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력은 우주 어디서나 똑같다
퀘이사 우주광선 10년치 분석
천문학자들은 이 질문에 “그렇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호주와 영국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매우 밝은 퀘이사(Quasar) HE 0515-4414에서 온 빛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자연계의 4대 힘 중 하나인 전자기력이 지구상에서나 우주에서나 똑같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내용이 최근 과학저널 ‘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85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퀘이사 HE 0515-4414에서 생긴 빛이 은하계를 지나 지구로 온 것을 측정했다. 과학자들은 이 빛이 여러 개의 은하계를 지날 때 보여주는 전자기력과 지구에서의 전자기력의 힘을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리고 전자기력은 온 우주에서 똑같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호주-영국 천문학자 저널에 발표
퀘이사 HE 0515-4414는 지금까지 관측된 어떤 별보다 더 밝은 것 중 하나로 꼽힌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 퀘이사를 우주를 측정하는 하나의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 퀘이사를 이용해서 ‘자연계의 4대 힘’인 전자기력, 중력, 강력, 약력이 우주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측정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4대 힘이 우주에서 공통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얻지 못해서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연구는 호주 스윈번(Swinburne) 대학 코투스(S. M. Kotus, 주 저자) 및 머피(M. T. Murphy)와 영국 캠브리지 대학 카스웰(R. F. Carswell)로 이뤄진 연구팀이 발견했다.
연구팀은 ‘빛을 측정하는 자’의 역할을 하는 분광기를 사용했다. 유럽남부관측소(ESO)의 거대망원경(VLT, Very Large Telescope)을 사용했지만, 이 망원경의 오차를 수정하기 위해 연구팀은 칠레에 있는 3,6m망원경 관측자료를 추가로 활용했다. 유럽거대망원경은 빛을 측정하는 고성능의 능력을 보여주지만, 부정확한 수치가 나타나곤 한다.
유럽, 칠레 천문관측소 자료 활용
연구팀은 퀘이사에서 온 빛이 여러 개의 은하계를 지나 지구로 오면서 어떤 변화를 겪는지를 조사했다. 이렇게 퀘이사에서 온 빛에서 전자기력을 측정한 다음, 지구상에서 측정한 전자기력과 비교했다. 퀘이사에서 온 빛이 어떤 은하계를 지날 때 걸러지므로, 그 은하계의 전자기력이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준다.
연구팀은 유럽 거대망원경에 관측한 10년치의 HE 0515-4414 퀘이사의 빛띠(spectra) 자료를 종합해서 어느 때 보다 정확한 고감도의 신호/소음 비율(signal-to-noise ratio spectra)을 확보했다.
전자기력을 재기 위해 연구팀은 천문대를 통해서 관측한 퀘이사 광선의 색깔의 패턴을 분석해서, 그 은하계의 전자기력이 어느 정도의 힘을 발휘하는지 측정했다. 과학자들은 은하계에서의 전자기력이 지구와는 1ppm 정도의 차이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거대한 운동경기장에서 사람의 머리카락 두께 만큼의 아주 미미한 오차이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관측결과는 아주 먼 곳에 있는 은하계의 전자기력이 지구상의 전자기력과 같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자기력이 우주의 상수일 것이라는 그동안의 과학계의 추정을 확인해주는 것이다.
퀘이사는 ‘항성과 비슷하면서 전파를 발생하는 천체’라는 뜻을 가진 ‘준성 전파원’(quasi-stellar radio sources)이라는 의미이다. 퀘이사는 지구에서 수십억 ~ 수백억 광년 떨어진 먼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강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20세기 최고의 지식중 하나로 꼽힌다.
발견 당시에 은하처럼 넓게 퍼져 보이는 천체가 아니라, 별과 같은 점으로 보였기 때문에, ‘항성과 비슷하다’는 뜻에서 준성(準星, Quasi-stellar Object) 또는 준성전파원(準星電波源, Quasi-stellar Radio Source)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퀘이사는 수천 내지 수만 개의 별로 이루어진 은하로서, 전파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전자기파 대역에서 매우 강한 에너지를 낸다. 전파가 강한 퀘이사는 전체의 10%에 불과하므로, 지금은 ‘준성전파원’이라 하지 않고 퀘이사라고 부른다.
지구가 있는 은하계에는 1,000억 개의 별이 있지만, 한 개의 퀘이사가 이 모든 별을 합친 것보다 200배나 더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 심재율 객원기자kosinova@hanmail.net
- 저작권자 2016.11.23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