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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번엔 씨티쇼크…서브프라임 공포 확산

FERRIMAN 2008. 1. 21. 10:15
 
  매경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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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ecession:침체)의 엄습…월가가 떨고있다

이번엔 씨티쇼크…서브프라임 공포 확산

뉴욕 증시가 금융권 부실과 경기침체 등 염려로 약세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주식시장이 조정 단계를 넘어 하락장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일부에서는 2000년과 같은 급락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금융권 부실과 경기 침체 여부 등에 따라 더 큰 조정 국면으로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걱정도 제기한다.

15일 뉴욕 주식시장에서 주요 지표가 2% 이상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최근 증시를 억누르고 있는 △금융기관 부실과 신용경색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 염려 △기업 실적 부진 등 이른바 3대 악재가 동시에 불거졌기 때문이다.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1만2501.11을 기록해 지난해 10월 12일 기록한 고점에 비해 12% 하락했다.

이날 주식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것은 미국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의 실적 발표였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4분기에 모기지 부실과 관련해 181억달러 자산을 상각해 196년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인 98억3000만달러(주당 1.99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씨티그룹이 분기 손실을 기록한 것은 1998년 이래 처음이다.

JP모건 체이스도 지난해 4분기 순익이 34% 감소했다. JP모건은 작년 4분기 순익이 29억7000만달러(주당 86센트)로 전년 동기 45억3000만달러(주당 1.26달러)보다 감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13억달러 자산을 상각한 여파가 컸다.

이로써 월가 금융기관들이 서브프라임 부실 타격으로 손실을 본 규모는 9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아직도 서브프라임 손실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시간이 갈수록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기관들 손실이 커지면 주가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씨티그룹을 비롯해 세계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중동 중국 한국 일본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 소비가 급격히 위축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소매판매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0.4% 감소했으며, 지난해 전체 소매판매 증가율도 4.2%에 그쳐 5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지난달 고용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고 12월 실업률이 4.7%에서 5%로 높아져 경기 침체 염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데이비드 위스 S&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본적으로 우리는 침체 국면을 맞고 있다"며 "경제가 벼랑에서 되돌아설 수도 있지만 이를 믿지 않는다"고 염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주가를 받쳐줬던 기업 순익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 점도 주가를 불안하게 하는 주요 변수다. 본격적인 기업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요 기업들이 경기 부진 영향으로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기지 파문에 타격을 입은 금융권은 물론 지난해 하반기 판매 부진 등으로 유통회사와 카드사들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기술주들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1% 증가했다고 발표했으나 1분기 매출 전망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가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9~3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를 현행 4.25%에서 0.5~0.75%포인트까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가 상승률은 17년만에 최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12월 0.3% 상승에 그쳤지만 작년 전체로는 4.1%가 높아져 17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노동부가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지난해 전체 CPI 상승률은 4.1%를 기록해 6.1%를 나타냈던 1990년 이후 17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뉴욕 = 위정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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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7 07:15:2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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