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가 대중과 소통하는 비법
쉽고, 비유적으로, 솔직하게 대화해야
문제는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 중 많은 수가 비 과학자라는 점이다. 사전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과학적인 설명을 무시하거나 전문적인 내용을 속단하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어떤 경우 근거 없는 주장을 밀어붙인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과학자들을 슬프게 한다. 조지아 대학의 대기과학자이면서 과학커뮤니케이터인 마셜 셰퍼드(Marshall Shepherd) 교수는 22일 ‘포브스’ 지를 통해 (과학자가) 비 과학자인 대중과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9가지 방법을 조언했다.
듣는 사람의 입장을 먼저 이해하라
많은 과학자들이 의회나 정책 관계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눈다. 그러나 어떤 과학자들은 마치 컨퍼런스에 온 것처럼 어려운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 하품을 하기 일쑤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지만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는 과학자들은 상대방을 더 연구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학커뮤니케이터로 유명한 예일대 안소니 레이세로위즈(Anthony Leiserowitz) 교수는 “청중을 모르고 과학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불을 끈 상태에서 다트를 던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어려운 과학 전문용어 사용은 금물
‘바이어스(bias)’, ’포지티브 트렌드(positive trend)’, ‘PDF‘와 같은 과학용어들이 있다. IT 등 전문분야에서 과학을 전공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려운 용어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이 이런 용어에 접하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잘 나가던 대화가 끊어지기도 한다. 과학자들 입장에서 이런 전문적인 용어들을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많은 과학커뮤니케이터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중용 과학용어 목록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대화의 요점을 사전에 먼저 전달하라
과학자들은 한 가지 연구 결과를 증명하기 위해 엄청난 분량의 세부적인 정보를 동원한다. 논문을 써본 사람이라면 이런 분위기에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일반 대중으로부터 거부당하는 방식이다.
특히 정책을 다루고 있는 사람들은 요점을 가능한 간단하게 정리해 주기를 바란다. 대화 서두에 상대방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적인 내용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요점(key point)을 제시한 후 그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해나가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가능한 비유적인 표현 사용할 필요
많은 사람들이 ‘날씨(weather)’와 ‘기후(climate)’를 잘 분간하지 못한다. ‘날씨’는 특정 지역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나타나는 기상현상을, ‘기후’는 어느 지역에서 오랜 기간 동안 나타나는 날씨의 평균 상태를 말한다. 날씨보다 범위가 넓은 개념이다.
대중과 대화를 나눌 때 비유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날씨’를 사람 개개인의 분위기(mood)로, ‘기후’를 사람의 인격(personality)으로 설명할 수 있다. 어려운 연구 결과를 증명하기가 매우 힘들다. 이럴 때 비유적인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다.
자신감을 갖고 솔직한 대화 나눠야
전문 분야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과학자 입장에서 매스 미디어를 통해 과학을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대중과의 대화에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은 자신감이다. 스스로 자신이 전문인이라는 점에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혹시 잘 모르는 질문을 받은 경우 분명한 태도로 ‘모른다’는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추측, 혹은 구차한 설명은 금물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솔직하게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다.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중요한 내용을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미국과학진흥회(AAAS)에서 ‘3M’을 강조한 바 있다. 대중이 ’기억할만한(memorable)‘, ’중요한(meaningful)’ 내용을 ‘간략하게(miniature)’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자 입장에서 이런 대화법을 갖기는 매우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장황한 내용을 일일이 다 늘어놓는 것은 금물이다. AAAS에서 권고하듯이 자신이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을 ‘3M’의 기준으로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셰퍼드 교수는 이밖에 최근 확산일로에 있는 SNS 활용법 등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SNS와 관련해서는 주제에 따라 SNS 파급력이 클 수도 있지만 잘못된 논쟁을 불러일으킬 소지도 있다고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 이강봉 객원기자aacc409@naver.com
- 저작권자 2016.11.23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