executive Service Corps)에 컨설턴트 자원봉사자로 참여할 것을 권유해 자원봉사의 경험을 축적하기도 한다. 그 외 앙코어 펠로우십 중 특별히 앙코르 환경 펠로우십이나 앙코르 펀드레이징 펠로우십의 분야에서 활동하기도 한다.

앙코르 유 (Eocore U)

앙코르닷오알지에서는 기존 고등교육 기관에서 은퇴를 맞은 베이비부머들이 앙코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였다.

이를 위해 미국 40여개 초급대학(community college)에서 앙코르 커리어와 앙코르 펠로우십 관련 다양한 교육을 하도록 지원하는 앙코르유(Encore U)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커뮤니티 칼리지들에게도 도움이 되어 미국 전문대학협의회에서도 채택해서 지금은 많은 전문대학에서 운영되고 있다. 또한 4년제 대학과 협력해서 2015년 30명에 달하는 주요대학의 관계자들과 앙코르 재능(Encore talent)과 관련된 콘텐츠를 대학에 어떻게 만들지 토론하기도 했다.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주립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에서는 은퇴한 교수와 교직원들의 앙코르 탈렌트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을 개발해서 교내외에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4년제 대학들과의 협력은 전체적으로 보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대학들이 지역사회 발전에 참여하고 기여하려는 성의와 노력이 부족한 탓이라 할 수 있다.

목적상 (Purpose Prize)

앙코르닷오알지는 2005년부터 목적상(Purpose Prize) 프로그램도 시행했다. 60대 이상의 사람들 중에 자신들의 오랜 경험을 활용해 지역이나 인류 사회에 기여한 사회혁신가를 매년 선정해서 포상하고 기념하는 상이다. 연간 10만불, 우리 돈으로 1억 2천만 원 정도를 상금으로 수여하는데 지난 10년간 약 100명의 최고상 시상자를 포함해 500명 이상의 수상자가 선정되었고 이들에게 지급된 상금은 총 5백만 불을 상회한다.

프리드만은 서울국제포럼 기조강연에서 "10년 전 은퇴 후 목적상(Purpose Prize)을 만들 때만 해도 이런 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걱정했는데, 매년 1,200명의 후보가 있었고 이들 중 50명이 목적상을 받았으며 그렇게 해서 10년 동안 1만 명의 후보가 배출되었다"며 ‘사회혁신의 자원이 될 수 있는 고령인력이 얼마나 많은지를 확인했다’고 뿌듯해했다.

2011년 목적상 수상자 중에는 한국계 이민 2세대 최임자씨가 있다. 최임자 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노환으로 홈케어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언어장벽으로 인해 겪었던 어려움에 착안해서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고 다중언어가 가능한 재가돌봄 서비스 회사를 창립, 운영하여 비영어권 출신의 고령자들을 위한 사회혁신가 정신을 보여줌으로써 수상자가 되었다.

제너레이션 투 제너레이션(Generation to Generation)

앙코르닷오알지는 경험봉사단 프로그램을 2011년부터 미국은퇴자협회(AARP)가 주관하도록 이전한 데 이어 2016년부터는 목적상도 AARP에서 주관하도록 하는 대신 새로운 사업에 노력과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그것은 세대 간 유대와 협력을 위한 새로운 시도이다.

이 새로운 캠페인은 앞서 소개한 <서울 50+국제포럼> 둘째 날 주제별 세션에서 마크 프리드만이 기조발제를 통해 자세히 소개되었다(주제별 세션 2: ‘젊은 세대와 50+세대의 원윈전략’). 프리드먼은 앙코르닷오알지가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세대통합 캠페인을 ‘세대에서 세대로 (Generation to Generation)‘로 불렀다. 이 캠페인은 2016년도 11월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시작되었다. 주로 어린 세대들의 올바른 성장을 돕기 위해 시간적으로 여유있고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지식을 보유한 50+세대 다수가 멘토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다양한 기관들과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이 프로그램은 5년 기한의 프로그램으로 100만명의 시니어가 어린이부터 대학생 연령의 젊은이들을 지원하는 대규모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의 목적은 50세 이상의 시니어 인구가 아동들의 조력자가 되도록 각종 혁신적인 시범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 내에서 세대 간에 보다 건설적인 대화가 보편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목표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제너레이션 투 제너레이션’ 캠페인은 수백만 명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 50+국제포럼 자료집)

맺음말

지금까지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에 대한 사회혁신적 시도의 성공사례로 앙코르닷오알지의 활동을 소개했다. 소개한 경험봉사단이나 앙코르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2013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사회혁신리뷰(Stanford Social Innovation Review)에서 사회혁신의 사례로 선정되었다. 또 마크 프리드만은 사회혁신가를 육성, 지원하는 아쇼카재단(Ashoka Foundation)을 비롯해서 미국 내 여러 사회공헌과 사회혁신을 지원하는 재단의 수상자가 되거나 재원을 지원받았다.

독자들이 보기에 앞에서 소개한 내용들이 크게 기발하거나 신기한 느낌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혁신이 꼭 기발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혁신이란 경계와 영역을 넘나들며 기존 접근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에 대해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해법을 통해 이룩한 작은 성과가 이후 사회적으로 큰 영향(impact)을 미치고, 새로운 사회적 흐름(trend)을 형성할 요소를 충분히 담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앙코르닷오알지는 고령화에 대한 사회혁신적 해법의 사례로 꼽힐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우선 앙코르닷오알지는 미국 최대의 연령집단인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화되면서 이들의 은퇴 후 삶과 노년에 대한 새로운 관점, 즉 새로운 노년의 상을 제시했다. 관점의 제시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실행하여 고령화를 맞는 개인이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유지하고 이들의 경험과 시간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한편, 환원과 세대간 연계와 협력의 경로를 개척했다. 또 그 성과를 바탕으로 고령화 정책의 방향과 내용에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 공공정책의 부담완화와 효율성 제고에 기여했다. 민간기업, 공공부문, 시민사회, 대학을 아우르며 함께 실험하고 그 성과를 체계적으로 확산해가는 과정 자체도 경계와 영역을 넘나드는 사회혁신적 요소를 잘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도 앙코르닷오알지는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세대 간 통합과 후대에의 기여를 실현하려는 ‘세대에서 세대로(Generation to Generation)’ 캠페인이 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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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회혁신 시민운동가 마크 프리드만(Marc Freedman)

프리드만은 지난 서울50+국제포럼 강연의 키워드를 ‘혁신’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고령화 문제에 대해 혁신적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우리사회 베이비부머의 고령화에 대한 사회혁신적 대응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우리의 답을 마련할 차례이고 우리의 답이 혁신의 사례로 그들에게도 소개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호모 헌드레드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답은 ‘혁신’에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장수시대의 도전과제에 혁신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기획연재 미국 베이비부머의 삶, 그와 관련한 사회 시스템을 찬찬히 들여다 보며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의 노력까지 알아본다. 그럼 한국은 어쩌지? 역사와 조건이 다르기에 일률적으로 적용시킬 수는 없지만 일단 그들의 선행과정을 살피면서 지혜를 모으고 이야기하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