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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집이야기1-가격결정 3대요소

FERRIMAN 2008. 5. 3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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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형 칼럼] 집이야기1-가격결정 3대요소

현재 인구가 1억2000만명인 일본 열도는 70년 후쯤인 2080년이면 5000만명 이하로 줄어들어 현재 남한 인구와 비슷하게 된다. 그로부터 또 100년이 지난 2180년이 되면 1000만명 미만으로 떨어져 서울보다 쪼그라든다.

시계 바퀴를 더욱 돌려 서기 2600년으로 가면 100만명 이하가 되고, 2800년이 되면 0명이 된다고 한다.(인구가 세계를 바꾼다:니혼게이자이신문 著)

갈수록 사람의 씨가 마르면 누가 회사를 운영할까, 그 많은 빈집은 어떻게 될까. 누가 주식을 사줄 것이며 당신을 장관직에서 떨어뜨린 투기용 농지는 누가 거들떠볼까.

상상력이 풍부한 인간은 이런 물음을 이미 주고받았다. 제러미 시겔은 '미래의 투자자'에서 주식, 부동산 가격의 장래를 점쳐봤다.

앨런 와이즈먼이란 환경론자는 '인간 없는 세상'이란 저술에서 지구상에서 인간이 자취를 감춘 지 10년 후면 목조주택이 붕괴하고 100년이 지나면 코끼리는 20배로 늘어나 1000만마리를 돌파한다고 전망한다.

이 지구는 인류가 태어나기 이전 공룡이 판치던 쥐라기시대처럼 되는 것이다.

걱정도 팔자지 내년, 내후년 일도 모르면서 70년, 100년 후의 일은 왜 따져? 그렇게 되묻고 싶은가? 그럼,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70년이 그렇게 아득하게 먼 훗날인가. 인간이 70, 80년 후에 닥칠 일을 딱 그 날짜가 돼서야 대비하겠는가. 생각하는 갈대가 그리 아둔하냔 말이다.

어쩌면 10년 후엔 서서히, 20년 후엔 본격적으로, 30년 후부턴 무섭게 대비하기 시작할 것이다. 당신이 서 있는 지반을 무너뜨리기 시작한 무서운 인구지도의 변화에…. 인구, 이제 증가는 없다. 역사상 처음으로 내리막이다. 불과 70년 사이에 반토막이라니…. 시작의 종은 일본에서 먼저 울렸다. 한국도 2070년께면 인구가 3분의 1로 줄어드므로 20~30년 사이에 뭔가 있다. 투자의 세계에도 엄청난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쓰촨성의 매그니튜드 8짜리처럼 아주 센 놈이 올 수도 있다.

강남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는 더욱 비싸질까. 아니면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에서 몰려온 유색인종 혹은 동유럽계 색목인들의 집단거주지로 전락할까. 미래에 자산가치를 지켜줄 주택은 과연 무엇일까. 손에 잡히는 미래 'Next Now'에 어느 정도 단서가 담겨 있다.

이 책을 쓴 메리언 샐즈먼은 미국, 영국에서 일어난 변화를 포착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앞으로 집값을 결정할 3대 요소는 비싸진 연료비, 직장과의 거리, 문화와 편의성을 꼽는다. 천정부지로 유가가 뛰면서 냉난방비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됐다.

베이비 붐 세대가 낳은 자녀들(echo boomer), X세대, Y세대를 합쳐 오늘날 16~43세 인구는 무엇보다 하루 24시간 중 7시간을 잘 수 있는 가치를 중시한다는 것.

이들은 교통혼잡과 긴 통근거리는 질색이고 그로 인해 신선한 공기와 뒷마당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국도 전원으로 간 40%는 되돌아오더란다.

사무실이 가까운 곳-그곳을 원한다. 또 하나 이들 세대의 특징은 애를 낳는 것도 부담스러워하고 따라서 지금까지 보물단지로 여겨왔던 학군조차 내팽개쳐버린다.

이런 요소들을 다 집어넣으면 답은 나와 있다. '도심(都心)'이라고. 영국의 맨체스터는 이미 그렇게 됐다. 오래된 공장지대와 사무실 지구들이 사람 사는 아파트로 변하는 것이다. 그곳에 사는 젊은이들의 3분의 2가 미혼이며 35세 이하다.

이런 흐름에 맞춰 건축업자와 개발업자들은 3~4개 침실이 있는 가족 단위의 집 말고도 독신가구 요건 충족에 힘을 쏟아야 한다. 미국과 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 지금 서울에도 상륙했다. 강북의 집값이 오르는 추세가 그것이다.

아마도 강북도 강북 나름일 것이다. 무학대사가 한성을 도읍지로 할 때 금을 그은 경복궁 터를 중심으로 한 4대문 안이 주로 대상이 될 성 싶다.

'대형을 숭배하는 현상의 종말'도 임박했다고 본다. 꼬마차, 작은 집이 덩치 큰 것보다 비쌀지도 모른다. 스포츠카 포르쉐나 재규어처럼 작은 집이 각광을 받을 수도 있다.

미국의 사라 수전카는 "건축자들은 집을 더 잘 설계하여 면적을 축소함으로써 절약된 비용을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고 환경을 보호하는 고급 설비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집은 터무니없는 종합소득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즉 차로 말하면 스포츠카 같은 소형으로 응축됐고 또 유목민처럼 이동마저 가능한 집이 아주 고급 주택이 되는 것이다.

독일의 마이크로 콤팩트 홈(micro compact home)이나 로프트 큐브(loft cube) 같은 초소형 거주 건축물은 대도시, 밀림 가릴 것 없이 거주가 가능한 이동캡슐 같은 집이다. 이제 주택은 또 다른 진화를 시작했다!

[김세형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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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30 04:05:0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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