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로봇을 선물하세요”
가사 도우미 로봇 대거 등장
그 결과 가정주부는 ‘경제적으로 비활동적인 사람’으로 정의됐다. 그러나 지금 상황이 달라졌다. 가사노동에 의한 내조가 상당한 정도로 인정된다면서 그 가치를 재산 등으로 분할해야 한다는 판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가사노동을 타깃으로 한 사업도 등장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잘리(Zaarly), 태스크래빗(TaskRabbit)에서는 허드렛 일에서 빨래, 수리, 배달과 같은 가정 일을 돕고 있다. 엄마를 대신해준다는 ‘포스트 맘 이코노미(Post-Mom Economy)’란 용어가 등장할 정도다.
옷을 보기 좋게 개어주는 로봇 등장
9일 ‘뉴스위크’지에 따르면 지금까지 등장한 가사노동 도우미 서비스는 화려할 정도다. 미국에서 ‘워시오’(Washio)는 빨래를 대신 해주는 세탁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다. 시장을 대신 봐주는 ‘인스타카트(Instacart)’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밖에 요리를 해서 집으로 배달해주는 ‘스프리그(Sprig)’과 ‘스푼로켓(SpoonRocket), 안마사를 불러주는 ‘질(Zeel)’, 의사를 보내주는 ‘힐(Heal)’, 남성 옷을 골라주는 ‘트렁크클럽(Trunk Club)’도 성공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가사 도우미를 하고 있는 이들 업체들은 미국에서만 연간 수천만 달러의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관계자들은 맞벌이 부부와 독신 가정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포스트 맘’ 시장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로운 기기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것이 로봇이다. 일본의 ‘세븐 드리머즈 연구소(Seven Dreamers Laboratory)는 지난 10월 국제전자통신박람회(CEATEC)를 통해 옷을 개줄 수 있는 로봇 ’론드로이드(Laundroid)’를 선보였다.
‘세탁(laundry)’과 ‘안드로이드(Android)’의 합성어다. 장롱처럼 생긴 이 로봇 속에 빨래한 옷을 집어넣으면 그 온이 어떤 옷인지 분석한 다음 사람처럼 정교한 솜씨로 옷을 단정하게 개어 다시 내놓는다.
이 로봇이 가능한 것은 3D스캐너 기술 때문이다. 로봇 안에 빨래한 옷이 투입되는 순간 3D 스캐너는 이미지를 상세히 분석한다. 옷의 소재와 부피가 어느 정도인지, 또 재봉선이 어떻게 나 있는지 파악한 후 거기에 맞는 방식으로 옷 구김이 가장 적은 방법으로 옷을 개어놓는다.
옷을 개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0분. 셔츠서부터 바지, 외투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의류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 측 설명이다.
로봇과 놀고 있으면 주사도 아프지 않아
아이들과 놀아주는 로봇도 등장했다. 브렌느 아동병원(Brenner Children’s Hospital)에서는 5세 이하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주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또한 게임을 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로봇을 선보였다.
‘브렌느’란 이름의 이 병원용 로봇은 캐나다 로봇업체인 알엑스로봇(RxRobots)에서 제작한 것이다. 주사 맞기를 두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특별히 주문해 제작한 로봇으로 아픔을 참는 아이들에게 색다른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
병원 최초로 아이와 놀아줄 수 있는 로봇을 도입한 브렌너 병원 측도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중이다. 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아동들이 이 병원을 찾고 있어 병원 경영진에서는 더 많은 로봇을 도입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중이다.
이 로봇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아이들과의 놀이를 통해 보호자의 부담을 크게 줄여주기 때문이다. 알엑스로봇 관계자는 이 로봇이 병원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이 보기에 지친 주부들에게 있어 매우 필요한 로봇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1960년대 ‘우주가족 젯슨(The Jetsons)’이란 만화가 인기를 끌었다. 영화로 만들어져 상영되기도 했다.
만화 속에서 다양한 주방기구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 주목받았던 것이 청소부 로봇 ‘로지(Rosie)’다. 당시 만화를 보던 사람들은 ‘로지’를 공상과학(SF) 소설에 나오는 상상 속 산물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주부의 손을 덜어줄 수 있는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과거 주부들의 손을 덜어준 것은 기계였다. 세탁기, 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 전자레인지, 잔디 깎는 기계 등이 등장해 주부들의 삶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지금 기계를 통한 가사 도우미는 소프트웨어에서 로봇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 이강봉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15.11.10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