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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권하는 '좋은 의사', '좋은 병원'] | |
갑작스레 몸이 아프면 당황하게 된다. 그래서 득달같이 큰 병원, 유명 의사에게 달려가곤 한다. 급성질환은 물론이고 만성질환도 그러기 쉽다. 큰 병원, 유명 의사 중심의 의료 서비스 선택이 꼭 현명할까? '양ㆍ한방 똑똑한 병원 이용'(전나무숲 펴냄)의 저자인 백태선 예풍혈관클리닉 원장은 의료 소비자인 환자는 의사나 병원을 고를 때 까다로운 기준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좋은 치료를 받으려면 좋은 의사와 좋은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한다. 그러나 막상 현실로 닥칠 때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건 또다른 문제다. 시장에서 조그만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이리 따지고 저리 따지지만 의사나 병원을 고를 때는 '대형'과 '유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동국대 의대를 나온 백 원장은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한 뒤 경희대 한의대에서 다시 한의학을 전공했다. 한방과 양방을 겸하고 있고, 대형종합병원 근무 후 지금은 개인의료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은 그가 권하는 좋은 의사, 좋은 병원 고르는 법. ●좋은 의사 찾기 병원보다 의사 선택이 더 중요하다. 병원이 아무리 최첨단 설비를 갖추고 있어도 그걸 다루는 건 결국 의사다. 따라서 병원보다 의사를 보고 진료할 곳을 정하는 게 현명하다. 의료계에도 실력과 성실함을 갖춘 의사와 그렇지 못한 의사가 있다. 따라서 좋은 의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좋은 의사는 대개 겸손하다. 자신의 한계를 겸허하게 인정하고 스스로 치료하지 못하는 환자는 다른 의사에게 보낸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의사 = 환자 치료에 의학 지식과 임상 경험이 필요하다. 경험이 풍부한 의사일수록 의학적 지식을 넘어선 치료의 노하우도 많다. 임상 경험을 알아보려면 우선 경력을 살펴보라. 담당의사가 해당 질병의 전문의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전문과목과 진료과목을 혼돈하지 않도록 주의하라. 진료과목을 많이 적어뒀다고 해서 실력 있는 병원이 아니다. 의료계에서는 대체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5년 정도의 임상 경험을 해야 전문가로 인정한다. 박사 학위를 지나치게 높이 평가할 필요는 없다. 여러 학회 회원임을 강조한 의사도 많은데, 일반 회원은 큰 의미가 없다. ▲꼭 필요한 치료만 하는 의사 = 과잉 진료는 상업적 마인드가 강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치료에 자신감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검사, 약, 주사 등을 비교적 적게 쓴다는 것은 그만큼 직업의식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좋은 의사는 환자의 증상과 몸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 꼭 필요한 치료만 최소한으로 한다. 또 환자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몸 전반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으로 치료할 것이다. 감기처럼 시간이 지나면 대개 자연치유되는 질환이면서 뚜렷한 치료약이 없는 경우, 계속 병원에 오라고 하기보다 의학적 처방을 최소한으로 하고 생활관리 요령을 설명해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많이 묻고 환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의사 = 증상을 자세히 묻고,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이며, 환자의 의견을 존중하는 의사가 좋다. 현재의 증상은 물론 과거의 병력, 생활습관, 환자가 겪는 어려움 전반을 자세히 묻는다는 건 그만큼 성실하다는 뜻이다. 오늘날 검사와 진단 영역에서 기계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병력을 묻는 문진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다. 또 의사와 대화나 상담이 원활하지 못한 게 의료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환자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의사라면 치료 역시 성실하게 임할 것이다. ▲치료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주는 의사 = 치료 과정을 잘 설명하고, 환자의 알 권리를 배려하는 의사가 좋다. 자발적으로 처방전을 두 장(약국용, 환자보관용) 발급한다면 믿을 만하다. 의료 정보 공개에 적극적이라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의사는 환자에게 검사 내용, 진단 결과, 치료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환자가 결정하도록 할 의무가 있다. 환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서로 합의한 후에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검사할 때는 왜 하는지, 진단 결과 어떤 병이고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약 처방이나 수술을 한다면 어떤 효과와 부작용이 있는지 잘 설명하는 의사가 좋다. 환자의 이해 수준에 맞춰 쉽게 설명하면 더 신뢰할 수 있다. ▲생활 처방에 적극적인 의사 = 좋은 의사일수록 일상적 건강 증진 활동을 강조한다. 진정한 의료란 약이나 수술 같은 물리적 수단을 강조하기보다는, 발병을 부추기는 나쁜 생활습관을 바로잡아 근본적 치유법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환자의 생활적인 노력은 질병 치유에 절대적 역할을 한다. 