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유전자를 재조합한 발광 박테리아를 이용해 은나노입자의 살균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금동화) 환경기술연구단 상병인 박사팀은 고려대학교 구만복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은나노입자의 살균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조작해 산화적 손상, DNA 손상, 세포막(멤브레인) 손상, 단백질 손상, 성장저해 등에 의해 세포 손상이 가해졌을 때 손상 원인별로 특별한 빛을 내도록 만들었다. 이 박테리아들에 1ppm 이하 미량의 은나노액을 살포하고, 손상 원인 별로 발광하는 빛을 통해 살균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연구결과 은나노입자의 살균 효과는 은나노가 만들어낸 은이온(Ag+)과 활성 산소의 일종인 초과산화물 생성이 주원인으로 밝혀졌다. 은이온과 은나노입자 자체가 박테리아의 세포벽과 세포막에 손상을 일으킨 후, 은이온과 은입자가 세포내로 침투해 박테리아를 파괴했다.
은나노입자는 산업전반에 걸쳐 이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살균물질로 세탁기·냉장고·유아용 장난감 등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첨단 의료장비와 바이오 진단분야에도 이용되는 등 활용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살균작용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사용이 늘면서 향후 환경과 인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번에 은나노입자의 살균 메커니즘이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향후 은나노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은나노입자의 살균 메커니즘 규명을 위해 개발한 발광 박테리아는 손상 원인에 따라 빛을 내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킨 것으로 일반 나노물질의 독성 여부를 평가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원천 기술이다. 이 기술은 지난 3월 나노관련 국제 SCI 학술지인 스몰(Small)지에 논문이 게재됐다.
발광박테리아를 이용한 살균 메커니즘 규명 기술은 은나노입자 외에 다른 종류의 나노입자에 대한 독성 평가와 원인 규명에도 적용할 수 있다.
상병인 박사는 “나노물질의 독성 원인을 규명하는 기술은 나노물질의 안전한 제조와 활용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로 세계적으로도 초기연구 단계”라며 “이번에 개발한 나노물질 독성 모니터링 시스템화 기술을 통해 급성장이 예상되는 나노관련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나노물질 독성 평가 분야의 기술선점 및 원천기술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