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창의성은 스펙보다 '인생 마일리지'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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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월드와이드 전무
연예계에서는 사라져 가고 있는 길거리 캐스팅이 요즘엔 일반 회사의 인재 채용에 도입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한 대기업이 신개념 채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하는 길거리 캐스팅은 학벌과 어학점수, 각종 자격증 등 스펙 대신 인성을 위주로 신입사원을 뽑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사람을 한눈에 보고 판단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의아스럽기도 하지만 전혀 불가능할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최고 화제의 웹툰인 윤태호 작가의 ‘미생’을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복사되는 동안 먼 산 보는 놈이 있는가 하면, 그 사이에도 복사하며 읽는 놈… 복사만 시켜봐도 사람을 안다잖아.” 작은 일을 대하는 신입사원의 태도만 보고서도 그 사람의 인성과 잠재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무협영화를 보면 스승이 제자에게 물 길어 오기 등 사소하고 지루한 일을 시키면서 제자의 됨됨이를 파악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요즘 ‘창조경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 동력이라 할 수 있는 ‘창의적 인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덩달아 크리에이티브(창의성)가 생명인 광고산업이 창조경제의 핵심이 아니냐는 ‘기분 좋은 오해(?)’도 받고 있다.
오랫동안 광고업에 종사하면서 인재를 발굴하고 함께 일해 본 경험을 통해 깨달은 점은 창의성은 ‘스펙’보다는 자신만의 치열한 삶을 살아온 ‘스토리’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도 채용 과정에서 스펙을 보는 경우가 많아 취업 준비생들이 스펙을 갖추기 위해 애쓰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최근 많은 기업에서 ‘스펙’ 중시 채용 관행이 빠르게 줄고 있다. 자기소개서만으로 서류전형을 대신하고 지원서류에 출신학교를 삭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워커스(Walkers)’라는 창조인재학교가 설립되기도 했다. 워커스는 스펙 중심의 채용 시스템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젊은이들을 창조인재로 발굴하고 양성한다. 교육과정을 통해 그들이 취업이나 창업을 할 때까지 지원해주는 교육기관이다. 이름이 ‘워커스’라는 것도 재미있다. 창조성은 머리가 아닌 치열한 삶의 족적을 만드는 ‘발’에서 나온다는 의미일 것이다. 워커스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좌절과 실패를 포함, 도전해 본 경험이 많은 사람의 모습을 인생 마일리지로 계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학벌과 스펙 대신 인생 마일리지가 많이 쌓인 젊은이들을 학생으로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러너스 하이’라는 말이 있다. 마라톤에서 고통을 이기며 달린 뒤에 오는 환희를 뜻하는 말이다. 이 뜨거운 여름, 창의적 인재가 되기 위해 치열한 인생 마일리지를 쌓아가고 있는 모든 젊은이가 ‘크리에이티브 하이’를 경험해 봤으면 한다.
한정석 이노션월드와이드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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