바쁜 의사에게서 생활 처방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생활 처방에 적극적이라면 분명 남다른 직업의식이 있을 것이다. 좋은 의사는 치유를 앞당기는 건강한 생활 습관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으려 노력할 것이고, 그 정보를 환자에게 전하려 할 것이다. 병원 치료는 물론이고 환자의 식사와 수면, 운동, 평소 주의할 점 등 생활 전반에서 치료 방향을 제시하는 의사가 진정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다. ▲솔직하고 겸손한 의사 = 의학의 한계와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솔직히 말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환자가 질문했을 때 '아직 의학이 거기까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또는 '그것은 정확히 모르겠다'고 정직하게 대답하는 의사는 신뢰할 수 있다. 양방이나 한방, 대체요법 등 모든 의학 부문에서 담당의사가 얼마나 진솔한가는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양심적 의사라면 증상완화법을 완치요법인 것처럼 말하지 않고, 과잉진료를 일삼지도 않을 거다. 치료에 확신이 없는데도 자만심을 가진 의사는 검사, 투약, 수술을 두루 해보는 과잉진료를 하곤 한다. ▲마음으로 환자를 격려하는 의사 = 온화한 표정으로 환자를 대하고, 질병의 고통으로 불안한 환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며, 긍정적인 말로 희망을 주는 의사라면 단연 좋은 의사다. 환자의 내면에서 치유의 힘을 끌어낼 만큼 긍정적 에너지를 심을 수 있는 의사는 '명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의료 상업주의가 팽배한 오늘날 환자에게 정성을 다하고, 그 마음이 환자에게 전해져 강한 믿음을 주는 의사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의사에 대한 믿음이 치료 효과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건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의사의 따뜻한 말과 마음이 과학보다 더 큰 치유의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좋은 병원 찾기 일반적으로 병원을 선택할 때는 자신의 병과 잘 맞는 곳을 선택하자. 병원의 규모에 매이지 말고, 지신의 질병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해당 병원의 전문성과 의료 서비스 등을 알아보려면 보건복지가족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각종 병원 평가 결과를 참고하면 된다. ▲내게 맞는 병원을 고르자 = 감기, 배탈, 소화불량 등의 간단한 질병은 가급적 자연치유가 되도록 생활 관리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푹 쉬면서 식사량을 좀 줄이면 우리 몸의 면역계가 자연치유를 한다. 감기로 종합병원까지 가는 것은 시간 낭비이자 돈 낭비다. ▲응급상황엔 가까운 병원이 필요하다 = 응급 환자의 경우 대형 병원 응급실로 가기 위해 시간을 지체해선 안된다. 우선 환자가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응급실이 있는 병원으로 가서 응급조치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평소에 집 근처의 응급실이 있는 병원을 알아두자. 특정 질환자는 자신의 질병에 대해 응급 진료가 가능한 가까운 병원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 ▲만성병은 생활상담 잘해주는 작은 병원으로 = 현대의학으로 완치할 수 없는 고혈압, 중풍, 당뇨병, 관절염, 아토피 등의 만성병은 생활 관리법에 대해 의사가 얼마나 많이 알고 성실히 상담해주느냐가 치료의 관건이다. 따라서 진료시간에 여유가 있는 병원 가운데 생활처방에 성실한 의사가 있는 병원을 선택하자. ▲복잡한 수술은 경험 많은 병원에 = 복잡한 수술일 경우 해당 병원이 그 수술에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 담당 의사가 그 수술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난이도 높은 수술이라면 그 분야의 최고 병원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수술 건수가 많은 병원을 알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진료량 지표(수술 건수)' 평가를 참고하면 된다. ▲병원 규모에 얽매이지 말자 = 병원을 선택할 때 규모나 시설이 기준이 돼서는 안된다. 대형 종합병원, 특히 대학병원은 '3시간 대기, 3분 진료'라는 말이 나올 만큼 오래 기다려야 하지만 정작 진료시간은 짧다. 복잡한 진료 시스템, 의사의 권위적인 태도도 문제다. 고가의 진단 장비는 전시용으로 갖춘 게 아니어서 불필요한 고가의 검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형 종합병원이라고 해서 모든 분야의 유능한 전문의가 모여 있는 것도 아니다. 병원의 규모나 화려한 시설로 진료의 질을 평가해선 안된다. ▲병원 광고에 현혹되지 않기를 = '최고 실력의 의료진' '최상의 의료 서비스' 등 좋은 병원임을 강조하는 광고에 현혹되지 말자.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 인터넷은 유용한 정보의 바다이지만 더불어 광고의 장이기도 하다. 신문이나 잡지 등에 소개된 병원도 그만한 가치가 있어 실린 기사인지, 홍보용 광고인지를 가려야 한다. 언론에 자주 얼굴을 내미는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이 좋은 병원이라는 생각도 섣부르다. ido@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편집위원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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