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같은 꿈을 꾸고 있는가 중앙일보 입력 2022.03.07 00:41 이어령(1934~2022) 선생은 지난해 “내년 3월에는 내가 세상에 없을 것 같아”라고 예고했다. 3월은 기어이 오고야 말았고, 그는 우리와 함께 있지 않다. 인문학에서부터 자연과학·예술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최전선에서 전력투구한 그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다. 그래서 그의 부재(不在 )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1956년 문단 원로들의 권위의식을 혹독하게 비판한 평론 『우상의 파괴』, 63년 한국적 정서의 심층을 탐구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60년대 후반 시인 김수영과 벌인 ‘불온시 논쟁’, 전쟁과 빈곤의 나라 한국을 독자적 문화를 가진 문명국으로 각인시킨 88 서울 올림픽 개막식의 굴렁쇠 소년 퍼포먼스, 러시아 형식주의 문..