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과 경제

[중앙일보] 외국의 1인 기업

FERRIMAN 2008. 8. 20. 09:55
기사 입력시간 : 2008-08-20 오전 2:25:48
미국은 ‘1인 기업’이 전체 기업의 80% … 일본선 단돈 1엔만 있으면 회사 세워
1인 기업 외국의 경우엔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베드. 이곳에서 전 세계 수천여 명의 개인사업자들은 ‘소호 서밋(SOHO Summit)’을 열었다. 소호(SOHO)란 영어의 ‘Small Office Home Office’(소규모 사무실, 가정 사무실)의 머리글자로, 소규모 자영업을 뜻한다. 이 행사에서 지구촌 자영업자들은 “과거 직장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등의 슬로건을 내세웠다.

소호 서밋 같은 국제행사가 열릴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1인 기업’이 활성화된 지 오래다. 미국의 인구통계조사국(USCB)에 따르면 이 나라 전체 2500만여 업체 가운데 78%가량이 1인 기업이다. 1인 기업의 대부분은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 형태다. 2002년의 경우 전체 기업 증가율은 9%인 데 비해 1인 기업 증가율은 10.8%. 1인 기업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높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말 벤처 거품이 꺼지자 실업난이 극심한 미 서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창조형 1인 기업’ 창업 붐이 일었다. 2005년 한 해 동안 실리콘밸리 지역에서만 3만3000개의 1인 기업이 설립됐다. 미 정부는 이를 통해 창출된 고용효과가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의 신규 고용 수준을 넘은 것으로 분석했다.

독일 정부는 장기 실업자 구제책으로 1인 기업을 장려한다. 실업자가 1인 창업을 해 연소득이 2만5000유로(약 3840만원)를 넘지 못하면 월 600유로의 창업 보조금을 지원한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한 해 30여만 명의 1인 기업가가 탄생한다. 독일에서도 1인 기업은 주로 개인사업자 형태지만 법인사업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익이 늘수록 개인사업자(소득세)보다 법인사업자(법인세)의 세금 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일본은 2005년 ‘신회사법’을 제정해 법인 설립 때 필요한 최저자본금 규정을 없앴다. 단돈 1엔만 있으면 회사 설립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아이디어로 무장한 1인 기업의 탄생을 부추기려는 것이다.  

정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