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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초슬림 LCD TV, 초경량 노트북 한국전자산업대전

FERRIMAN 2008. 10. 15. 10:21

기사 입력시간 : 2008-10-15 오전 12:17:52
IT 신제품 ‘더 얇게, 더 가볍게, 더 오래 가게’
두께 7.9mm 초슬림 LCD TV, 1.19kg 초경량 노트북 선보여
국내 최대 통합 IT 전시회 ‘한국전자산업대전’ 개막
14일 ‘2008 한국전자산업대전’이 열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 전시관. 삼성전자 전시관에는 하루 종일 인파로 북적였다. 두께 7.9㎜로 세계에서 가장 얇다는 LCD TV ‘파브 보르도’(40인치) 시제품이 단연 인기였다. 시판된 것 중 가장 얇은 건 ‘파브 보르도 850’ 으로 두께가 44.4㎜다.

독일 정보기술(IT) 업체인 메르크의 호스트 베스트베버 부장은 “유럽에선 한국산 LCD TV가 얇아서 인기다. 두께가 1㎝가 안 되는 제품이 나왔으니 슬림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한국전자산업대전은 삼성전자·LG전자 등 25개국의 850여 사가 참가해 17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까지 제각각 연 한국전자전(KES)과 국제반도체대전(i-SEDEX)·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IMID) 등 국내 3대 IT 전시회를 통합했다.

한국전자산업대전이 1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관람객이 내비게이션 크기의 UMPC(Ultra Mobile Personal Computer)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 얇게, 더 가볍게=주요 전시제품의 특징을 요약한 것이다. LG전자는 책 한 권 무게의 미니 노트북인 ‘엑스노트 미니(X110)’를 내놓았다. 1.19㎏밖에 나가지 않지만 160기가바이트(GB)의 대용량 하드디스크를 장착하고 전력 소비가 적은 LED 백라이트의 10인치 LCD를 달았다. 국내 반도체 업체인 KPC의 김용호 대리는 “초경량형이라 노트북을 자주 가지고 다니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 것 같다”고 평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초경량 노트북 ‘센스 X360’도 눈길을 끌었다. 13인치급 노트북 PC 중에서 가장 가벼우면서(1.29㎏), 13.3인치 고휘도 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첨단 배터리 기술로 전원 없이 최장 10시간 쓸 수 있다.

휴대전화의 차세대 모델들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애니콜 햅틱2’ 등 500만 화소 풀터치 스크린폰(W600 계열)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LG전자는 ‘시크릿’ 프리미엄 휴대전화(LG-SU600 등)를 비롯해 세계 최초로 모바일 프랭클린 플래너를 탑재한 풀터치폰(SU-100) 등 출시 직전의 제품들을 내놓았다. 덴마크 노스인벤트의 세일즈 담당인 로렌 도레이는 “한국 IT가 10년 전보다 놀랍게 성장했다. 이번 전시회 경험이 한국 협력사와 추진 중인 신제품 개발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시장 어렵다”=이날 전시회에 나온 국내 주요 전자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내년 시장 상황을 낙관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이상완 사장(LCD총괄)은 기자들의 질문에 “내년 1분기까지 LCD 시장이 어려울 것 같다. 현재 5% 남짓인 생산량 조절 폭이 12월에는 더 커질 수 있다. 내년 투자 규모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이영하 사장(DA사업본부장)도 “미국 시장 규모가 최근 금융위기로 인해 5~10% 정도 줄어들 전망이라 국내 전자업체들의 입장이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을 봐도 매출이 3조61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 줄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71%나 급감한 2536억원이었다. 반도체 산업도 비슷한 분위기다.

하이닉스반도체의 김종갑 사장은 “지금처럼 골이 깊으면 언젠가는 그만큼 등성이가 높은 법”이라 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권오현 사장(반도체총괄)은 “시황이 좋지 않아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