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과 경제

[매일경제] 일본,대만 반도체업계 D램 전격 감산

FERRIMAN 2008. 9. 11. 09:31

 

  매경 인터넷
확대 축소 프린트 닫기
日ㆍ대만 반도체업계 D램 전격 감산

2년 출혈경쟁 스톱 … 생존게임 본격화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생산 30% 축소

반도체 업계 '출혈경쟁'이 드디어 소강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급락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업체들이 속속 생산량 축소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서 공식 감산이 발표된 것은 무려 1년 9개월 만이다.

또 실적 악화에 직면한 일부 기업이 매물로 나오는 등 업계 구조조정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이어 D램 업계 3위인 일본 엘피다는 이달 중순부터 D램 생산량을 10% 축소키로 10일 결정했다. D램 시장 6위인 대만 파워칩도 지난 8일 생산량을 10~15% 감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D램 가격은 업체들의 증산 경쟁 속에 지난해 1월 개당 6달러 선이 무너진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9일 0.73달러까지 급락했다. 엘피다와 파워칩은 나란히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왔다.

하이닉스도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하이닉스는 다음달부터 200㎜ 웨이퍼를 월 8만장 생산해온 청주 M9공장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같은 200㎜ 라인인 M8공장 물량도 월 10만장에서 7만장으로 30% 축소한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 상황이 안 좋은 데다 특히 200㎜ 웨이퍼의 경우 채산성이 맞지 않아 그동안 진행해온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이미 200㎜ 라인 가운데 미국 오리건주 유진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중국 공장도 내년 2월까지만 가동키로 결정한 상태다. 다만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줄이는 대신 D램 물량을 늘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김장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와 파워칩의 D램 감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2~3% 수준"이라며 "D램 가격 하락세를 일단 진정시킬 것으로 기대되지만 다른 후발 업체의 감산 동참이 없으면 가격을 상승세로 돌릴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먹고 먹히는 '서바이벌 게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독일 인피니온이 D램 자회사인 키몬다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삼성전자도 플래시 메모리카드 업계 1위인 미국 샌디스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가 M&A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은 역시 업황 악화가 큰 원인이다. 경쟁력을 먼저 상실한 기업부터 순차적으로 매각 리스트에 오르고 있는 셈이다.

매물로 나온 키몬다의 경우 지난해 1분기만 해도 하이닉스에 이어 D램 업계 3위였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엘피다에 추월당해 4위로 밀려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5위로 추락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60% 이상 하락했다. 인피니온은 키몬다 매각 방침을 확정하고 마이크론 등을 대상으로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샌디스크 역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샌디스크는 지난 2분기에 영업손실이 6800만달러에 달하며 전 분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각하는 입장에선 더 이상 시장 지위가 약화되기 전에 회사를 팔기를 원하고, 매수자 역시 싼값에 인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M&A 성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얘기다.

[신헌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08.09.10 18:08:31 입력

확대 축소 프린트 닫기
Copyright ⓒ 2007 매경인터넷(주)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