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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한국 4대 수출품 | |||||||||
반도체 절반으로 뚝…車는 28%줄어 설연휴까지 겹쳐 1월실적 최악 예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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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브라질로 휴대폰을 수출하기 위해 선적하려던 물량을 갑자기 취소당했다. 브라질 1위 통신사업자가 내수 부진을 이유로 올해 1월 신규 휴대폰 주문 물량 대부분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말 브라질에 납품한 현지 밀착형 중저가 휴대폰에 대해서도 추가 가격 인하를 요구받고 있어 시름을 더하고 있다.
특히 설 연휴까지 겹치면서 1월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나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성호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 수출 감소는 불가피하다"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 어디로 갈지 등 불확정 요인들이 남아 있어 당분간 수출시장 안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표적인 4개 품목의 1월 수출 상황과 올해 수출 전망 등을 업계 현장 목소리를 통해 알아본다. ◆ 자동차 = 28일 오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장. 아반떼를 생산하는 울산3공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공장의 생산량이 줄어 수출선적장으로 향하는 차량 숫자가 예년같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유럽지역 재고량이 평균을 초과하기 때문에 물류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는 전 세계적으로 3~4개월치 재고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수출 비중이 큰 미국과 유럽은 평균보다 높은 재고량이 있어 이들 지역으로 운송될 차량 숫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대차의 지난해 수출량은 109만9219대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환율효과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승과 상반기 실적 호조에 기인한 것이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악화된 수출 실적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출시장이 중동 유럽 동남아 중국 북미 등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어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있다"면서 "하지만 세계 자동차시장이 2011년이나 돼야 회복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여 올해는 힘든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반도체 = "지금 반도체 가격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시장 불황에 대해 한숨만 내쉬었다. 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올 상반기까지는 국내 반도체 업계가 수렁에서 헤어나오기 힘들다는 게 이 관계자 얘기다. 올해 1분기 수출 전망은 최악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D램시장은 작년 4분기보다 6억달러 감소한 35억달러로 2006년 4분기 이후 최악의 바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이상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견인할 획기적인 신제품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2004년 반도체 호황기 때는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같은 대용량 저장장치가 필요한 IT 기기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렸으나 최근에는 이를 잇는 히트 제품이 없다"며 "올해 IT 제품 판매 성장률은 한 자릿수나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D램 업계 5위인 독일 키몬다 파산과 반도체 업계의 감산 효과 등이 맞물리면서 올해 2분기부터는 반도체 업황이 다소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 석유제품 = "작년에는 모처럼 석유제품이 2위 수출품목이 됐는데 올해는 다시 5위 밑으로 떨어질 것 같네요." 작년 말부터 이달까지 수출 추이를 지켜본 정유업계 고위 관계자의 얘기다. 업계에서는 작년만 해도 휘발유나 등유, 경유 등 석유제품 수출 물량 자체는 줄지 않았지만 하반기 단가 하락 때문에 수출액이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더 나빠졌다. 동남아시아와 미국, 중국 등 석유제품 주요 시장 수요가 줄면서 단가 자체가 떨어진 것 외에도 기본적인 판매 물량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수출지역 다변화 전략으로 수출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경기가 워낙 나쁘다 보니 갖고 있던 수출 수요도 사라질 판"이라며 "올해는 작년에 비해 20~30% 매출액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실제 SK에너지는 지난해 3분기까지 167억달러의 누적 수출을 기록하면서 잘 나갔지만 4분기 수출액은 40억달러에 그쳤다. 3분기 수출액인 72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대한석유협회는 "대표적인 항공유 수출시장인 미국만 해도 수요가 줄어 석유제품 재고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두바이유 가격보다 떨어지는 등 최대 수요 감소를 맞아 돌파구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 휴대폰 = "수출이 최소한 20% 정도 줄어드는 것을 각오하고 경영계획을 다시 짜고 있습니다." 국내 휴대폰 업계는 올해 들어 수출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어들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한국의 대표 수출상품으로 떠오른 휴대폰도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1월부터 수출량이 급격히 줄어들더니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에는 경기침체와 '비수기'라는 계절적인 요인을 극복하지 못하고 수출액이 15억달러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월 휴대폰 수출 15억달러는 2006~2007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조성은 미래에셋 연구원은 "세계 휴대폰시장 감소로 삼성전자 LG전자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양사가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어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박정철 기자 / 김병호 기자 / 손재권 기자 / 박승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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