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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성장그늘서 불신의 독버섯이 자랐다 | |||||||||||||||||||
"난 당신을 믿을수 없다"…눈부신 성장 뒤에 드리운 不信의 그늘 타인 신뢰도 28% 불과…파키스탄보다 낮아 | |||||||||||||||||||
◆ 대한민국 건국 6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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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우리 사회에서 사람을 신뢰할 수 있습니까?'
1948년 정부 수립을 기점으로 건국 60주년을 맞은 2008년 오늘, 한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모범국가이자 우등생으로 칭송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는 수시로 난치병 증세를 일으키는 악성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 바로 '불신 바이러스'다. 새 정부 초기 홍역을 치르게 한 광우병 파동을 비롯해 매년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노조 불법파업, 정부와 정치권에서 불거지는 의혹, 인터넷에 퍼지는 각종 괴담, 사회구성원 간에 빈발하는 무수한 소송들의 기저에는 모두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한국 사회의 뿌리를 갉아먹는 이 불신 바이러스가 세월이 흐를수록 치유되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더 창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추세는 매일경제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월드밸류서베이(WVSㆍ세계 가치관 조사)의 기준에 따라 진행한 한국 사회의 신뢰도 조사 결과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20세 이상 전국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다른 사람을 믿느냐'는 질문에 '믿는다'는 응답은 28.4%에 불과했다. 이는 WVS 첫 조사가 이뤄진 1982년 36.0%에 비해 무려 8%포인트나 낮아진 수치다. WVS는 세계 유수 대학의 사회과학자 모임으로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신뢰도를 분석해 각국 사회의 신뢰 변화상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한국 사회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990년 33.6%, 1996년 30.3%, 가장 최근 조사였던 2001년 결과에서는 27.3%가 각각 '사람을 믿는다'고 밝혔다.
한국과 비슷한 식민지 경험을 한 다른 나라와 비교해봐도 우리 사회의 신뢰도는 형편 없는 수준이다. WVS의 2001년 조사를 보면,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독립한 인도(1947년 독립)와 인도네시아(1950년 독립)에서는 '사람을 믿는다'는 응답이 각각 38.9%와 45.5%에 달했다. 심지어 1인당 국민소득이 10분의 1에 불과한 파키스탄도 한국보다 높은 28.2% 신뢰도를 기록했다. 한국이 불신사회로 변한 까닭은 '급속한 경제성장이 빚은 이기주의' 때문이다. '사람들이 기회만 있으면 남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응답은 31.9%에 달했다. 56.5%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다'고 답했다. 한국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드높은 불신의 벽과 그로 인한 폐해는 사실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세계 석학들도 여러 차례 이 문제를 지적해왔다. 정치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저서인 '트러스트(Trust)'에서 한국을 전형적인 '저(低)신뢰 사회'로 꼽았다. '가족주의'로 인해 폐쇄적 집단문화와 연줄주의가 만연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출범 6개월째를 맞아 국정운영의 대전환을 준비하는 새 정부로서는 국민통합을 위해 이런 불신의 벽을 깨고 신뢰를 축적해나갈 책임이 막중하다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양승함 연세대 교수는 "한국이 지난 60년 동안 성공적인 경제발전을 이뤘다면 또 다른 성공적인 60년을 위해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국가 비전이 필요하고 이것이 바로 국민통합을 이룰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종성 기자 / 황시영 기자 / 이유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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