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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미 5차원 첩보전

FERRIMAN 2008. 9. 13. 09:42

기사 입력시간 : 2008-09-13 오전 1:29:11
모든 안테나를 봉화진료소로 … 한·미 ‘5차원 첩보전’ 나섰다
첩보원 통한 인적 정보 ‘휴민트’가 핵심
감청·위성 등 총동원 “잠잘 시간도 없다”
뇌수술을 받아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향 파악을 위해 한·미 양국이 총력적인 첩보전을 벌이고 있다. 김 위원장의 병세와 북한 군부 등 권력층의 동향이 앞으로 한반도의 운명은 물론 동북아시아의 질서와 안정에도 큰 영향을 주는 핵심 변수여서다.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요즘 김정일에 대해 파악하느라 잠잘 시간도 없다”고 전했다.

첩보전은 5차원의 정보 수집활동으로 이뤄진다. 외교·우주·첩보원·공중감시·통신 및 전파를 통해서다. 이 가운데서도 이번 김 위원장의 뇌출혈 발병과 뇌수술 사실을 확인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것은 휴민트(HUMINT: HUMan INTelligence)라 불리는 인적 정보다. 휴민트는 외교채널을 통한 공식적인 정보와 첩보원 등을 통한 비공식적인 정보를 종합해서 나온다. 우리 정보당국은 지난달 중순 김 위원장이 발병한 지 2∼3일 만에 그 정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뇌신경외과 전문의들이 방북했다는 첩보가 단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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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정찰위성과 고고도 정찰기인 U-2기 등 최첨단 장비를 통한 정보 수집에 뛰어난 반면 한국은 인적 정보가 강하다. 남북한은 얼굴 생김새가 비슷한 데다 언어도 동일해 대인 정보 수집이 그만큼 수월하다. 또 한국은 중국과 인접해 정보원을 파견하기에 유리한 점도 있다. 중국에 살면서 서울을 오가는 조선족과 탈북자들은 비교적 북한 사정을 잘 아는 데다 북한 출입도 쉽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을 정보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얘기다.

휴민트에 못지않게 정확한 정보 수집 수단은 감청이다.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대치하고 있는 남측과 북측은 서로를 파악하기 위해 많은 인원을 투입해 전화 등 통신을 감청하고 있다. 우리 군에 소속된 감청부대는 비무장지대 이남에 대형 안테나를 세워 평양의 수뇌부를 비롯, 주요 시설과 기관 간 통신 및 통화 내용을 감청한다.

특히 북한에 큰 소요가 발생하거나 북한이 전면 남침할 때는 자동적으로 북한 내 통신량이 크게 증가한다. 이에 따라 북한군 내 통신량 변화는 북한의 대남 위협을 판단하는 주요 체크리스트 가운데 하나다. 이번 김 위원장 발병 땐 비상시 발생하는 통신량 급증 등의 징후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함께 한·미는 KH-11 등 정찰위성과 오산에 배치된 고고도 유인정찰기 U-2, 우리 공군의 금강·백두정찰기 등으로 북한군의 움직임을 시간대별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의 사진을 촬영한 지 몇 시간이면 분석 과정을 거쳐 북한 정보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휴민트(HUMINT)=HUMan(사람)과 INTelligence(정보)를 결합한 정보 용어. 위성 촬영이나 감청 등과 같이 첨단 장비를 이용해 얻어낸 정보가 아니라 정보요원이 직접 대면해 얻은 인적 정보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