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천과학관

[동아일보] 장기열 국립과천과학관장 인터뷰 기사

FERRIMAN 2009. 2. 19. 18:22

분야 : 인사   2009.2.18(수) 02:58 편집

“과학관서 공부?… 실컷 놀게 해야죠”



장기열 국립과천과학관장 “상상 초월한 학교밖 수업 준비”

“과천만의 스타전시물

이르면 8, 9월 선보여”

“이르면 8, 9월에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전시물을 과천과학관에서 볼 수 있을 겁니다.”

5일 취임한 장기열 국립과천과학관장(51·사진)은 “내부에서 기발하고 색다른 전시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10월 초대 과천과학관장으로 임명됐지만 이 자리가 개방직으로 바뀌면서 지난해 말 사퇴했다. 이후 1개월간 공모 과정을 거쳐 이번에 다시 관장이 됐다.

장 관장은 “다른 나라에 없는 것, 관람객의 인기를 모을 전시물을 주문하고 있다”며 “과천과학관이 지난해 11월 14일 문을 열었는데, 그때 온 사람들이 다시 와도 새로 즐길 만한 곳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모로 세계 10위권인 과천과학관은 지금까지 58만 명이 다녀갔으며 지금도 하루 수천 명이 찾아오고 있다.

장 관장은 과천과학관의 경쟁상대로 대뜸 중국에 있는 과학관을 꼽았다.

“상하이과학기술관은 우리보다 규모도 큰 데다 아직 정교하지는 않지만 기상천외한 전시물이 많습니다. 그들과 국제적으로 경쟁하려면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스타 전시물’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는 전시물도 철저하게 만지고 느끼며 호흡할 수 있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요즘 관람객은 움직이지 않거나 만질 수 없는 전시물엔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장 관장은 첨단기술관에 전시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댄스 로봇’에 사람들이 몰리자 아예 중앙홀로 자리를 옮겨 더 많은 관람객이 볼 수 있게 했다. 외국처럼 대기업들이 과학관에서 첨단 제품을 발표하게 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는 “수족관 수조를 두들겨 민물고기가 죽는 일이 자꾸 생긴다”며 “부모들이 자녀에게 관람 예절을 지키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과천과학관은 올해 학생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학교 밖 과학수업도 펼칠 계획이다. 수도권 학생들을 과학관에 불러 살아 있는 과학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장 관장은 “과학관에서 1년에 어린이와 청소년 10만 명을 교육할 수 있다”며 “평범한 학교에는 없는 실험기구를 이용해 호기심을 키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꼭 공부가 목적은 아니다.

“과학관의 비전을 ‘노벨상 수상의 씨앗이 싹트는 곳’으로 하자는 말이 나온 적이 있어요. 제가 뒤집었지요. 이곳은 많은 세금을 들여 몇 명의 천재를 만드는 곳이 아닙니다. 전 이곳에 오는 어린이에게 과학자가 되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놀라고 합니다. 어린 시절 놀던 장소에 따라 인생관이 달라져요. 선진국에 좋은 과학관이 많은 이유도 이거예요.”

장 관장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개관 전시회 ‘다윈전’에 대해 “다윈 탄생 200주년을 맞아 진화론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며 진화론을 믿든지, 믿지 않든지 꼭 봐야 할 전시회라고 평가했다.

“요즘 같은 물질만능 시대에 다윈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보여준 사람입니다. 편한 의사의 길을 버리고 남미 갈라파고스제도에 가서 연구에 전념했지요. 과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자녀와 함께 본받을 만한 과학자의 자세를 배울 수 있는 전시회입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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