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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고집과 아집 사이 | ||||||||||
음악을 하던 20대에 나는 록이 아니면 음악이 아니라고 할 만큼 록음악만을 고집했다. 음악 대선배 중 가수 최백호 씨가 있다. 그는 70~80년대를 대표하는 최고 가수였고 너무나 멋진 음색과 감성을 적시는 노랫말로 고집스럽게 자기만의 장르를 개척한 훌륭한 싱어송라이터였다. 최백호 선배님은 긴 공백 끝에 90년대 초 '낭만에 대하여'라는 곡을 들고 나왔다. 지금껏 쌓아온 그의 음악 스타일과는 전혀 다른 트로트 장르여서 어리둥절했다. 어느 날 술자리에서 나는 "아니, 왜 선배님이 트로트를 하세요?"라며 따져 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굉장히 무례한 행동이라서 크게 화를 냈을 법도 한데 선배님은 특유의 희미한 웃음을 그저 씩 웃어 보였다. 그 후 십 수년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차를 타고 가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게 되었다.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가사와 너무나 색깔 있는 음색과 멜로디로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아뿔싸! 바로 최백호 선배님의 그 노래였던 것이다. 순간 내 머릿속에 십 수년 전 최백호 선배님과 함께한 술자리가 떠올랐다. 트로트라 단정하며 '이상한 노래'로 낙인찍어 한 귀로 듣고 흘려 버렸던 바로 그 노래가 십 수년 후에 내 뒤통수를 친 것이다. 그제서야 비로소 내 생각이 얼마나 편협했는지 깨달았다. 좁은 생각에 집착해 내 음악만을 내세우다 보석 같은 노래의 진가를 미처 알지 못한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와 지식이 전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생각하고 경험한 것만이 옳다고 여기며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간다. 적당한 고집은 소신이 되지만 지나친 고집은 아집이 된다. 자기 신념을 고집스럽게 지킬 줄 아는 훌륭한 CEO가 되기 위해서는 마음을 열고 다른 사람 말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내 것만을 주장하는 아집에 빠지지 않도록 마음의 단상을 쌓아야겠다. [김태욱 아이웨딩네트웍스 대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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